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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달전(溫達傳) 삼국사기 원문과 해석

고전의 향기 한문

by 진현서당 2024. 9. 18.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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溫達 高句麗平原王時人也
. 容貌龍鍾可笑 中心則睟然. 家甚貧 常乞食以養母. 破衫弊履 往來於市井間, 時人目之爲愚溫達

온달 고구려평원왕시인야. 용모용종가소 중심즉수연. 가심빈 상걸식이양모. 파삼폐리 왕래어시정간, 시인목지위우온달.

 

온달은 고구려 평원왕 때 사람이다. 용모가 꾀죄죄하여 우스웠으나 속마음은 맑았다. 집이 가난해서 늘 밥을 빌어 어미를 봉양하였다. 찢어진 옷, 해진 신으로 시정 사이를 왕래하니, 당시 사람들이 이를 가리켜 바보온달이라 하였다.

 

平原王少女兒好啼. 王戱曰, 汝常啼聒我耳, 長必不得爲士大夫妻, 當歸之愚溫達, 王每言之. 及女年二八, 欲下嫁於上部高氏, 公主對曰, 大王常語 汝必爲溫達之婦, 今何故改前言乎. 匹夫猶不欲食言, 況至尊乎. 故曰王者無戱言. 今大王之命 謬矣 妾不敢祗承. 王怒曰, 汝不從我敎 則固不得爲吾女也. 安用同居. 宜從汝所適矣.

평원왕소여아호제. 왕희왈, 여상제괄아이, 장필부득위사대부처, 당귀지우온달, 왕매언지. 급여년이팔, 욕하가어상부고씨, 공주대왈, 대왕상어 여필위온달지부, 금하고개전언호. 필부유불욕식언, 황지존호. 고왈왕자무희언. 금대왕지명 류의 첩불감지승. 왕노왈, 여불종아교 즉고부득위오여야. 안용동거. 의종여소적의.

 

평원왕의 어린 딸이 울기를 좋아했다. 왕이 장난으로 말하기를, “네가 늘 울어 내 귀를 시끄럽게 하니, 커서는 반드시 사대부의 아내는 되지 못하고, 마땅히 바보온달에게 시집보내리라.” 하고, 왕이 매번 이렇게 말하였다. 딸이 16세가 됨에, 상부의 고씨에게 시집을 보내려 하자, 공주는 맞서 말하기를, “대왕께서는 늘 말씀하시기를 너는 반드시 온달의 지어미가 될 것이다.’ 하셨는데, 지금 무슨 까닭으로 앞의 말씀을 고치십니까? 필부도 오히려 식언(食言)하고자 않거든, 하물며 지존(至尊)이겠습니까? 그러므로 왕은 희롱의 말을 하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지금 대왕의 명령은 잘못되었으니, 저는 감히 받들지 못하겠습니다.” 하였다. 왕은 노해서 말하기를, “네가 내 가르침을 따르지 않으니 진실로 내 딸이 될 수 없다. 어찌 함께 살 수 있으리오? 마땅히 네가 가고 싶은 데로 가거라.” 하였다.

 

於是 公主以寶釧數十枚 繫肘後 出宮獨行, 路遇一人 問溫達之家. 乃行至其家 見盲老母 近前拜, 問其子所在. 老母對曰, 吾子貧且陋 非貴人之所可近. 今聞子之臭 芬馥異常, 接子之手 柔滑如綿, 必天下之貴人也, 因誰之侜 以至於此乎. 惟我息 不忍饑 取楡皮於山林, 久而未還.

어시 공주이보천수십매 계주후 출궁독행, 노우일인 문온달지가. 내행지기가 견맹노모 근전배, 문기자소재. 노모대왈, 오자빈차루 비귀인지소가근. 금문자지취 분복이상, 접자지수 유활여면, 필천하지귀인야, 인수지주 이지어차호. 유아식 불인기 취유피어산림, 구이미환.

