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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회 현덕이 남장현에서 숨어지내는 선비를 만나고, 선복이 신야에서 영주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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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三十五回

玄德南漳逢隱滄 單福新野遇英主

 

35

현덕이 남장현에서 숨어지내는 선비를 만나고, 선복이 신야에서 영주를 만나다.

 

卻說蔡瑁方欲回城趙雲引軍趕出城來原來趙雲正飲酒間忽見人馬動急入內觀之席上不見了玄德雲大驚出投館舍聽得人說蔡瑁引軍望西趕去了雲火急綽槍上馬引著原帶來三百軍奔出西門正迎著蔡瑁急問曰吾主何在瑁曰使君逃席而去不知何往

 

각설, 채모가 성으로 돌아가려는데, 조운이 군사들을 이끌어 성을 나왔다. 원래, 조운이 술을 마시다가 문득 인마들이 움직이는 것을 보고, 급히 들어가 살펴보니 현덕이 자리에 보이지 않았다. 조운이 크게 놀라 관사로 달려가서

 

채모가 군사들을 이끌고 서쪽으로 뒤쫓아 갔습니다.”

 

라는 사람들의 말을 듣고, 부리나케 창을 쥐고 말에 올랐다. 원래 데리고 온 3백 군사를 이끌고 서문으로 달려나가서 바로 채모를 마주쳐 급히 묻기를,

 

우리 주공께서 어디 계시오?”

 

하니, 채모가 말하기를,

 

사군께서 술자리를 피해 가시던데 어디로 가셨는지 모르겠소.”

 

라고 했다.

 

趙雲是謹細之人不肯造次即策馬前行遙望大溪別無去路乃複回馬喝問蔡瑁曰汝請吾主赴宴何故引著軍馬追來瑁曰九郡四十二州縣官僚俱在此吾爲上將豈可不防護雲曰汝逼吾主何處去了瑁曰聞使君匹馬出西門到此卻又不見雲驚疑不定直來溪邊看時只見隔岸一帶水跡雲暗忖曰難道連馬跳過了溪去……?令三百軍四散觀望並不見蹤跡雲再回馬時蔡瑁已入城去了雲乃拿守門軍士追問皆說劉使君飛馬出西門而去雲再欲入城又恐有埋伏遂急引軍歸新野

 

조운은 신중하고 세심한 사람이라 경솔하게 행동하지 않고 즉시 말에 채찍을 가해 앞으로 나아갔다. 멀리 큰 냇물이 흐르는데 그곳 말고는 갈 길이 없어 다시 말을 돌려 채모에게 큰소리로 묻기를,

 

자네는 우리 주공을 주연에 불러놓고 무엇 때문에 군마를 이끌고 뒤쫓았는가?”

 

하니, 채모가 말하기를,

 

“942주현의 관료들이 모두 여기 왔으니 내가 상장으로서 어찌 지켜드리지 않겠는가?”

 

했다. 조운이 말하기를,

 

자네가 핍박해서 우리 주공께서 어디로 가셨는가?”

 

하니, 채모가 말하기를,

 

들으니, 사군께서 홀로 말을 몰아 서문을 나가셨다기에 여기까지 왔으나 찾지 못했네.”

 

했다. 조운이 놀라고 의심스러워 안절부절하다가 바로 냇가로 와서 보니 건너편 언덕에 물 묻은 흔적이 보였다. 조운이 속으로 헤아리기를,

 

설마 말을 타고 냇물을 뛰어 건너신 것은 아니겠지? ...”

 

하고, 3백 군사에게 사방으로 흩어져 찾아보게 명령했지만 자취를 찾지 못했다. 조운이 다시 말을 돌려갔지만 채모는 이미 성으로 들어가 버렸다. 이에 조운이 성문을 지키는 군사들을 붙잡아 추궁하자 모두 말하기를,

 

유사군이 나는듯이 말을 몰아 서문을 나갔습니다.”

 

했다. 조운이 다시 성으로 들어가려다가 매복이 있을까 두려워서 마침내 급히 군사들을 이끌고 신야로 돌아갔다.

 

卻說玄德躍馬過溪似醉如癡此闊澗一躍而過豈非天意迤邐望南漳策馬而行日將沉西正行之間見一牧童跨於牛背上口吹短笛而來玄德歎曰吾不如也遂立馬觀之牧童亦停牛罷笛熟視玄德將軍莫非破黃巾劉玄德否玄德驚問曰汝乃村僻小童何以知吾姓字牧童曰我本不知因常侍師父有客到日多曾說有一劉玄德身長七尺五寸垂手過膝目能自顧其耳乃當世之英雄今觀將軍如此模樣想必是也

 

한편, 현덕은 말을 타고 냇물을 뛰어넘었으니 술에 취한 듯도 하고 미친 것도 같았다. 생각하기를, ‘이렇게 넓은 냇물을 한번에 뛰어넘다니 어찌 하늘의 뜻이 아니랴!’하고, 구불구불 남장현를 향해 말을 달려가는데 해가 곧 서쪽으로 기울어졌다. 가는 중에 목동이 소를 타고 단소를 불며 오는 것을 보고, 현덕이 탄식하기를,

 

내가 너만 못하구나!”

