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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회 미염공이 천 리를 홀로 달려, 한수정후가 다섯 관문에서 여섯 장수를 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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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二十七回

美髯公千裏走單騎 漢壽侯五關斬六將三國志演義

 

27

미염공이 천 리를 홀로 달려, 한수정후가 다섯 관문에서 여섯 장수를 참하다.

 

 

卻說曹操部下諸將中自張遼而外只有徐晃與雲長交厚其餘亦皆敬服獨蔡陽不服關公故今日聞其去欲往追之操曰不忘故主來去明白真丈夫也汝等皆當效之遂叱退蔡陽不令去趕程昱曰丞相待關某甚厚今彼不辭而去亂言片楮冒瀆鈞威其罪大矣若縱之使歸袁紹是與虎添翼也不若追而殺了以絕後患

 

각설, 조조의 부하 장수들 가운데 장요를 빼고도 서황이 운장과 교분이 두텁고, 나머지 모두도 존경하고 따랐다. 오로지 채양이 관우를 무시하였는데, 그래서 이날 그가 떠난다는 말을 듣자 추격하려 한 것이었다. 조조가 말하기를,

 

옛 주공을 못 잊어, 오고 감이 명백하니 참으로 대장부요. 그대들 모두 본받아야 할 것이오.”

 

하고, 곧 채양을 꾸짖어 물리고, 추격하라는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 정욱이 말하기를,

 

승상께서 관 아무개를 매우 두텁게 대우했는데 이제 작별인사 없이 가면서 어지러운 말을 쓴 편지로써 위엄을 모독하니 그 죄가 큽니다. 만약 그를 원소에게 귀순하게 내버려두면 호랑이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것입니다. 뒤쫓아 죽여 후환을 근절해야 합니다.”

 

하였다.

 

操曰吾昔已許之豈可失信彼各爲其主勿追也因謂張遼曰雲長封金掛印財賄不以動其心爵祿不以移其志此等人吾深敬之想他去此不遠我一發結識他做個人情汝可先去請住他待我與他送行更以路費征袍贈之使爲後日記念張遼領命單騎先往曹操引數十騎隨後而來

 

조조가 말하기를,

 

내가 예전에 이미 허락하고서 어찌 신의를 저버리겠소? 그도 따로 그 주공을 위해서니 추격하지 마시오.”

 

했다. 그리고서 장요에게 말하기를,

 

운장이 금을 봉하고 관인을 걸었다니 재물도 그 마음을 흔드는데 부족하고 벼슬도 그 뜻을 바꾸는데 부족했소. 이런 사람이니 내가 깊이 존경하오. 그가 아직 멀리 가지 않았을테니, 내가 사귀었던 그에게 내 마음을 전하고 싶소. 그대가 먼저 가서 그에게 멈추라 해서 나를 기다리게 하시오. 내가 그를 배웅하고 노잣돈과 전포를 줘서 뒷날 기념으로 삼고 싶소.”

 

하였다. 장요가 명을 받들어 홀로 말을 몰아 먼저 가고, 조조가 수십 기를 이끌고 뒤에 따라 갔다.

 

卻說雲長所騎赤兔馬日行千裏本是趕不上因欲護送車仗不敢縱馬按轡徐行忽聽背後有人大叫雲長且慢行回頭視之見張遼拍馬而至關公教車仗從人只管望大路緊行自己勒住赤兔馬按定青龍刀問曰文遠莫非欲追我回乎遼曰非也丞相知兄遠行欲來相送特先使我請住台駕別無他意關公曰便是丞相鐵騎來吾願決一死戰遂立馬於橋上望之見曹操引數十騎飛奔前來背後乃是許褚徐晃於禁李典之輩

 

한편, 운장이 탄 적토마가 하루에 천 리를 달리니 원래 따라잡을 수 없다. 수레를 호송하느라 맘껏 내달리지 못하고 고삐를 당겨서 천천히 갔다. 갑자기 배후에서 누군가 크게 외치기를,

 

운장, 잠깐 걸음을 늦추시오!”

 

했다. (운장이) 머리를 돌려 바라보니 장요가 말에 박차를 가해 달려왔다. 관우가 수레를 모는 하인에게 오로지 큰길 쪽만 보고 달리도록 지시하고, 자기는 적토마를 세워 청룡도를 움켜쥐고 묻기를,

 

문원이 설마 나를 되돌리려 뒤쫓아 온 것이오?”

