진현서당

솜씨가 뛰어난 포정(백정)이 소의 뼈와 살을 발라낸다는 뜻으로, 신기(神技)에 가까운 솜씨를 비유하거나 기술의 묘(妙)를 칭찬할 때 비유하여 이르는 말. 최고의 전문가. 달인(達人) 庖 : 부엌 포 丁 : 사내 정 解 : 풀 해 牛 : 소 우 《장자(莊子)》의 〈양생주편(養生主篇)〉에 등장하는 포정(庖丁)의 이야기는 기술의 정점에 도달한 사람의 솜씨를 잘 보여준다. 포정은 소를 잡아 뼈와 살을 발라내는 솜씨가 뛰어난 고대의 요리사로, 그의 기술은 단순한 솜씨를 넘어서 예술의 경지에 이르렀다. 그의 이야기는 기술의 미묘함과 진정한 이해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교훈이 된다.어느 날, 제나라 문혜군(文惠君)이 포정에게 소를 잡아달라고 부탁했다. 포정은 칼을 잡고 소를 대하는데, 그의 동작은 마치 음악의 음율에 맞..

진현서당 주간지 2024. 9. 17. 20:00

돌에 화살이 깊이 박혔다는 뜻으로, 정신을 집중하여 전력을 다하면 어떤 일도 이룰 수 있다. 中 : 가운데, 맞을 중石 : 돌 석沒 : 잠길 몰鏃 : 화살 촉 《사기(史記)》의 〈이장군열전(李將軍列傳)〉에서 유래한 이야기로, 맹장(猛將) 이광(李廣)의 전설적인 활솜씨와 그로부터 비롯된 고사(故事)를 다룹니다. 이광은 키가 크고 팔이 원숭이처럼 긴 데다가, 뛰어난 궁술(弓術)과 기마술(騎馬術)을 지닌 무인(武人)이었습니다. 그는 성격 또한 과묵하고 청렴하여, 전공(戰功)으로 받은 포상을 부하들과 나눠 가지며, 식사도 같은 음식을 먹는 등 소탈하고 검소한 리더로서 부하들의 존경을 받았죠.이광(李廣)은 어느 날 사냥을 나갔다가 풀숲에서 호랑이 한 마리가 자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급히 활을 쏘아 맞혔습니다. 그..

진현서당 주간지 2024. 9. 17. 19:00

1001. 신창 마을의 정취[新昌道中 신창도중]蕎麥花開豆葉黃,隔林山店隱西光.堠人瞑立如相語,棲鳥風翻還欲翔.樹外牛鳴輸遠稼,草間蛩響引新凉.歸雲漏雨郊陰黑,石逕羸驂傍夜忙.메밀꽃은 피어 있고 콩잎은 노랗고,건너편 숲 주막에는 저녁 햇살 내려앉고.장승은 그늘에 서서 말을 걸어오고,새는 바람에 날려 도로 솟아오르고.나무 곁의 소는 울며 볏단을 날라 오고,풀밭의 귀뚜라미는 서늘한 바람 당겨온다.가던 구름 빗줄기 뿌려 한쪽 들판 어둑하고,돌길 걷는 지친 나귀 어둠 깔려 더 바쁘다.교맥화개두엽황, 격림산점은서광.후인명립여상어, 서조풍번환욕상.수외우명수원가, 초간공향인신량.귀운누우교음흑, 석경리참방야망.김욱(金熤·1723~1790) 정조(正祖) 때 영의정(領議政)을 지낸 죽하(竹下) 김욱(金熤·1723~1790)은 젊은 시절..

오늘 漢詩 한 수/10월의 漢詩 2024. 9. 17. 18:00

0930. 호미 씻다가[洗鋤小池 세서소지]石梁俯小池,楓陰水常靜.鯈魚戱從容,故觸丹書影.돌다리에서 작은 못 굽어보노라니,단풍 그늘 속에 물은 늘 고요해라.피라미란 놈 조용함을 희롱하는지,짐짓 붉은 글씨 그림자를 건드리네.석량부소지, 풍음수상정.조어희종용, 고촉단서영.김창업(金昌業·1658~1722) 작은 못에 호미를 씻으려다[洗鋤小池] 『노가재집(老稼齋集)』 권2 조선 후기의 명문가 출신인 노가재(老稼齋) 김창업(金昌業)에 관한 일화(逸話)다. 벼슬에 대한 욕심을 일찌감치 버리고, 그는 한양(漢陽) 동쪽 송계(松溪)라는 자연 속에 은거하며 손수 농사를 지으며 평생을 보냈다. 대단한 배경을 가진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세상 속의 영광 대신 고요한 자연과 벗하는 삶을 택한 것이 인상적이다.김창업(金昌業)은 그가 ..