 

하고, 말을 세워 바라보았다. 목동도 소를 세우고 피리 불기를 멈추고 현덕을 자세히 살펴보더니 말하기를,

 

장군께서는 황건적을 격파하신 유현덕이 아니십니까?”

 

하였다. 현덕이 놀라 묻기를,

 

너 같은 벽촌의 어린아이가 어떻게 내 이름을 아느냐?”

 

하니, 목동이 말하기를,

 

저야 원래 몰랐지만, 늘 스승을 모시다 보니 어느날 손님이 와서 유현덕이라는 분에 대해 많이 이야기하셨습니다. 키는 75촌이요 손을 내려뜨리면 무릎을 지나고, 눈을 돌려서 자기 귀를 볼 수 있는데 바로 당세의 영웅이라 하셨습니다. 지금 보니 장군께서 그 모양과 같아서 틀림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했다.

 

玄德曰汝師何人也牧童曰吾師覆姓司馬名徽字德操潁川人也道號水鏡先生玄德曰汝師與誰爲友小童曰與襄陽龐德公龐統爲友玄德曰龐德公乃龐統何人童子曰叔侄也龐德公字山民長俺師父十歲龐統字士元少俺師父五歲一日我師父在樹上采桑適龐統來相訪坐於樹下共相議論終日不倦吾師甚愛龐統呼之爲弟玄德曰汝師今居何處牧童遙指曰前面林中便是莊院玄德曰吾正是劉玄德汝可引我去拜見你師父

 

현덕이 말하기를,

 

네 스승이 누구시냐?”

 

하니, 목동이 말하기를,

 

제 스승께서는 복성(두 자 성)으로 사마이고, 이름은 휘이며, 자는 덕조이고 영천 사람입니다. 도호는 수경선생이라고 합니다.”

 

했다. 현덕이 말하기를,

 

네 스승께서 누구와 벗하시느냐?”

 

하니, 어린아이가 말하기를,

 

양양의 방덕공과 방통을 더불어 벗하십니다.”

 

했다. 현덕이 말하기를,

 

방덕공과 방통은 어떤 사람이냐?”

 

하니, 동자가 말하기를,

 

숙부와 조카인데요, 방덕공은 자가 산민으로 제 스승보다 열살이 많고, 방통은 자가 사원인데 제 스승보다 다섯 살이 적습니다. 하루는 스승께서 나무 위에서 뽕을 따다가 마침 방통이 찾아와서 나무 아래 앉아 함께 말씀하시는데 하루종일 싫증내지 않았습니다. 제 스승께서 방통을 몹시 아껴서 그를 아우라 부릅니다.”

 

했다. 현덕이 말하기를,

 

네 스승께서는 지금 어디 계시냐?”

 

하니, 목동이 멀리 가리켜 말하기를,

 

저 앞 숲속에 바로 장원이 있습니다.”

 

하였다. 현덕이 말하기를,

 

내가 바로 유현덕이니 나를 네 스승께 데려가 인사드리게 해 다오.”

 

했다.

 

童子便引玄德行二裏餘到莊前下馬入至中門忽聞琴聲甚美玄德教童子且休通報側耳聽之琴聲忽住而不彈一人笑而出曰琴韻清幽音中忽起高抗之調必有英雄竊聽童子指謂玄德曰此即吾師水鏡先生也玄德視其人松形鶴骨器宇不凡慌忙進前施禮衣襟尚濕水鏡曰公今日幸免大難玄德驚訝不已小童曰此劉玄德也

 

동자가 현덕을 이끌어 2리쯤 가서 장원에 이르니, 현덕이 말에서 내려 중문으로 들어갔다. 문득 거문고 소리가 들리는데 몹시 아름다워서 현덕이 동자더러 아직 알리지 말라고 하고, 귀를 기울여 감상했다. 그런데 거문고 소리가 갑자기 그치더니 더 연주하지 않았다. 한 사람이 웃으며 나와 말하기를,

 

거문고 소리가 그윽하다가 갑자기 높아지니 틀림없이 영웅이 엿듣는 것 같구려.”

 

했다. 동자가 현덕에게 그를 가리키며 말하기를,

 

이분이 바로 제 스승 수경선생이십니다.”