 

하니, 장요가 말하기를,

 

아닙니다. 형께서 먼 길을 떠나는 것을 승상께서 알고, 배웅하려고 오셔서 특별히 저에게 먼저 와서 수레를 멈추게 하였지 다른 뜻은 없습니다.”

 

했다. 관우가 말하기를,

 

그렇다면 승상의 철기들이 몰려오는 즉시 죽기로 한바탕 싸울 것이오!”

 

하고, 곧 다리 위에 말을 세우고 바라보니, 조조가 수십 기를 이끌고 나는듯이 앞으로 달려왔다. 뒤에는 허저, 서황, 우금, 이전의 무리가 따랐다.

 

操見關公橫刀立馬於橋上令諸將勒住馬匹左右排開關公見衆人手中皆無軍器方始放心操曰雲長行何太速關公於馬上欠身答曰關某前曾稟過丞相今故主在河北不由某不急去累次造府不得參見故拜書告辭封金掛印納還丞相望丞相勿忘昔日之言操曰吾欲取信於天下安肯有負前言恐將軍途中乏用特具路資相送一將便從馬上托過黃金一盤

 

관우가 다리 위에 말을 세우고 칼을 비껴들어 서 있자, 조조가 장수들에게 말고삐를 당겨 멈춰 좌우로 늘어서게 했다. 관우가 사람들이 무기를 들지 않은 걸 보고서야 비로소 안심했다. 조조가 말하기를,

 

운장은 왜 이리 급히 가시오?”

 

하니, 관우가 말 위에서 몸을 굽히며 대답하기를,

 

제가 일찍이 승상께 아뢰었듯이 지금 옛 주공께서 하북에 계시기에 서둘러 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누차 찾아갔으나 만나뵐 수 없어 글을 남겨 작별을 고하고 금을 봉하고 관인을 매달아서 승상께 돌려드렸습니다. 승상께서 예전의 약속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했다. 조조가 말하기를,

 

내가 천하로부터 신망을 얻고자 하거늘, 어찌 앞에 한 말을 저버리겠소? 장군이 도중에 모자랄까봐 노잣돈을 가지고 배웅하러 왔소.”

 

했다. 장수 하나가 말 위에서 황금 한 뭉치를 건네주었다.

 

關公曰累蒙恩賜尚有餘資留此黃金以賞將士操曰特以少酬大功於萬一何必推辭關公曰區區微勞何足掛齒操笑曰雲長天下義士恨吾福薄不得相留錦袍一領略表寸心令一將下馬雙手捧袍過來雲長恐有他變不敢下馬用青龍刀尖挑錦袍披於身上勒馬回頭稱謝曰蒙丞相賜袍異日更得相會遂下橋望北而去許褚曰此人無禮太甚何不擒之操曰彼一人一騎吾數十餘人安得不疑吾言既出不可追也曹操自引 衆將回城於路歎想雲長不已

 

관우가 말하기를,

 

거듭 은사를 받아 아직 재물이 남았습니다. 이 황금은 남겨서 장사들에게 포상하십시오.”

 

하니, 조조가 말하기를,

 

단지 작은 보답으로 큰 공의 만분의 일이나 갚으려 하는데, 어찌 꼭 거절해야겠소?”

 

했다. 관우가 말하기를,

 

제 보잘 것 없는 노고야 입에 올릴 게 못 됩니다.”

 

하니, 조조가 웃으며 말하기를,

 

운장은 천하의 의로운 사람인데 내 박복하여 머물게 하지 못하는 게 한스럽소. 비단 전포 한벌로써 작은 성의라도 보이고 싶소.”

 

하였다. 장수 하나를 말에서 내리게 하여 두손으로 전포를 바치게 했다. 운장이 혹시 변고가 있을까 보아, 말에서 내리지 않고 청룡도 끝으로 비단 전포를 들어올려 몸에 걸치더니 말머리를 돌리며 고마움을 표해 말하기를,

 

승상께서 하사하신 전포, 감사히 받겠습니다. 훗날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하고, 마침내 다리를 내려와 북쪽으로 떠났다. 허저가 말하기를,

 

저 자의 무례가 너무 심합니다. 어찌 잡지 않으십니까?”

 

하니, 조조가 말하기를,

 

그는 사람도 하나 말도 하나이고, 우리는 수십여 사람인데 어찌 우리를 의심하지 않겠소? 내가 이미 말했듯이 뒤쫓아선 안 되오.”