 

이에 공주는 보물 팔찌 수십 개를 팔꿈치 뒤에 매고서 궁궐을 나와 홀로 가다가, 길에서 한 사람을 만나 온달의 집을 물었다. 이에 그 집에 이르러 가서 눈먼 늙은 어미를 보고 가까이 앞에 나아가 절하고, 그 아들이 있는 곳을 물었다. 노모는 대답하기를, “내 아들은 가난하고도 누추하여 귀인이 가까이할 바가 못 됩니다. 지금 당신의 체취를 맡으니 향기롭기가 보통과 다르고, 당신의 손을 만지니 부드럽기가 솜과 같으니, 반드시 천하의 귀인일 텐데, 누구의 속임으로 이곳에 왔습니까? 내 아들은 굶주림을 참지 못해 느릅나무 껍질을 벗기려 산림으로 갔더니, 오래되었는데 아직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한다.

 

公主出行 至山下, 見溫達負 楡皮而來. 公主與之言懷, 溫達悖然曰. 此非幼女子所宜行, 必非人也 狐鬼也. 勿迫我也. 遂行不顧. 공주출행 지산하, 견온달부 유피이래. 공주여지언회, 온달패연왈. 차비유여자소의행, 필비인야 호귀야. 물박아야. 수행불고.

 

공주는 나가서 산 밑에 이르러, 온달이 느릅나무 껍질을 짊어지고 오는 것을 보았다. 그와 더불어 자기 마음을 말하니, 온달은 발끈하여 말하였다. “이곳은 어린 여자가 다니는 곳이 아니니, 틀림없이 사람이 아니라 여우 귀신이다. 내게 가까이 오지 말라.” 하고는 그대로 가버리면서 돌아보지도 않았다.

 

公主獨歸 宿柴門下, 明朝 更入 與母子備言之. 溫達依違未決. 其母曰, 吾息至陋 不足爲貴人匹, 吾家至窶 固不宜貴人居. 公主對曰, 古人言 一斗粟猶可舂, 一尺布猶可縫, 則苟爲同心 何必富貴然後可共乎. 乃賣金釧 買得田宅奴婢牛馬器物 資用完具.

공주독귀 숙시문하, 명조 갱입 여모자비언지. 온달의위미결. 기모왈, 오식지루 불족위귀인필, 오가지구 고불의귀인거. 공주대왈, 고인언 일두속유가용, 일척포유가봉, 즉구위동심 하필부귀연후가공호. 내매금천 매득전택노비우마기물 자용완구.

 

공주는 혼자 돌아와 사립문 밖에서 자고, 이튿날 아침에 다시 들어가 모자에게 자세히 말하였다. 온달은 우물쭈물하면서 결정을 못하였다. 그 어머니가 말하기를, “내 아들은 지극히 누추하여 귀인의 배필이 될 수 없으며, 내 집은 지극히 가난하여 진실로 귀인이 살기에는 마땅치 않습니다.” 하니 공주가 대답하기를, “옛사람 말에 한 말의 곡식도 오히려 찧어서 나누어 먹을 수 있고, 한 자의 베도 오히려 옷을 입을 수 있다.’고 하였으니, 진실로 마음만 같이 한다면 하필 부귀를 누린 후라야만 함께 살 수 있겠습니까?” 하였다. 이에 금팔찌를 팔아서 밭과 집, 노비와 소와 말, 그릇 따위를 사서 쓸 거리가 두루 갖추어졌다.

 

初買馬 公主語溫達曰, 愼勿買市人馬, 須擇國馬病瘦而見放者 而侯換之, 溫達如其言. 公主養飼其勤, 馬日肥且壯. 초매마 공주어온달왈, 신물매시인마, 수택국마병수이견방자 이후환지, 온달여기언. 공주양사기근 마일비차장.

 

처음에 말을 살 적에 공주는 온달에게 말하기를, “조심해서 장사꾼의 말은 사지 말고, 국마(國馬)로서 병들고 여위어서 내버려진 것을 가려 사서 후에 바꾸도록 하시오.” 하니, 온달은 그 말대로 했다. 공주가 매우 정성 들여 길렀더니, 말은 날로 살지고 또 씩씩해졌다.

 

高句麗常以春三月三日 會獵樂浪之丘, 以所獲猪鹿 祭天及山川神. 至其日 王出獵. 群臣及五部兵士皆從. 於是 溫達以所養之馬隨行 其馳騁 常在前 所獲亦多, 他無若者. 王召來 問姓名 驚且異之.