 

했다. 현덕이 그 사람을 보니 소나무와 학의 모습이고 품격이 예사롭지 않았다. (현덕이) 서둘러 앞으로 나아가 인사하는데 옷깃이 아직 젖었다. 수경선생이 말하기를,

 

공께서 오늘 큰 어려움을 다행히 벗어나셨군요.”

 

했다. 현덕이 놀라 마지 않았다. 동자가 말하기를,

 

이분은 유현덕이십니다.”

 

했다.

 

水鏡請入草堂分賓主坐定玄德見架上滿堆書卷窗外盛栽松竹棋琴於石床之上清氣飄然水鏡問曰明公何來玄德曰偶爾經由此地因小童相指得拜尊顏不勝萬幸水鏡笑曰公不必隱諱公今必逃難至此玄德遂以襄陽一事告之水鏡曰吾觀公氣色已知之矣

 

수경선생이 초당으로 (현덕을) 불러들여 손님과 주인으로 나누어 자리를 앉았다. 현덕이 보니 서가에 책들이 가득 쌓였고 창밖으로 소나무와 대가 우거졌으며 돌상 위에 바둑과 거문고가 놓여 있어 맑은 기운이 감돌았다. 수경선생이 묻기를,

 

명공께서 어찌 오셨습니까?”

 

하니, 현덕이 말하기를,

 

우연히 이곳을 지나다가 동자가 알려주어서 존안을 뵙게 되었으니 기쁨을 이기지 못하겠습니다.”

 

했다. 수경선생이 웃으며 말하기를,

 

공께서 숨기실 것 없습니다. 공께서는 지금 틀림없이 난을 피해 여기 오셨습니다.”

 

하니, 현덕이 마침내 양양에서 일어난 일을 고했다. 수경선생이 말하기를,

 

제가 공의 기색을 보고 이미 알았습니다.”

 

했다.

 

因問玄德曰吾久聞明公大名何故至今猶落魄不偶耶玄德曰命途多蹇所以至此水鏡曰不然蓋因將軍左右不得其人耳玄德曰備雖不才文有孫乾糜竺簡雍之輩武有關趙雲之流竭忠輔相頗賴其力水鏡曰趙雲皆萬人敵惜無善用之人若孫乾糜竺輩乃白面書生非經綸濟世之才也

 

그리고 현덕에게 묻기를,

 

제가 오래 전부터 공의 큰 명성을 들었는데 무슨 까닭으로 이제까지 곤궁하고 불우하십니까?”

 

하니, 현덕이 말하기를,

 

제 운명이 몹시 순조롭지 않아서 이렇게 됐습니다.”

 

했다. 수경선생이 말하기를,

 

그렇지 않습니다. 무릇 장군의 좌우에 인재가 없는 탓입니다.”

 

하니, 현덕이 말하기를,

 

제가 비록 재주가 없으나 문관에 손건, 미축, 간옹 등이 있고, 무관에 관우, 장비, 조운 등이 있어 충성을 다해 보필하여 그들의 힘에 자못 의지하고 있습니다.”

 

했다. 수경선생이 말하기를,

 

관우, 장비, 조운은 모두 만 사람을 맞설만 하지만 그들을 활용할 사람이 없는 게 아쉽습니다. 손건, 미축 같은 사람이야 백면서생(白面書生)이지 경륜을 갖고 세상을 구제할 인재는 아닙니다.”

 

하였다.

 

玄德曰備亦嘗側身以求山穀之遺賢奈未遇其人何水鏡曰豈不聞孔子雲十室之邑必有忠信,’何謂無人玄德曰備愚昧不識願賜指教水鏡曰公聞荊襄諸郡小兒謠言乎其謠曰八九年間始欲衰至十三年無孑遺到頭天命有所歸泥中蟠龍向天飛此謠始於建安初建安八年劉景升喪卻前妻便生家亂此所謂始欲衰無孑遺不久則景升將逝文武零落無孑遺矣天命有歸龍向天飛蓋應在將軍也

 

현덕이 말하기를,

 

저 역시 일찍이 몸을 굽혀 산골에 묻힌 어진 사람을 찾았으나 어찌된 일인지 아직 그런 사람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하니, 수경선생이 말하기를,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열 집이 있는 마을이라도 반드시 충성스럽고 믿음직한 사람이 있다,’고 하신 것을 듣지 못하셨습니까? 어찌 사람이 없다고 하십니까?”

 

했다. 현덕이 말하기를,

 

제가 우매해서 알아보지 못하니 바라건대 가르쳐 주십시오.”

