捲 말 권, 土 흙 토, 重 거듭 중, 來 올 래
불과 수백 명만이 남은 항우(項羽)의 진영에 밤이 되자 사방에서 초(楚)나라 노래가 들려오고[四面楚歌 사면초가] 대부분 초(楚)나라 출신인 항우(項羽)의 병사들은 고향 생각에 눈물을 흘리며 전의(戰意)를 상실했다. 이때 항우(項羽)는 패배를 인정하고 다음과 같은 시(詩)를 짓고는 눈물을 흘렸다.
力拔山兮氣蓋世, 時不利兮騅不逝. 騅不逝兮可奈何? 虞兮虞兮奈若何? |
힘은 산을 뽑을 만하고, 기운 또한 세상을 덮을 만하나 때와 운이 불리하니 추 또한 달리지 못하는구나. 추가 달리지 못하니 어찌 해야 한단 말인가? 우여, 우여, 그대를 어떻게 하면 좋단 말이냐? 역발산혜기개세, 시불리혜추불서. 추불서혜가내하? 우혜우혜내약하? |
勝敗兵家事不期, 包羞忍恥是男兒. 江東子弟多才俊, 捲土重來未可知. |
이기고 짐은 병가의 일이라 알 수 없는 것, 모욕을 안고 수치를 이겨내는 것이 곧 사나이요. 강동의 젊은이 가운데 인재 또한 많으니, 흙먼지를 일으키는 기세로 일어났다면 결과는 알 수 없었으리라. 승패병가사불기, 포수인치시남아. 강동자제다재준, 권토중래미가지. |
권토(捲土)는 수많은 말과 수레, 병사가 달릴 때 일어나는 흙먼지를 가리킨다. 패하였지만 좌절하지 않고 다시 도전하는 모습을 일컫는 말이다. 중(重)은 ‘무겁다’는 뜻과 함께 ‘거듭, 다시’와 같은 의미도 갖는다. 그래서 거듭 반복하는 것은 중복(重複), 여러 개가 겹쳐진 것은 중첩(重疊), 두 개가 거듭된 것은 이중(二重)이라고 한다. 이 표현은 당(唐)나라 때의 시인(詩人) 두목(杜牧, 803~852)이 오래 전에 사라진 항우(項羽)를 기리며 쓴 시(詩)에 나오는 것인데, 항우(項羽)의 용맹함을 기리며 시(詩)를 감상(鑑賞)해 보자.
강동(江東)은 항우(項羽)의 고향을 가리킨다. 유방(劉邦)이 이끄는 한(漢)나라 군에 밀려 마지막에 몰린 항우(項羽)는 강동(江東) 지방에 들어가 후일을 도모(圖謀)하라는 주위의 조언을 무시하고 장렬히 전사하고 만다. 영웅(英雄)으로 살아온 그로서는 작은 고을에 숨어들어가는 수치를 견딜 수 없었던 것이다. 시인(詩人)은 그러한 항우(項羽)의 마지막을 애석히 여겨 이런 시(詩)를 썼다.
7. 재주가 없이 태어나도 [十無浪子 십무낭자] (2) | 2024.09.30 |
---|---|
6. 용의 눈물: 태종우 (太宗雨) (3) | 2024.09.30 |
4. 유방(劉邦)의 인재 경영 (0) | 2024.09.29 |
3. 이원익 대감의 청렴한 삶 (3) | 2024.09.29 |
2. 염소 가죽 다섯 장에 팔린 재상 [五羖大夫 오고대부] (1) | 2024.09.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