憎 미워할 증, 蚊 모기 문
不現其形但遺音, 乘昏游嘴透簾深. 世間多少營營客, 鑽刺朱門亦底心. |
모습은 보이지 않고 소리만 내면서, 어둠 틈타 부리 놀리며 주렴 뚫고 들어오네. 세상의 많은 식객들 끊임없이 웽웽대며, 권세가에 들락거리는 것은 또 무슨 마음인가. 불현기형단유음, 승혼유취투렴심. 세간다소영영객, 찬자주문역저심. |
| 정조(正祖, 1752~1800),『홍재전서(弘齋全書)』 권1 「춘저록(春邸錄)」 | |

모기(蚊)는 인류의 오랜 적이다. 그들은 어둠 속에서 웽웽대며 우리의 평화를 깨뜨리며, 밤새 우리의 귀를 괴롭힌다. 사실 모기를 좋아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밤새 이 모기를 쫓고 또 쫓는 일은 마치 무한 루프에 갇힌 기분이 든다. 모기는 마치 전문가처럼 우리가 잡으려 할 때마다 순간이동을 한다. 나중에는 스파이처럼 숨어서 또 다시 날아와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여기 있었던 거지?!” 하고 소리치면, 그 모기 놈은 이미 다른 차원으로 사라진다. 마치 “내가 잡히겠어?” 하고 비웃는 듯하다. 이런 고약한 존재들이야말로 가증(可憎)스럽기 그지없다. 그리고 정조(正祖)는 이러한 모기를 보며 “이 녀석들, 권세가(權勢家)에게 붙어서 작은 이득이라도 챙기려는 모리배(謀利輩) 같군!”이라며 쏘아붙였을 것이다.
모기의 본질은 단순하다. 피를 빨고 독과 병균을 주입하여 가려움을 유발하며, 우리가 잠에서 깨도록 만든다. 하지만 아마도 정조(正祖)는 “얘들아, 좀 제대로 해라! 일 좀 하자!”라고 외쳤을지도 모르겠다. 모기는 그저 생존을 위한 본능적인 행동일 뿐이지만, 정치적 권력을 가진 자들이야말로 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
신정(申晸)이라는 문인이 17세기에 쓴 「모기 이야기(蚊蝱說)」에서는 더 심각한 현실을 이야기한다. 화성(花城)의 수령이 백성들이 모기로 인해 괴로워하고 있다고 근심을 하자, 신정(申晸)은 이렇게 말한다. "지금 같은 사람으로서 백성을 기르고 보살피는 권한을 받은 자들이 대낮에 대놓고 백성들의 골수(骨髓)를 뽑고 고혈을 빨아먹고 있으니 모기가 살갗을 깨무는 따위보다 그 독성이 훨씬 심하오. 그대는 이를 통해 약한 백성들을 괴롭히는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 알 수 있지 않겠소?[今有同類於人而受字撫之柄, 白晝儼然推髓而吮膏, 則其爲毒不啻蚊蝱噆膚之患而已. 子於此, 知赤子之所病乎? 금유동류어인이수자무지병, 백주엄연추수이연고, 즉기위독불시문맹참부지환이이. 자어차, 지적자지소병호?]”
여기서 신정(申晸)은 모기보다도 더 해로운 존재가 인간임을 강조한다. 그러니 모기 따위는 그저 가벼운 척척이에 불과한 것이다! 정치적인 이득을 위해 불공정한 방법을 사용하는 자들은 진짜 모기 같은 존재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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