密陽曾說接天長, 忽已吾行到密陽. 諸姪一初顔面識, 故人强半姓名忘. 山川信美寧吾土? 松菊猶存亦故鄕. 就食江南多少計, 耕農漁獵細商量. |
밀양은 전부터 하늘에 닿을 만큼 멀다 했는데, 벌써 발길이 이르렀네, 바로 그 밀양 땅에. 조카들은 첫 대면이나 얼굴이 낯이 익고, 친구들은 반도 넘게 성명조차 잊어버렸다. 산천이 아름다운들 어찌 내 땅이랴? 소나무 국화는 남아 있어 고향이 맞다. 강남에서 살아보려 궁리 많이 했나니, 농사든 고기잡이든 꼼꼼히 따져봐야겠다. 밀양증설접천장, 홀이오행도밀양. 제질일초안면식, 고인강반성명망. 산천신미영오토? 송국유존역고향. 취식강남다소계, 경농어렵세상량. |
홍신유(洪愼猷·1724~?) |
밀양에 온 백화자 홍신유, 고향에서 농사와 어로를 고민하다
1. 밀양, 하늘 끝처럼 먼 곳이었는데...
"密陽曾說接天長" (밀양증설접천장): 밀양(密陽)은 예전부터 하늘에 닿을 만큼 멀리 느껴지던 곳이었다. 서울에서 보면 정말 먼 시골, 어디 산 너머 또 산 넘어 그 너머... 그런데 막상 말 타고 열흘 달려오니, 뭐야, 생각보다 금방 왔다. 🤔 "이 정도 거리였다고...? 아니, 내 느낌이 잘못된 거야, 서울이 가까워진 거야?"
2. 조카들 얼굴 보니... 반갑고 낯설다
"諸姪一初顔面識" (제질일초안면식): 낙향(落鄕)하자마자 기다리고 있는 건 조카들. 어릴 때 봤던 그 조카들은 이제 거의 다 어른이 되어 있어. 뭐, 그 사이 태어난 녀석들도 있고... 그래도 누가 조카인지 얼굴만 봐도 바로 알겠다. "어디 나를 좀 닮은 애 없나?" 하며 이리저리 살펴보는데, 그나마 조카들이 친척이라고 알아봐 주는 게 다행이다. 👶
3. 친구들, 이름은 절반 넘게 까먹었네
"故人强半姓名忘" (고인강반성명망): 그런데 고향(故鄕) 친구(親舊)들을 만나러 가니... 아, 낯설다.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사람이 절반이 넘는다. 이게 다 세월의 장난이려니! "이름 뭐더라... 어, 그, 김...뭐시기?!" 하고 얼버무리는 순간들이 많은데, 친구들은 오히려 반가워서 손을 막 잡는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낯익은 얼굴이 반겨주니 고향 맞긴 맞구나 싶다. 🧑
4. 고향 산천이 아름다운들, 내 땅은 없다
"山川信美寧吾土?" (산천신미영오토): 산천(山川)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참 아름답다. 하지만 아름다운 건 남의 땅. "여기, 저기, 저 산도 다 남의 거네..." 서울에서 온 백화자(白華子)는 잠깐 그 화려한 산천을 바라보며 현실의 벽을 느낀다. "농사든 어부 일이든 해야 먹고 살겠네!" 하고 시골 현실 감각을 급히 탑재한다. 🌾
5. 그래도 소나무와 국화는 남아 있다
"松菊猶存亦故鄕" (송국유존역고향): 밀양(密陽)에 내 소유의 땅은 없지만, 예전 보던 소나무와 국화(菊花)는 그대로 있네. 역시 고향(故鄕)은 고향(故鄕)인가 보다. 고향(故鄕)의 소나무가 바람에 시원하게 흔들리고, 국화(菊花)는 은은한 향을 풍기며 가을바람에 흔들리니, 마음이 갑자기 편안해진다. 🌲🍂 '아, 여기가 내 고향 맞구나. 나도 여기서 잘 살아보자.'
6. 강남으로 내려가면서 구상했던 미래
"就食江南多少計" (취식강남다소계): 서울에서 버티기 어려워 내려온 김에, 남쪽으로 내려오면서 이것저것 많은 생각을 했었다. 서울에서 자리 잡기는 정말 어려운 일이었거든. "그래, 농사(農事)라도 지어야지! 아니면 어부(漁夫)가 될까? 어... 상인(商人)이라도?" 한편으론 기대, 한편으론 두려움이 교차하는 낙향(落鄕)이었다. "서울 생활을 정리한 후의 내 삶은 어떻게 될까?" 📦
7. 농사, 어로, 상업... 뭐라도 해야 먹고 산다
"耕農漁獵細商量" (경농어렵세상량): 밀양(密陽)에서 어떻게 생계를 꾸려야 할지 고민이 많다. "농사를 지을까? 아니면 어부가 돼서 고기 잡을까?" 하고 궁리하다가, "차라리 상인(商人)이 되어 물건을 사고팔아볼까?"까지 생각이 미친다. 뭐든 하나는 해봐야 먹고 살겠으니, 꼼꼼히 따져봐야지. 🤔 "이번엔 진짜 제대로 해보자!"
8. 결론: 두려움 반, 기대 반의 낙향길
백화자(白華子) 홍신유(洪愼猷)는 서울에서 밀양(密陽)까지 내려오며 많은 생각을 했다. 밀양(密陽)의 산천(山川)은 아름답지만, 그 아름다움이 곧 생계(生計)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그 사이 조카들은 다 커버렸고, 친구들은 이름조차 낯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향(故鄕)의 소나무와 국화(菊花)는 그대로다.
그의 마음은 다소 두렵지만, 또 희망도 있다. "농사(農事)를 짓든, 고기를 잡든, 무언가를 팔든, 열심히 살아야겠다!" 하는 다짐을 품고, 밀양(密陽)에서 새로운 삶을 꿈꾼다. 😌 삶의 무게에 잠시 짓눌리기도 하지만, 그가 선택한 길을 다시 힘차게 걸어나가는 모습. '밀양(密陽)에서 다시 시작해보자!' 하는 다짐이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다.
가끔은 인생이란 게, 이런 낙향(落鄕)의 여정(旅程)과 비슷하지 않을까. 두려움과 기대가 함께 하고, 익숙하지만 낯선 곳에서 새로운 길을 찾기 위해 발걸음을 떼는 것. 백화자(白華子) 홍신유(洪愼猷)의 밀양(密陽) 도착은, 그렇게 우리의 마음 속에 깊은 여운(餘韻)을 남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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