고구려상이춘삼월삼일 회렵낙랑지구, 이소획저녹 제천급산천신. 지기일 왕출렵, 군신급오부병사개종. 어시 온달이소양지마수행 기치빙 상재전 소획역다, 타무약자. 왕소래 문성명 경차이지.

 

고구려는 항상 33일에 낙랑의 언덕에 모여 사냥하여, 잡은 멧돼지와 사슴을 가지고 하늘과 산천의 신에 제사 지냈다. 그날이 되어 왕이 나아가 사냥하니, 군신(群臣)과 오부(五部)의 군사가 모두 따랐다. 이에 온달은 기른 말을 타고 따라가서 항상 남보다 앞서 달리고 잡은 것도 또한 많으니, 이만한 이가 없었다. 왕이 불러서 성명을 묻고는 놀라며 이상히 여겼다.

 

時後周武帝出師伐遼東, 王領軍逆戰於肄山之野. 溫達爲先鋒 疾鬪斬數十餘級, 諸軍乘勝奮擊大克. 及論功, 無不以溫達爲第一. 王嘉歎之曰, 是吾女壻也, 備禮迎之 賜爵爲大兄, 由此 寵榮尤渥 威權日盛.

시후주무제출사벌요동, 왕령군역전어이산지야. 온달위선봉 질투참수십여급, 제군승승분격대극. 급논공, 무불이온달위제일. 왕가탄지왈, 시오여서야, 비례영지 사작위대형, 유차 총영우악 위권일성.

 

이때 후주(後周)의 무제(武帝)가 군사를 내어 요동으로 쳐들어왔으므로, 왕은 군사를 거느리고 이산(肄山)의 들에서 싸웠다. 온달이 선봉이 되어 날래게 싸워 수십여 명의 목을 베니, 온 군대가 승기를 타서 떨쳐 쳐서 크게 이겼다. 공을 논함에, 모두 온달을 제일로 내세웠다. 왕은 가상히 여기고 감탄하여 말하기를, “정말 내 사위로다.” 하며, 예를 갖추어 그를 맞아들이고 벼슬을 주어 대형(大兄)으로 삼으니, 이로부터 총영(寵榮)이 더욱 두터워져 위엄과 권세가 날로 성해졌다.

 

及陽原王卽位, 溫達奏曰, 惟新羅 割我漢北之地 爲郡縣, 百姓痛恨 未嘗忘父母之國. 願大王不以愚不肖 授之以兵, 一往必還吾地, 王許焉.

급양원왕즉위, 온달주왈, 유신라 할아한북지지 위군현, 백성통한 미상망부모지국. 원대왕불이우불초 수지이병, 일왕필환오지, 왕허언.

 

양원왕이 즉위하자, 온달이 아뢰기를, “신라가 우리 한강 이북의 땅을 빼앗아 군현으로 만들었음에, 백성들은 통분하여 부모의 나라를 잊은 적이 없습니다. 원컨대 대왕께서 신()을 어리석고 불초하다 여기지 마시고 군사를 주신다면, 한번 나아가 반드시 우리의 땅을 회복하겠습니다.” 하니 왕이 허락했다.

 

臨行誓曰, 鷄立亭竹嶺已西 不歸於我 則不返也. 遂行, 與新羅軍戰於阿且城之下 爲流失所中 路而死. 임행서왈, 계립정죽령이서 불귀어아 즉불반야. 수행, 여신라군전어아차성지하 위류실소중 로이사.

 

온달은 떠나면서 맹세하기를, “계립현과 죽령의 서쪽을 우리 땅으로 회복하지 못한다면 돌아오지 않겠다.” 하였다. 드디어 나아가, 신라 군사와 아차성 밑에서 싸우다가 유시(流矢)에 맞아 길에서 죽었다.

 

欲葬, 柩不肯動. 公主來撫棺曰, 死生決矣. 於乎歸矣, 遂擧而窆. 大王聞之悲慟.

욕장, 구불긍동. 공주래무관왈, 사생결의. 어호귀의, 수거이폄. 대왕문지비통.

 

장사를 지내려 하니, 널이 움직이지 않았다. 공주가 와서 관을 어루만지면서, “삶과 죽음은 결정되었습니다. ! 돌아가십시오.” 하니, 드디어 관이 들려서 장사지냈다. 대왕이 듣고 매우 슬퍼하였다.

삼국사기(三國史記) 김부식(金富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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