 

했다. 조조가 장수들을 이끌고 성으로 돌아오는 길에 운장을 생각하며 탄식을 멈추지 않았다.

 

不說曹操自回且說關公來趕車仗約行三十裏卻只不見雲長心慌縱馬四下尋之忽見山頭一人高叫關將軍且住雲長舉目視之只見一少年黃巾錦衣持槍跨馬馬項下懸著首級一顆引百餘步卒飛奔前來公問曰汝何人也少年棄槍下馬拜伏於地雲長恐是詐勒馬持刀問曰壯士願通姓名答曰吾本襄陽人姓廖名化字元儉因世亂流落江湖聚衆五百餘人劫掠爲生恰才同伴杜遠下山巡哨誤將兩夫人劫掠上山吾問從者知是大漢劉皇叔夫人且聞將軍護送在此吾即欲送下山來杜遠出言不遜被某殺之今獻頭與將軍請罪關公曰二夫人何在化曰現在山中關公教急取下山不移時百餘人簇擁車仗前來

 

조조가 돌아간 것이야 더이상 말할 게 없겠고, 한편, 관우는 수레를 따라잡으려고 약 30리를 가도 수레가 보이지 않았다. 운장이 당황하여 사방으로 말을 달려 찾았다. 문득 산 위에서 한 사람이 나타나 높이 외치기를,

 

관 장군 멈추십시오!”

 

했다. 운장이 고개를 들어 바라보니 어느 한 소년이 누런 두건에 비단 옷을 입고, 창을 들고 말을 탔는데 말의 목 아래에 수급이 하나 달려 있었다. 보졸 백여 명을 거느리고 쏜살같이 달려왔다. 관우가 묻기를,

 

자네는 누군가?”

 

하니, 그 소년이 창을 놓고 말에서 내려 땅에 엎드려 절을 했다. 운장이 속임수일까봐 말 위에서 칼을 잡고 묻기를,

 

장사는 성명이 어찌되는가?”

 

했다. 그 사람이 대답하기를,

 

저는 본디 양양 사람인데 성은 요이고 이름은 화이며 자는 원검입니다. 세상이 어지러워져서 강호를 떠돌며 무리 오백여 인을 모아 도적질로 먹고 살았습니다. 마침 제 동료인 두원이란 자와 함께 하산하여 순찰하다가 두 부인을 몰라뵙고 산으로 끌고 왔습니다. 제가 종자들에게 물어보고 바로 대한의 유황숙 어른의 부인이신 걸 알았습니다. 또한 장군께서 여기서 호송하신다 하므로 제가 즉시 하산시켜 드리려 했습니다만, 두원이 불손한 말을 내뱉기에 제가 죽였습니다. 지금 그 머리를 장군께 바쳐 죄를 청합니다.”

 

했다. 관우가 말하기를,

 

두 부인께서 어디 계신가?”

 

하니, 요화가 말하기를,

 

지금 산중에 계십니다.”

 

했다. 관우가 어서 산 밑으로 모셔 오라고 했다. 얼마 뒤 백여 명이 수레를 빽빽히 호위해 왔다.

 

關公下馬停刀叉手於車前問候曰二嫂受驚否二夫人曰若非廖將軍保全已被杜遠所辱關公問左右曰廖化怎生救夫人左右曰杜遠劫上山去就要與廖化各分一人爲妻廖化問起根由好生拜敬杜遠不從已被廖化殺了關公聽言乃拜謝廖化廖化欲以部下人送關公關公尋思此人終是黃巾餘黨未可作伴乃謝卻之廖化又拜送金帛關公亦不受廖化拜別自引人伴投山穀中去了

 

관우가 말에서 내려 칼을 놓고 두 손 모아 수레 앞에서 문후하며 말하기를,

 

두 형수께서 놀라지 않으셨습니까?”

 

하니, 두 부인이 말하기를,

 

요 장군이 보전하지 않았으면 벌써 두원에게 욕을 보았을 것입니다.”

 

했다. 관우가 좌우에게 묻기를,

 

요화가 어떻게 부인들을 구했는가?”

 

하니, 좌우가 말하기를,

 

두원이 끌고가 산을 오른 뒤 요화에게 각각 한 명씩 아내로 삼자 하였습니다. 요화가 어떤 분들인지 묻고서 대단히 경배하였습니다. 두원이 따르지 않자 요화가 죽였습니다.”