 

하니, 수경선생이 말하기를,

 

공께서 형주와 양양의 여러 고을의 어린아이들이 부르는 노래를 듣지 못하셨습니까? 그 노래에 이르기를, ‘8, 9년 사이에 기울기 시작해, 13년에 남은 사람이 없겠네. 마침내 천명을 받아 따르니, 진흙 속에 서린 용이 하늘을 향해 나는구나.’했습니다. 이 노래는 건안 초기에 나타났습니다. 건안 8년에 유경승이 전처를 잃어 집안이 어지러워졌습니다. 이것이 기울기 시작해입니다. ‘남은 사람이 없겠네는 오래지 않아서 유경승이 죽고, 문관과 무관이 모두가 시들어 떨어져서 남은 사람이 없게 되는 것입니다. ‘천명을 받아 따르니용이 하늘을 향해 나는구나는 무릇 응당 장군을 말하는 것입니다.”

 

했다.

 

玄德聞言驚謝曰備安敢當此水鏡曰今天下之奇才盡在於此公當往求之玄德急問曰奇才安在果系何人水鏡曰伏龍鳳雛兩人得一可安天下玄德曰伏龍鳳雛何人也水鏡撫掌大笑曰玄德再問時水鏡曰天色已晚將軍可於此暫宿一宵明日當言之即命小童具飲饌相待馬牽入後院喂養

 

현덕이 그 말을 듣고 놀라 사양하기를,

 

제가 어찌 그것을 감당하겠습니까!”

 

하니, 수경선생이 말하기를,

 

지금 천하의 기재들은 모조리 여기에 있으니 공께서 마땅히 가서 찾아보셔야 합니다.”

 

했다. 현덕이 급히 묻기를,

 

기재들이 어디 있습니까? 그들이 누굽니까?”

 

하니, 수경선생이 말하기를,

 

복룡과 봉추 두 사람 중에 하나만 얻어도 천하를 안정시킬 수 있습니다.”

 

했다. 현덕이 말하기를,

 

복룡과 봉추는 누굽니까?”

 

하니, 수경선생이 손뼉을 치고 크게 웃으며 말하기를,

 

좋습니다! 좋아요!”

 

했다. 현덕이 다시 물었으나, 수경선생이 말하기를,

 

날이 이미 저물었으니 장군께서는 잠시 여기서 하룻밤을 묵으십시오. 내일 마땅히 말씀드리겠습니다.”

 

하고, 즉시 동자를 명하여 음식을 갖추어 대접하게 하고, 말을 뒷뜰로 끌어다가 먹이게 했다.

 

玄德飲膳畢即宿於草堂之側玄德因思水鏡之言寢不成寐約至更深忽聽一人叩門而入水鏡曰元直何來玄德起床密聽之聞其人答曰久聞劉景升善善惡惡特往謁之及至相見徒有虛名蓋善善而不能用惡惡而不能去者也故遺書別之而來至此水鏡曰公懷王佐之才宜擇人而事奈何輕身往見景升乎且英雄豪傑只在眼前公自不識耳其人曰先生之言是也

 

현덕이 식사를 마치고 곧 초당 옆방에 누웠다. 현덕이 수경선생의 말 때문에 잠들지 못했다. 밤이 깊은데 문득 한 사람이 문을 두들기고 들어오자 수경선생이 말하기를,

 

원직은 무슨 일로 왔는가?”

 

했다. 현덕이 침상에서 일어나 그 사람이 대답하는 것을 엿들으니,

 

오래 전부터 들으니 유경승이 착한 사람을 좋아하고 악한 사람을 미워한다고 해서, 특별히 찾아가 뵈었소. 그러나 그를 만나보니 헛된 명성일 뿐이라 착한 사람을 좋아해도 쓸 줄을 모르고, 악한 사람을 미워해도 버릴 줄을 모릅디다. 그래서 글을 남겨 작별하고 여기로 찾아왔소.”

 

했다. 수경선생이 말하기를,

 

그대는 왕을 보좌할 인재인데, 마땅히 사람을 가려서 모셔야 하오. 어찌 가벼이 경승을 찾아갔소? 게다가 영웅호걸이 바로 눈앞에 있는데 그대 스스로 알아보지 못할 뿐이오.”

 

했다. 그 사람이 말하기를,

 

선생의 말이 옳소.”

 

했다.

 

玄德聞之大喜暗忖此人必是伏龍鳳雛即欲出見又恐造次候至天曉玄德求見水鏡問曰昨夜來者是誰水鏡曰此吾友也玄德求與相見水鏡曰此人欲往投明主已到他處去了玄德請問其姓名水鏡笑曰玄德再問伏龍鳳雛果系何人水鏡亦只笑曰玄德拜請水鏡出山相助同扶漢室水鏡曰山野閑散之人不堪世用自有勝吾十倍者來助公公宜訪之

 

현덕이 듣고 크게 기뻐하여, 속으로 이 사람이 틀림없이 복룡, 봉추라 여겼다. 즉시 나가서 만나고 싶었지만, 한편으로 너무 서두르는 것인가 걱정했다. 동이 트기를 기다려, 현덕이 수경선생을 만나서 묻기를,

 

간밤에 온 사람이 누굽니까?”