오늘 漢詩 한 수/9월의 漢詩 2024. 9. 17. 17:00

0929. 당신암(唐新庵)의 시에 차운하여行行三十館,壁輝東借西.不似汝陰老,騎馬聞朝鷄.서른 곳 객관을 거치는 동안,외람되이 함께 하며 시문을 주고받았네.저 옛날 여음 땅의 노인처럼,말 타고 새벽닭 울음 듣던 것에 비하랴.행행삼십관, 벽휘동차서.불사여음로, 기마문조계.정사룡(鄭士龍·1491∼1570) 태평관에서 당신암의 시에 차운하다[次大平館用唐新庵韻]『호음잡고(湖陰雜稿)』 권6 「황화화고(皇華和稿)」 이 이야기는 조선 중종(中宗) 시절의 저명한 시인(詩人) 정사룡(鄭士龍)이 1521년 종사관(從事官)으로 선발되어, 명(明)나라 사신(使臣) 당고(唐皐)를 접대하면서 겪은 일화(逸話)이다. 여기서 등장하는 시(詩)의 주제는 바로 "벼슬살이의 고단함"과 "시인(詩人)으로서의 즐거움"이 교차하는 묘한 상황이다.정..

오늘 漢詩 한 수/9월의 漢詩 2024. 9. 17. 16:00

0928. 숯파는 일[賣炭苦 매탄고] 賣炭何苦業,賣炭無餘粮.身無立錐地,本業非農桑.朝入山中伐山木,暮劚深坑燒碧炭.飛灰入面狀貌黑,烈焰燻身流赭汗.十指如鉤肌膚裂,短褐懸鶉不掩脚.辛勤擔負入城市,凍脚無力行欹傾.兒童亂街拍手笑,山鬼何能臻紫陌.今年無氷炭不貴,足徧東西終未鬻.歸來妻怨子啼飢,仰訴皇天天漠漠.人生賦命各有差,請見朱門臭酒肉.숯 파는 일 얼마나 고생인가,숯 팔아도 남은 양식이 없어라.자신은 작은 땅 한 뙈기 없으니,본업은 농사와 양잠이 아닐세.아침엔 산속에 들어가 나무를 베고,저녁엔 구덩이 파서 숯을 굽는다.나는 재 얼굴에 묻어 용모는 검고,뜨거운 불길 몸을 데워 땀은 줄줄.열 손가락은 쇠갈고리 피부는 거칠고,허름한 옷 너덜너덜 다리도 못 가린다.고생스레 숯을 지고 저잣거리에 들어가니,추위에 언 다리 힘 없어 쓰러질 듯 ..

오늘 漢詩 한 수/9월의 漢詩 2024. 9. 17. 15:00

0927. 국화 대작[菊 국] 有客同觴固可意,無人獨酌未爲非.壺乾恐被黃花笑,典却圖書又典衣.유객동상고가의, 무인독작미위비.호건공피황화소, 전각도서우전의.벗이 있어 함께 술잔 기울여야그게 정말 제격이나,벗이 없어 홀로 술잔 기울여도좋지 않다 못하리라.술병이 바닥을 보이면노란 꽃이 비웃을까 봐,책을 먼저 잡히고또 옷을 잡히러 보내네.신위(申緯·1769~1845) 1839년, 자하(紫霞) 신위(申緯, 1769~1845)는 가을 국화(菊花)를 바라보며 시(詩) 14편을 지었다. 가을이 깊어가면서, 시인(詩人)의 눈 앞에 펼쳐진 모든 것이 마치 시(詩)가 될 재료인 듯 보였다. 그가 "눈앞에 시에 어울리지 않는 것이 없다(眼前無物不宜詩)"라며 감탄할 정도였으니, 국화(菊花)가 피어난 풍경이 얼마나 아름다웠을지 짐작(..

오늘 漢詩 한 수/9월의 漢詩 2024. 9. 17. 14:00

0926. 가장이 집에 돌아오면[返家 반가] 秋歸人亦返,秋水遶柴門.失學兒憎面,濱飢妻瑣言.此曺終待恤,吾道固難飜.更憶淵明子,能知運所存.가을이 돌아와 사람도 돌아와 보니,가을물은 사립문을 감싸고 있구나.공부를 놓친 자식놈은 낯짝이 밉상이고,굶주림에 지친 마누라는 잔소리를 늘어놓네.이들을 끝까지 보살펴야 하지마는,내 갈 길은 정녕코 뒤집기 어려워라.다시금 도연명을 그리워하노니,운수에 달린 인생임을 잘도 알았네.추귀인역반, 추수요시문.실학아증면, 빈기처쇄언.차조종대휼, 오도고난번.갱억연명자, 능지운소존.노긍(盧兢·1737~1790)  한원(漢源) 노긍(盧兢, 1737~1790)은 18세기의 전위적 시인(詩人)으로, 기괴하고 발칙한 착상으로 유명했다. 충청도 청주(忠淸道 淸州) 출신인 그는 가난한 선비였다. 생계를..

오늘 漢詩 한 수/9월의 漢詩 2024. 9. 17. 1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