 

하였다. 관우가 듣고서 요화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요화가 부하가 돼 관공을 따르려 했다. 관공이 깊이 생각하더니 그가 결국 황건의 잔당이라 아직 같이 갈 수 없다 여기고 사절했다. 요화가 다시 돈과 비단을 바치려 하지만 역시 받지 않았다. 요화가 작별 인사를 올리고 무리를 이끌고 산중으로 돌아갔다.

 

雲長將曹操贈袍事告知二嫂催促車仗前行至天晚投一村莊安歇莊主出迎須發皆白問曰將軍姓甚名誰關公施禮曰吾乃劉玄德之弟關某也老人曰莫非斬顏良文醜的關公否公曰便是老人大喜便請入莊關公曰車上還有二位夫人老人便喚妻女出迎二夫人至草堂上關公叉手立於二夫人之側老人請公坐公曰尊嫂在上安敢就坐老人乃令妻女請二夫人入內室款待自於草堂款待關公關公問老人姓名老人曰吾姓胡名華桓帝時曾爲議郎致仕歸鄉今有小兒胡班在滎陽太守王植部下爲從事將軍若從此處經過某有一書寄與小兒關公允諾

 

운장은 조조가 비단 전포를 준 일을 두 형수에게 고하고 수레를 몰아 앞으로 가도록 재촉했다. 저녁 무렵, 어느 마을 집에서 쉬게 되었다. 집주인이 나와서 맞이하는데 머리카락과 수염이 하얬다. 그가 묻기를,

 

장군의 성명이 어찌되십니까?”

 

하니, 관우가 예를 표하고 말하기를,

 

내가 바로 유현덕의 아우 관 아무개입니다.”

 

하였다. 그 노인이 말하기를,

 

안량, 문추를 벤 관공 아니십니까?”

 

하니, 관우가 말하기를,

 

그렇습니다.”

 

했다. 노인이 크게 기뻐하고, 집안으로 불러들였다. 관우가 말하기를,

 

수레에 아직 부인 두 분께서 계십니다.”

 

하니, 노인이 곧 아내와 딸을 불러 맞이하게 했다. 두 부인이 초당 위에 오르자 관우가 두 부인 옆에 두 손 모으고 섰다. 노인이 관우에게 앉기를 청하자 관우가 말하기를,

 

형수들께서 계시는데 어찌 감히 앉겠습니까?”

 

하니, 노인이 아내와 딸에게 두 부인을 내실로 모셔서 환대하게 했다. 노인 스스로는 초당에서 관우를 환대했다. 관우가 노인의 성명을 묻자 노인이 말하기를,

 

제 성은 호이고 이름은 화입니다. 환제 폐하 시절에 의랑을 지내다 사직하고 귀향했습니다. 지금 제 아들 호반은 영양태수 왕식의 부하로서 종사 벼슬을 하고 있습니다. 장군께서 여기에서 그곳을 통과하실 것이면 제가 서찰을 아들에게 보내겠습니다.”

 

했다. 관우가 응락했다.

 

次日早膳畢請二嫂上車取了胡華書信相別而行取路投洛陽來前至一關名東嶺關把關將姓孔名秀引五百軍兵在嶺上把守當日關公押車仗上嶺軍士報知孔秀秀出關來迎關公下馬與孔秀施禮秀曰將軍何往公曰某辭丞相特往河北尋兄秀曰河北袁紹正是丞相對頭將軍此去必有丞相文憑公曰因行期慌迫不曾討得秀曰既無文憑待我差人稟過丞相方可放行關公曰待去稟時須誤了我行程秀曰法度所拘不得不如此關公曰汝不容我過關乎秀曰汝要過去留下老小爲質

 

이튿날 아침 식사를 마치고 두 형수를 수레에 모시고 호화의 서찰을 얻어 작별하고 낙양 쪽으로 길을 잡아 떠났다. 먼저 당도한 첫번째 관문은 동령관이었다. 관문을 지키는 장수는 성이 공이고 이름이 수다. 5백 군사를 이끌고 고갯마루에서 지키고 있었다. 그날 관공이 수레를 호위해 고개를 오르자 군사들이 공수에게 알려 공수가 관문을 나와 맞이했다. 관우가 말에서 내려 공수와 인사를 나누었다. 공수가 말하기를,

 

장군은 어디로 가시오?”

 

하니, 관우가 말하기를,

 

승상께 작별하고 하북의 형을 찾아가오.”

 

했다. 공수가 말하기를,

 

하북의 원소는 바로 승상의 적수인데 이렇게 가시려면 승상의 증빙 서류가 꼭 있어야 하오.”