 

하니, 수경선생이 말하기를,

 

그는 내 친구입니다.”

 

했다. 현덕이 인사시켜 달라고 청하자, 수경이 말하기를,

 

이 사람은 밝은 군주를 찾아가고 싶어서 벌써 다른 곳으로 갔습니다.”

 

했다. 현덕이 그 성명을 묻자 수경선생이 웃으며 말하기를,

 

좋습니다! 좋아요!”

 

했다. 현덕이 다시 묻기를,

 

복룡과 봉추 가운데 누굽니까?”

 

하니, 수경선생이 역시 웃으면서 말하기를,

 

좋습니다! 좋아요!”

 

했다. 현덕이 수경선생에게 절하고 산을 나와 자기를 도와서 함께 한실을 바로잡아줄 것을 청하자 수경선생이 말하기를,

 

산야에서 한가히 지내는 사람이라 세상에 쓰임을 감당하지 못합니다. 저보다 열 배는 나은 사람이 공을 도우러 스스로 찾아올 것이니 공께서는 그를 만나보십시오.”

 

했다.

 

正談論間忽聞莊外人喊馬嘶小童來報有一將軍引數百人到莊來也玄德大驚急出視之乃趙雲也玄德大喜雲下馬入見曰某夜來回縣尋不見主公連夜跟問到此主公可作速回縣只恐有人來縣中廝殺玄德辭了水鏡與趙雲上馬投新野來行不數裏一彪人馬來到視之乃雲長翼德也相見大喜玄德訴說躍馬檀溪之事共相嗟訝到縣中與孫乾等商議乾曰可先致書於景升訴告此事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에 문득 장원 밖에서 사람이 떠들고 말이 우는 소리가 들렸다. 동자가 와서 알리기를,

 

어느 장군이 수백 인을 이끌고 장원으로 왔습니다.”

 

했다. 현덕이 크게 놀라 급히 나가 보니 바로 조운이었다. 현덕이 크게 기뻐했다. 조운이 말에서 내려 들어와 뵙고 말하기를,

 

제가 밤에 고을로 돌아가 주공을 찾았으나 계시지 않아 밤새 물어물어 여기를 찾았습니다. 주공께서 어서 고을로 돌아가셔야 합니다. 적들이 고을을 덮칠까 걱정입니다.”

 

했다. 현덕이 수경선생을 작별하고 조운과 함께 말에 올라 신야로 갔다. 몇 리 못 가서 한떼의 군마가 몰려오니 바로 운장과 익덕이었다. 서로 만나 크게 기뻐했다. 현덕이 말을 타고 단계(檀溪)를 뛰어넘은 일을 이야기하자 모두 감탄하고 놀라워 했다. 고을에 이르러 손건 등과 더불어 상의했다. 손건이 말하기를,

 

먼저 유경승께 글을 보내 이 일을 알리십시오.”

 

했다.

 

玄德從其言即令孫乾齎書至荊州劉表喚入問曰吾請玄德襄陽赴會緣何逃席而去孫乾呈上書劄具言蔡瑁設謀相害賴躍馬檀溪得脫表大怒急喚蔡瑁責罵曰汝焉敢害吾弟命推出斬之蔡夫人出哭求免死表怒猶未息孫乾告曰若殺蔡瑁恐皇叔不能安居於此矣表乃責而釋之使長子劉琦同孫乾至玄德處請罪

 

현덕이 그 말에 따라 즉시 손건에게 글을 갖고 형주로 갈 것을 명했다. 유표가 그(손건)를 불러들여 묻기를,

 

내가 현덕에게 양양의 모임에 가라고 했는데 왜 자리를 피해 가버렸소?”

 

하니, 손건이 서찰을 바쳐서, 채모가 음모를 꾸며 현덕을 해치려 하여 그가 말을 타고 단계(檀溪)를 뛰어넘어 벗어난 것을 낱낱이 이야기했다. 유표가 크게 노해 급히 채모를 불러 꾸짖고 욕하며 말하기를,

 

네가 감히 내 아우를 해치려 했느냐!”

 

하고, 끌어내 참하라고 명령했다. 채부인이 나와 울면서 그를 살려달라 매달리나 유표는 분노가 가라앉지 않았다. 손건이 고하기를,

 

만약 채모를 죽이면 황숙께서 여기에 편안히 계실 수가 없을까 걱정입니다.”

 

하니, 이에 유표가 그(채모)를 꾸짖고 풀어주었다. 그리고 맏아들 유기에게 손건과 함께 현덕을 만나 사죄하라고 했다.

