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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계명구도(鷄鳴狗盜)

진현서당 주간지

by 진현서당 2024. 10. 11.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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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 울음소리를 잘 내는 사람과 개처럼 변장하여 좀도둑질을 잘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 하찮은 재주를 가진 사람도 쓸모 있을 때가 있음을 말한다. 고상한 학문은 없고 천박한 꾀를 써서 남을 속이는 사람을 이르는 말.

 

: 닭 계

: 울 명

: 개 구

: 훔칠 도

 

()나라 맹상군(孟嘗君)! 그는 당대에 재주꾼 식객(食客)들을 잔뜩 끌어모아 매일매일 바람 잘 날 없는 파티를 벌이는 것으로 유명했다. 그러니까 맹상군(孟嘗君)의 집은 전국시대(戰國時代)해리 포터의 호그와트같은 곳이었던 셈이다. 한편, ()나라의 소왕(昭王)이 맹상군(孟嘗君)을 부르며, 그에게 호백구(狐白裘)라는 귀한 여우 가죽 옷을 선물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호백구(狐白裘)는 그냥 보통 여우 가죽이 아니다. 바로 여우 겨드랑이의 희귀한 흰 털 부분으로 만든, 상류층들만 입을 수 있는 럭셔리 패션 아이템이었다!

맹상군(孟嘗君)은 호백구(狐白裘)를 준비해서 소왕(昭王)에게 건넸다. 하지만! 소왕(昭王)은 갑자기 속마음이 바뀌었다. 이게 무슨 일이냐고? 여러 신하들이 "맹상군(孟嘗君)을 임명하면 우리 모두 밥그릇 뺏긴다"고 반대하는 바람에 소왕(昭王)은 결국 맹상군(孟嘗君)을 임명하는 것을 포기했다. 맹상군(孟嘗君)은 크게 실망했다가, 이때 무시무시한 사실을 알게 된다. 소왕(昭王)이 자신을 죽이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소문을 들은 것이다!

이제 탈출 작전이 시작된다. 맹상군(孟嘗君)은 고민 끝에 소왕(昭王)의 애첩, 그 이름도 찬란한 총희(寵嬉)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하지만 총희(寵姬)는 손을 내밀며 "호백구(狐白裘) 없이는 안 도와준다"고 말했다. 어처구니없는 상황이지만, 맹상군(孟嘗君)은 더이상 호백구(狐白裘)가 없었다. 그런데 이때, 개 흉내 내기에 달인(達人) 식객(食客)이 등장한다. 그 식객(食客)"주군, 걱정 마십시오. 개 흉내로 호백구(狐白裘)를 다시 훔쳐오겠습니다"라며 자신 있게 나섰다.

이 기막힌 식객(食客)은 밤에 진()나라 궁의 창고로 몰래 들어가 개처럼 '멍멍' 짖기 시작했다. 궁중의 경비들은 그저 진짜 개가 짖는 줄 알고 넘어갔다. 그리고 그 틈을 타서 그가 멋지게 호백구(狐白裘)를 훔쳐왔다! 어찌나 기가 막힌지, 개 짓는 소리로 "럭셔리 아이템 스틸 성공!"을 외치는 듯했다. 그리고 맹상군(孟嘗君)은 이 훔친 호백구(狐白裘)를 총희(寵姬)에게 건넸고, 그녀는 소왕(昭王)에게 간청하여 맹상군(孟嘗君)의 석방을 이끌어냈다.

, 이제 맹상군(孟嘗君) 일행은 무사히 탈출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문제는 관문(關門)! 그들이 도착한 곳은 바로 함곡관(函谷關), 이곳의 규칙은 닭이 울어야만 관문을 열어준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도착한 시간은 한밤중, 닭이 울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이때, 또 한 명의 재주꾼이 등장한다. 이번에는 닭 울음 전문가다! 그는 "꼬끼오!" 하고 울부짖었고, 그 울음소리가 어찌나 리얼했던지 주변 모든 닭들이 따라 울기 시작했다. 닭들의 대합창에 관문은 열렸고, 맹상군(孟嘗君) 일행은 무사히 통과할 수 있었다. 그야말로 인간 닭 울음의 기적이었다!

그러나 이들의 고난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나라의 소왕(昭王)은 나중에 맹상군(孟嘗君)을 풀어준 것을 크게 후회하고, 병사들에게 "빨리 잡아!"라며 추격을 명령했다. 하지만 이미 맹상군(孟嘗君)은 함곡관(函谷關)을 지나쳤고, 추격자들은 닭 울음소리로 열린 관문을 멍하니 바라보며 뒤늦은 후회를 해야 했다.

결국 맹상군(孟嘗君)은 소왕(昭王)의 집요한 음모를 뚫고, 천신만고(千辛萬苦) 끝에 제()나라로 돌아오는 데 성공했다. 이 이야기에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교훈? 정치든 탈출이든, 지혜와 창의력이 생명이다! 맹상군(孟嘗君)의 식객(食客)들은 그야말로 다재다능의 끝판왕들이었다. 한 명은 개 흉내로 도둑질을 하고, 또 한 명은 닭 울음으로 관문을 열게 하니, 이쯤 되면 맹상군(孟嘗君)다재다능 인재 풀을 잘 관리했다고 볼 수 있다.

맹상군(孟嘗君)의 이야기는 오늘날로 치면, 마치 회사에서 위기를 맞았을 때 기막힌 아이디어로 팀을 구해낸 직원들의 이야기 같다. "아이디어 하나로 회사를 살렸다!"는 영웅담처럼, 맹상군(孟嘗君)의 식객들은 위기의 순간에 기발한 능력으로 그를 구해냈다. 정치판에서 중요한 건, 결국 임기응변(臨機應變)과 상상력(想像力)이라는 것이다.

오늘날의 기업이나 정치인들에게도 이 이야기는 큰 교훈을 준다. 위기 관리 능력은 창의적 사고(創意的思考)와 유연한 대응(柔軟的對應)에서 비롯되며, 한 가지 재주만으로는 안 된다. 그러니 여러분도, 혹시라도 진짜 개 흉내를 낼 일은 없겠지만, 언제나 다양한 재주를 갈고닦고 위기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해 두자. 혹시 닭 울음으로 문을 열 일이 생길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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