 

하니, 관우가 말하기를,

 

갑자기 서둘러 오느라 미처 얻지 못했소.”

 

했다. 공수가 말하기를,

 

증빙 서류가 없다면, 제가 사람을 보내 승상께 여쭌 뒤라야 갈 수 있소.”

 

하니, 관우가 말하기를,

 

그걸 기다리다 내 일정이 어긋날 것이오.”

 

했다. 공수가 말하기를,

 

법도를 따라야 하니, 이럴 수밖에 없소.”

 

하니, 관우가 말하기를,

 

네가 나를 통관시킬 수 없단 말인가?”

 

했다. 공수가 말하기를,

 

네가 정말 가려거든, 식구들을 인질로 삼든가!”

 

했다.

 

關公大怒舉刀就殺孔秀秀退入關去鳴鼓聚軍披掛上馬殺下關來大喝曰汝敢過去麼關公約退車仗縱馬提刀竟不打話直取孔秀秀挺槍來迎兩馬相交只一合鋼刀起處孔秀屍橫馬下衆軍便走關公曰軍士休走吾殺孔秀不得已也與汝等無幹借汝衆軍之口傳語曹丞相言孔秀欲害我我故殺之衆軍俱拜於馬前

 

관우가 크게 노해서 칼을 들어 공수를 죽이려 했다. 공수가 물러나 관문 안으로 들어가더니 북을 울려 군사들을 소집하고 갑옷을 걸쳐 입고 말에 올라 관문 밖으로 쇄도하며 크게 꾸짖어 말하기를,

 

네놈이 감히 통과하겠느냐!”

 

했다. 관우가 수레를 약간 물리고 칼을 움켜쥐고 말을 내달려 아무 말 없이 바로 공수에게 달려들었다. 공수가 창을 꼬나쥐고 맞섰다. 두 말이 엇갈리고 1합 만에 강한 칼을 휘두르자 공수가 죽어 말 아래에 뒹굴었다. 군사들이 급히 달아났다. 관우가 말하기를,

 

군사들은 멈추라! 공수를 어쩔 수 없이 죽였지만 너희는 상관 없다. 너희들이 내 대신 승상께, 공수가 나를 해치려 하기에 죽였다고 전해드려라.”

 

했다. 군사들이 말 앞에서 모두 절을 했다.

 

關公即請二夫人車仗出關望洛陽進發早有軍士報知洛陽太守韓福韓福急聚衆將商議牙將孟坦曰既無丞相文憑即系私行若不阻擋必有罪責韓福曰關公勇猛顏良文醜俱爲所殺今不可力敵只須設計擒之孟坦曰吾有一計先將鹿角攔定關口待他到時小將引兵和他交鋒佯敗誘他來追公可用暗箭射之若關某墜馬即擒解許都必得重賞

 

관우가 즉시 두 부인을 수레에 모시고 관문을 나와 낙양 쪽으로 출발했다. 어느 군사가 낙양태수 한복에게 알려주었다. 한복이 급히 장수들을 모아 상의했다. 부장 맹탄이 말하기를,

 

승상의 증빙 서류가 없다면 멋대로 통행하는 것인데, 만약 막지 않으면 반드시 죄책이 있을 것입니다.”

 

했다. 한복이 말하기를,

 

관우는 용맹해서 안량, 문추도 모두 죽였소. 지금 힘으로 맞설 수 없으니 반드시 계책을 세워 잡아야 하오.”

 

하니, 맹탄이 말하기를,

 

제게 한 계책이 있는데 먼저 녹각을 설치하여 관문 입구를 틀어막고 그가 오면 제가 병력을 이끌고 그와 교전하다가 거짓으로 패해 그가 쫓게 할테니 공께서 숨어서 화살을 쏘십시오. 만약 관 아무개가 낙마하는 대로 잡아서 허도에 보내면 반드시 큰 상을 받을 것입니다.”

 

했다.

 

商議停當人報關公車仗已到韓福彎弓插箭引一千人馬排列關口來者何人關公馬上欠身言曰吾漢壽亭侯關某敢借過路韓福曰有曹丞相文憑否關公曰事冗不曾討得韓福曰吾奉承相鈞命鎮守此地專一盤詰往來奸細若無文憑即系逃竄關公怒曰東嶺孔秀已被吾殺汝亦欲尋死耶韓福曰誰人與我擒之

 

대책을 상의하는데 관우의 수레가 이미 도착했다고 보고했다. 한복이 만궁과 화살을 챙겨 1천 인마를 이끌고 관문 입구에 배치하고 묻기를,

 

오는 사람은 누구요?”