 

琦奉命赴新野玄德接著設宴相待酒酣琦忽然墮淚玄德問其故琦曰繼母蔡氏常懷謀害之心侄無計免禍幸叔父指教玄德勸以小心盡孝自然無禍次日琦泣別玄德乘馬送琦出郭因指馬謂琦曰若非此馬吾已爲泉下之人矣琦曰此非馬之力乃叔父之洪福也說罷相別劉琦涕泣而去玄德回馬入城忽見市上一人葛巾布袍皂絛烏履長歌而來歌曰天地反覆兮火欲殂大廈將崩兮一木難扶山穀有賢兮欲投明主明主求賢兮卻不知吾

 

유기가 명을 받아 신야에 이르자 현덕이 맞이해 잔치를 베풀어 대접했다. 술이 거나하게 취하자 유기가 갑자기 눈물을 흘렸다. 현덕이 그 까닭을 묻자 유기가 말하기를,

 

계모 채씨가 늘 저를 해칠 마음을 품고 있습니다. 제가 그 재앙을 벗어날 아무 계책이 없으니 숙부께서 가르쳐 주시면 다행이겠습니다.”

 

했다. 현덕이 조심해서 효를 다하면 자연히 재앙이 없어질 것이라고 권했다. 다음날, 유기가 울면서 작별했다. 현덕이 말을 타고 성곽을 나가 유기를 배웅하면서, 말을 가리켜 유기에게 말하기를,

 

이 말이 아니었으면 나는 벌써 저승 사람이 되었을 것이네.”

 

하니, 유기가 말하기를,

 

그것은 말의 힘이 아니라 바로 숙부의 홍복입니다.”

 

했다. 이야기를 마치고 서로 헤어지는데, 유기가 눈물을 흘리며 떠났다. 현덕이 말을 돌려 입성하는데 문득 저잣거리에서 어떤 사람이 갈건에 베옷을 입고, 검은 끈()에 검은 신을 신고, 크게 노래를 부르며 왔다. 노래에 이르기를,

 

천지가 뒤집히는구나, 불이 꺼지려 하네. 큰집이 장차 무너지려 하는구나, 나무 하나로 바치기 어렵네. 산골에 어진이가 있구나, 밝은 주인에게 가려 하네. 밝은 주인이 어진이를 구하는구나, 그러나 나를 모르네.”

 

하였다.

 

玄德聞歌暗思此人莫非水鏡所言伏龍鳳雛乎遂下馬相見邀入縣衙問其姓名答曰某乃潁上人也姓單名福久聞使君納士招賢欲來投托未敢輒造故行歌於市以動尊聽耳玄德大喜待爲上賓單福曰適使君所乘之馬再乞一觀玄德命去鞍牽於堂下單福曰此非的盧馬乎雖是千裏馬卻只妨主不可乘也玄德曰已應之矣遂具言躍檀溪之事福曰此乃救主非妨主也終必妨一主某有一法可禳玄德曰願聞禳法福曰公意中有仇怨之人可將此馬賜之待妨過了此人然後乘之自然無事

 

현덕이 노래를 듣고 속으로 생각하기를, ‘이 사람이 바로 수경선생이 말한 복룡이나 봉추가 아니겠는가?’하고, 곧 말에서 내려 그를 만나서 현청 사무실로 불러들여 성명을 물었다. 그가 대답하기를,

 

저는 영상현 사람으로 성은 선이고 이름은 복입니다. 오래 전부터 사군께서 선비들과 어진 이들을 불러 받아들인다고 들어서, 오고자 했으나 감히 쉽게 오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저잣거리에서 노래를 불러 공께서 들으시게 하였을 뿐입니다.”

 

했다. 현덕이 크게 기뻐하여 그를 상빈으로 대우했다. 선복이 말하기를,

 

사군께서 타셨던 말을 다시 살펴보고 싶습니다.”

 

하니, 현덕이, 안장을 풀고 당 아래로 끌고 오라고 명했다. 선복이 말하기를,

 

이것은 적로마(的盧馬)가 아닙니까? 비록 천리마(千里馬)지만 도리어 주인을 해칠테니 타선 안 됩니다.”

 

했다. 현덕이 말하기를,

 

벌써 시험해 봤소.”

 

하고, 단계를 뛰어넘은 일을 낱낱이 이야기했다. 선복이 말하기를,

 

그것은 주인을 구한 것이지 주인을 해친 게 아닙니다. 결국 틀림없이 주인을 해치겠지만 제게 물리칠 방법이 있습니다.”

 

하니, 현덕이 말하기를,

 

물리칠 방법을 듣고 싶소.”

 

했다. 선복이 말하기를,

 

공께서 원한을 품은 사람이 있다면 그에게 이 말을 주시면 됩니다. 그 사람을 해치기를 기다린 뒤에 타시면 저절로 무사합니다.”

