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1101. 산승의 달빛 탐닉[山夕詠井中月 산석영정중월]

오늘 漢詩 한 수/11월의 漢詩

by 진현서당 2024. 10. 16. 23:56

본문

漣漪碧井碧嵓隈,
新月娟娟正印來.
汲去甁中猶半影,
恐將金鏡半分廻.


바위 밑에 맑게 고인 우물 하나,
초승달이 곱게 잡겨 있네.
물동이에 물과 함께 달을 담는구나,
달의 반쪽마저 담아갈까 걱정이네.


연의벽정벽암외, 신월연연정인래.
급거병중유반영, 공장금경반분회.

 



山僧貪月色,
幷汲一甁中.
到寺方應覺,
甁傾月亦空.



산승이 달빛을 탐내,
병 속에 물과 달을 함께 길었네.
절에 돌아와 비로소 깨달으리,
병을 기울이면 달도 따라 비는 것을.


산승탐월색, 병급일병중.
도사방응각, 병경월역공.

이규보(李奎報·1168~1241) 산중의 저녁에 우물 속의 달을 읊다[山夕詠井中月 산석영정중월]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 후집(後集) 1

 

 

서문: 산승과 달빛의 기묘한 만남

 

한적한 산중(山中)에서, 한 산승(山僧)이 저녁 노을을 바라보며 우물로 향한다. 그의 눈에 비친 것은 무엇일까? 바로 우물 속의 초승달이다! 이 시() 속 주인공, 이규보(李奎報·1168~1241)는 우리에게 한 가지 진리를 알려주려 한다. “우물 속의 달빛, 내가 소유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 속에서 시작된 이 이야기. 어쩌면 산승(山僧)은 달빛의 마법(魔法)에 걸려드는 중인지도 모른다.

 

첫 번째 절: 우물 속의 달빛 탐닉

山僧貪月色, 幷汲一甁中.”

 

산승(山僧)은 우물에 비친 달빛을 보고는 어머, 이건 내 달이야!”라며 살짝 비틀거린다. 우물 속의 달은 분명히 예쁘고 빛나지만, 마치 다이어트 중인 사람의 초콜릿처럼, 다가가면 안 될 존재일지도 모른다. 달빛을 담으려는 그의 모습은 마치 이렇게 예쁜 건 내 것이라며!”라고 외치는 것 같다. 그는 물을 길으며 달빛을 품에 안고 싶어 하다가, 결국 물병 속에 담으려 애쓴다.

 

두 번째 절: 허무의 깨달음

到寺方應覺, 甁傾月亦空.”

 

절에 돌아와서야 산승(山僧), 내 달!”이라고 탄식한다. 병을 기울이는 순간, 달도 함께 사라진다. 마치 어떤 로맨스 영화의 한 장면처럼, “사랑의 그대는 가고이제 나 혼자!”라는 심정일까? 이 순간, 그는 깨달음을 얻는다. “우물 속의 달이 내 것이 아닌 것처럼, 내 소유도 결국 허무해!”라고 생각하는 산승은, 마치 세상의 진리를 깨달은 철학자처럼 자리에 털썩 앉는다.

 

세 번째 절: ()과 공()의 교훈

 

이 시에서 색즉시공(色卽是空)”의 의미가 드러난다. 물병 속에 담긴 달빛은 멋진 그림 같은 존재지만, 실상은 그저 물속의 반영일 뿐이다. “()”은 우리가 보는 것, “()”은 우리가 느끼는 것. 이 두 가지가 서로 얽혀 있다는 것은 마치 명품 핸드백을 사고 싶어 하지만, 지갑을 열어 보니 카드는 이미 다 써버린 상태와 같다. 현실은 비어있고 허무하다.

 

네 번째 절: 우물 속의 달, 우리의 삶의 모습

山僧貪月色, 甁傾月亦空.”

 

산승(山僧)은 우물 속의 달을 쫓는 이 과정에서 우리의 삶을 잘 보여준다. 그가 달빛을 담으려 하다가 결국 공허함을 느끼는 것은 우리 모두의 모습과도 같다. 예를 들어, 우리가 비싼 외식을 하고 나서 , 내가 왜 이 돈을 썼지?”라고 후회하는 것과 같다. 결국, 모든 것은 지나가고 사라지기 마련이다.

 

다섯 번째 절: 깨달음의 순간

 

이규보(李奎報)는 이 시()를 통해 달을 쫓는 우리의 모습을 그린다. 그 달빛은 마치 고백하고 싶은 사랑의 감정과 같고, 잡을 수 없는 환상이다. 산승(山僧), 내 욕망이 이렇게 허무할 줄이야!”라며 한숨을 쉰다. “달빛을 얻으려 했지만, 결국 공()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라는 그의 깨달음은, 마치 커플의 심리전(心理戰)처럼 복잡하게 얽혀 있다.

 

여섯 번째 절: 끝없는 갈망과 깨달음

 

이 시()는 우리가 얼마나 많은 것을 쫓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산승(山僧)은 자신이 탐내던 달빛을 결국 소유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는 마치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다가가고 싶지만, 그 사람의 마음은 얻지 못하는 것과 같다. 우리가 쫓는 것들이 과연 가치가 있는지, 아니면 덧없는 환상인지 생각하게 만든다.

 

결론: 색중각공(色中覺空)의 진리

 

이 시()는 우리에게 색중각공(色中覺空)”이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이는 () 가운데서 공()을 깨닫는다는 의미다. 우리는 우물 속의 달을 바라보며 우리의 욕망(慾望)을 느끼고, 그 욕망(慾望)이 결국 비어 있음을 알아차린다.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더 깊은 깨달음을 얻게 된다. 마지막으로, 이 시()는 단순히 아름다움에 대한 찬사(讚辭)가 아니라, 우리 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으려는 여정(旅程)의 일환(一環)으로 볼 수 있다.

 

우리는 매일 쫓는 것들이 실제로는 우리에게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산승(山僧)이 우물 속의 달을 보고 느낀 그 마음은, 우리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이며, 비록 허무한 것일지라도 우리 삶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임을 다시금 상기시켜준다.

 

이 시()는 달을 쫓는 욕망과 그 욕망이 가진 허무함을 잘 보여준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 모두가 한 번쯤은 겪어보았을 법한 경험이다. 우리 삶의 색()과 공()에 대한 깊은 성찰(省察)을 보인다.

 

728x90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