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지도 않고 울지도 않는다’라는 뜻으로 큰일을 하기 위해 조용히 때를 기다림을 비유하는 고사성어
재능이 있는 자가 재능을 발휘할 때를 기다린다는 뜻으로, 일단 뜻을 펼치면 큰일을 한다는 긍정적인 말이다.
不 : 아닐 불
飛 : 날 비
不 : 아닐 불
鳴 : 울 명
제(齊)나라의 위왕(威王)은 밤낮 없이 술과 춤, 노래에 빠져 정사(政事)에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대신들은 위왕의 방종함에 한숨을 내쉬었지만, 아무도 감히 충언(忠言)을 할 용기가 없었습니다. 나라의 상황은 악화되고 제후들의 침략 위협 속에 제나라는 풍전등화(風前燈火)의 위기에 처해 있었죠. 이때 순우곤(淳于髡)이 지혜를 발휘해, 위왕(威王)이 좋아하는 수수께끼(謎語)를 이용하여 충고를 건네기로 합니다.
순우곤(淳于髡)은 위왕(威王)에게 물었습니다:
"전하, 큰 새 한 마리가 대궐 뜰에 앉아 있습니다. 그런데 3년이 지나도록 날지도 않고 울지도 않습니다. 이 새는 무엇입니까?"
위왕(威王)은 이 질문이 자신을 암시하는 것임을 눈치챘습니다. 그는 잠시 생각한 후 이렇게 답했습니다:
"그 새가 지금은 날지 않고 있을 뿐, 한 번 날기 시작하면 하늘 끝까지 오를 것이고, 지금은 울지 않고 있을 뿐, 한 번 울면 세상이 놀랄 것입니다."
위왕(威王)의 이 답변은 자신을 너무 과소평가하지 말라는 경고였습니다. 그는 순우곤(淳于髡)의 지혜를 받아들여 행동을 바꾸기 시작합니다. 72현(縣)의 영장들을 소집해 행정을 바로잡고, 죄 있는 자에게는 벌을 주고, 충성스러운 자에게는 상을 내렸습니다. 이후 그는 군대를 점검하고 출정하였으며, 이를 본 여러 제후들은 제(齊)나라에 빼앗았던 땅을 돌려주며 위왕(威王)의 위엄(威嚴)을 두려워하게 되었습니다.
이로써 위왕(威王)은 말 그대로 "한 번 날고 한 번 울어" 잃었던 모든 것을 되찾고 천하에 자신을 각인시킨 것입니다. 이 이야기는 《사기(史記)》의 〈골계열전(滑稽列傳)〉에 실려 있습니다.
비슷한 이야기가 초장왕(楚莊王)에게서도 전해집니다. 그는 왕이 된 지 3년 동안 술과 여색, 노래에만 빠져 있었습니다. 간언(諫言)을 금지하는 현판까지 걸어놓고, 누구든 간언하면 죽이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성공가(成公賈)가 꾀를 내어, 장왕(莊王)에게 수수께끼를 제시합니다:
"남쪽 언덕에 새가 한 마리 앉아 있는데, 3년이 지나도록 날지도 않고 울지도 않으니, 이 새는 도대체 무슨 새입니까?"
장왕(莊王)은 이 말을 듣고 자신의 상황을 깨닫습니다. 이후 그는 간신과 충신을 구분하고, 국가 정치를 바로잡기 위해 대대적인 숙청(肅淸)을 단행합니다. 그리고 하늘을 나는 새처럼 천하를 횡행(橫行)하며 패업(覇業)을 이루었습니다. 이 고사는 "삼년불비우불명(三年不飛又不鳴)"이라 불리며, 활동해야 할 사람이 오랫동안 활동하지 않는 상황을 비유하는 데 쓰입니다.
이 두 고사는 왕들이 변화의 순간을 맞아 자신의 힘을 보여주기 위해 기다리다가, 결정적 순간에 천하를 놀라게 하는 변혁(變革)을 이루어냈다는 교훈을 줍니다. 지금 조용히 있는 사람이 언제 하늘을 날고, 세상을 뒤흔들지 모른다는 것을 암시하며, 모든 것이 다 때가 있음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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