 

라고 했다.

 

玄德聞言變色曰公初至此不教吾以正道便教作利己妨人之事備不敢聞教福笑謝曰向聞使君仁德未敢便信故以此言相試耳玄德亦改容起謝曰備安能有仁德及人惟先生教之福曰吾自潁上來此聞新野之人歌曰新野牧劉皇叔自到此民豐足可見使君之仁德及人也玄德乃拜單福爲軍師調練本部人馬

 

현덕이 그 말을 듣고 낯빛을 바꿔 말하기를,

 

그대가 처음 여기에 와서 내게 정도를 가르치지 않고, 나를 이롭게 하고자 남을 해칠 일을 가르치니, 나는 감히 가르침을 듣지 못하겠소.”

 

하니, 선복이 웃으며 말하기를,

 

일찍이 사군의 어진 덕을 듣고도 아직 감히 믿지 못하여, 일부러 그렇게 말씀드려 시험해봤을 뿐입니다.”

 

했다. 현덕도 역시 태도를 바꿔 일어나 사례해 말하기를,

 

내가 어찌 어진 덕이 다른 사람에게 미치겠소. 오직 선생께서 가르쳐주시오.”

 

했다. 선복이 말하기를,

 

제가 영상현으로부터 여기로 와서 듣자니 신야 사람들이 노래하여 이르기를, ‘신야를 다스리는 유황숙이 여기 오신 뒤로부터 백성들이 풍족하네.’라고 했습니다. 사군의 어진 덕이 다른 사람들에게 미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했다. 이에 현덕이 선복을 군사(軍師)로 삼아 휘하의 인마들을 조련하게 했다.

 

卻說曹操自冀州回許都常有取荊州之意特差曹仁李典並降將呂曠呂翔等領兵三萬屯樊城虎視荊襄就探看虛實時呂曠呂翔稟曹仁曰今劉備屯兵新野招軍買馬積草儲糧其志不小不可不早圖之吾二人自降丞相之後未有寸功願請精兵五千取劉備之頭以獻丞相曹仁大喜與二呂兵五千前往新野廝殺探馬飛報玄德玄德請單福商議福曰既有敵兵不可令其入境可使關公引一軍從左而出以敵來軍中路張飛引一軍從右而出以敵來軍後路公自引趙雲出兵前路相迎敵可破矣

 

한편, 조조가 기주에서 허도로 돌아와, 항상 형주를 취할 뜻을 가지고 특별히 조인과 이전을 보내 항장 여광, 여상과 함께 3만 군사를 거느리고, 번성에 주둔해 형주와 양양을 호시탐탐 노리면서 그 허실을 알아보았다. 이때 여광과 여상이 조인에게 아뢰기를,

 

지금 유비가 신야에 주둔하여 군사와 말들을 모우고 양초를 쌓아 그 뜻이 작지 않습니다. 어서 그들을 도모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 두 사람이 승상께 항복한 뒤 작은 공도 없습니다. 바라건대 정병 5천을 청하여 유비의 머리를 취하여 승상께 바치고 싶습니다.”

 

했다. 조인이 크게 기뻐하여 두 여씨에게 5천 병력을 주어 신야로 전진해 습격하게 했다. 정찰 기병이 현덕에게 급보하니, 현덕이 선복을 불러 상의했다. 선복이 말하기를,

 

이미 적병이 온다면 그들이 경계에 들어오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관우는 1군을 이끌고 왼쪽에서 나가 침입군의 길 한가운데를 막고, 장비는 1군을 이끌고 오른쪽에서 나가 침입군의 퇴로를 막게 하십시오. 공께서는 조운을 데리고 출병해 앞길을 막으면 적군을 깰 수 있습니다.”

 

했다.

 

玄德從其言即差關張二人去訖然後與單福趙雲等共引二千人馬出關相迎行不數裏只見山後塵頭大起呂曠呂翔引軍來到兩邊各射住陣角玄德出馬於旗門下大呼曰來者何人敢犯吾境呂曠出馬曰吾乃大將呂曠也奉丞相命特來擒汝玄德大怒使趙雲出馬二將交戰不數合趙雲一槍刺呂曠於馬下玄德麾軍掩殺呂翔抵敵不住引軍便走

 

현덕이 그 말에 따라 즉시 관우, 장비 두 사람을 떠나보낸 뒤 선복, 조운 등과 함께 2천 인마를 이끌고 관을 나가 맞이했다. 몇 리 못 가서 산 뒤에서 먼지가 크게 일더니 여광, 여상이 군사를 이끌고 이르렀다. 양쪽이 각각 화살을 쏘아 (진격을 막은 뒤) 진을 쳤다. 현덕이 기문 아래 출마해 크게 외치기를,

 

온 자가 누구이기에 감히 내 경계를 침범하느냐?”

 

하니, 여광이 출마해 말하기를,

 

내가 바로 대장 여광이다. 승상의 명을 받들어 특별히 너를 잡으러 왔다!”

 

했다. 현덕이 크게 노하여 조운을 출마시켰다. 두 장수가 맞붙어 몇 합 되지 않아서 조운이 한 창에 여광을 찔러 말 아래 떨어뜨렸다. 현덕이 군사를 휘몰아 쳐들어가자 여상이 막지 못해 군사들을 이끌어 달아났다.

 

正行間路傍一軍突出爲首大將乃關雲長也沖殺一陣呂翔折兵大半奪路走脫行不到十裏又一軍攔住去路爲首大將挺矛大叫張翼德在此直取呂翔翔措手不及被張飛一矛刺中翻身落馬而死餘衆四散奔走玄德合軍追趕大半多被擒獲玄德班師回縣重待單福稿賞三軍

 

한창 달아나는데 길옆에서 1군이 돌출하는데, 앞장선 대장은 바로 관운장이었다. 한바탕 무찌르니, 여상이 병력 태반을 잃고 길을 뚫어 달아나 벗어났다. 10리를 못 가서 다시 1군이 갈 길을 막아서는데, 앞장선 대장이 장팔사모를 들어 크게 외치기를,

 

장익덕이 여기 있다!”

 

하고, 곧장 여상에게 달려들어 여상이 손을 쓰기도 전에 장비에게 한 창에 찔려 몸이 뒤집혀서 낙마해 죽었다. 나머지 무리들은 사방으로 흩어져 달아났다. 현덕이 군을 합쳐 뒤쫓아 태반이 사로잡혔다. 현덕이 군사를 거두어 고을로 돌아와 선복을 크게 대우하고 3군을 호궤하고 포상했다.

 

卻說敗軍回見曹仁報說二呂被殺軍士多被活捉曹仁大驚與李典商議典曰二將欺敵而亡今只宜按兵不動申報丞相起大兵來征剿乃爲上策仁曰不然今二將陣亡死折許多軍馬此仇不可不急報量新野彈丸之地何勞丞相大軍典曰劉備人傑也不可輕視仁曰公何怯也典曰兵法雲知彼知己百戰百勝某非怯戰但恐不能必勝耳仁怒曰公懷二心耶吾必欲生擒劉備典曰將軍若去某守樊城仁曰汝若不同去真懷二心矣典不得已只得與曹仁點起二萬五千軍馬渡河投新野而來正是偏裨既有輿屍辱主將重興雪恥兵

 

한편, 패잔병들이 돌아가 조인을 만나 보고하여 말하기를,

 

두 여씨가 죽고 군사들이 많이 사로잡혔습니다.”

 

하니, 조인이 크게 놀라 이전과 더불어 상의했다. 이전이 말하기를,

 

두 장수가 적을 업신여기다가 죽었소. 지금 군대의 행동을 잠시 중지하고 기회를 기다리며, 승상께 아뢰어 크게 병력을 일으켜 그들 근거지를 정벌하는 게 상책이오.”

 

하니, 조인이 말하기를,

 

그렇지 않소. 지금 두 장수가 전사한데다 허다한 병마를 잃어 이 원수를 어서 갚지 않을 수가 없소. 신야는 탄환지지(彈丸之地 아주 작은 땅)이거늘 어찌 승상의 대군을 수고롭게 하겠소?”

 

했다. 이전이 말하기를,

 

유비는 인걸이라 가볍게 볼 수 없소.”

 

하니, 조인이 말하기를,

 

그대는 어찌 겁을 내오?”

 

했다. 이전이 말하기를,

 

병법에 이르길,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 백번 이긴다.’고 했소. 내가 싸움을 겁내는 게 아니라 다만 필승을 거두지 못할까 걱정하는 것뿐이오.”

 

하니, 조인이 성을 내어 말하기를,

 

그대가 딴 마음을 먹었소? 내가 반드시 유비를 사로잡겠소!”

 

했다. 이전이 말하기를,

 

장군께서 가신다면 나는 번성을 지키겠소.”

 

하니, 조인이 말하기를,

 

네가 같이 가지 않는다면 참으로 딴 마음을 먹은 게 된다!”

 

고 했다. 이전은 부득이 어쩌지 못해 조인과 더불어 25천 군마를 뽑아 강을 건너 신야를 향해 나아갔다. 이야말로, 부하 장수가 죽어 수레에 실려 오는 치욕을 당하자 주장이 크게 출병해서 치욕을 갚으려 하는구나.

 

未知勝負何如且聽下文分解

 

승부가 어찌될 지 모르겠구나. 다음 회의 이야기를 들으면 풀릴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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