 

하니, 관우가 말 위에서 몸을 굽혀 말하기를,

 

나는 한수정후 관 아무개요. 길을 지나고자 하오.”

 

했다. 한복이 말하기를,

 

조 승상의 증빙 서류는 있소?”

 

하니, 관우가 말하기를,

 

일이 번잡하여 아직 얻지 못했소.”

 

했다. 한복이 말하기를,

 

내가 승상의 명을 받들어 여기를 지키고 있소. 왕래하는 간사한 세작이 있을까 늘 자세히 검문하오. 증빙 서류가 없다면 도망치는 것과 같소.”

 

하니, 관공이 노하여 말하기를,

 

동령관의 공수를 이미 내가 죽였다. 너도 죽고 싶으냐?”

 

했다. 한복이 말하기를,

 

누가 저놈을 잡아올테냐?”

 

했다.

 

孟坦出馬輪雙刀來取關公關公約退車仗拍馬來迎孟坦戰不三合撥回馬便走關公趕來孟坦只指望引誘關公不想關公馬快早已趕上只一刀砍爲兩段關公勒馬回來韓福閃在門首盡力放了一箭正射中關公左臂公用口拔出箭血流不住飛馬徑奔韓福沖散衆軍韓福急走不迭關公手起刀落帶頭連肩斬於馬下殺散衆軍保護車仗

 

맹탄이 출마해서 쌍칼을 휘두르며 관우에게 달려들었다. 관우가 수레를 약간 물리고 말에 박차를 가해 맞이했다. 맹탄이 3합을 넘기지 못하고 말을 돌려 달아났다. 관우가 뒤쫓으니, 맹탄이 관우를 유인할 생각뿐으로 관우의 말이 얼마나 빠른지 모르고 금세 따라잡혔다. 다만 한칼에 두 동강으로 갈라졌다. 관우가 말고삐를 당겨 돌아오자 한복이 순간 문 앞에서 힘껏 활을 당겨 화살을 날리니 관우의 왼팔에 명중했다. 관우가 입으로 화살을 뽑고 피가 멈추지 않지만 쏜살같이 한복에게 달려들며 군사들을 쫓아버렸다. 한복이 미처 피하기 전 에 관우가 칼로 내리찍어 머리부터 어깨까지 쪼개져 말 아래 뒹굴었다. 관우가 군사들을 무찔러 흩어버리고 수레를 보호했다.

 

關公割帛束住箭傷於路恐人暗算不敢久住連夜投汜水關來把關將乃並州人氏姓卞名喜善使流星錘原是黃巾餘黨後投曹操撥來守關當下聞知關公將到尋思一計就關前鎮國寺中埋伏下刀斧手二百餘人誘關公至寺約擊盞爲號欲圖相害安排已定出關迎接關公公見卞喜來迎便下馬相見喜曰將軍名震天下誰不敬仰今歸皇叔足見忠義關公訴說斬孔秀韓福之事卞喜曰將軍殺之是也某見丞相代稟衷曲關公甚喜同上馬過了汜水關到鎮國寺前下馬衆僧鳴鍾出迎原來那鎮國寺乃漢明帝禦前香火院本寺有僧三十餘人內有一僧卻是關公同鄉人法名普淨

 

관우가 비단을 찢어 화살에 맞은 상처를 싸매고 도중에 몰래 해칠 흉계를 두려워하여 오래 머물지 못하고 밤을 새워 사수관 쪽으로 갔다. 사수관을 지키는 장수는 병주 출신으로 성은 변이고 이름은 희로 유성추(줄에 쇳덩이를 달아 던지는 무기)를 잘 다루었다. 원래 황건적의 잔당으로 조조에게 귀순해서 관문 수비를 맡았다. 그날 관우가 올 것이라 듣고 계책을 깊이 생각했다. 관문 앞의 진국사에 도부수 2백여 인을 매복하고 관우를 진국사로 유인해서 술잔을 던지는 것을 신호로 덮치게 하였다. 준비를 마치고 관문을 나와 관우를 영접했다. 변희가 나와 맞이하니 관우가 말에서 내려 서로 인사했다. 변희가 말하기를,

 

장군의 이름이 천하에 진동하니 누군들 우러르지 않겠습니까? 이제 황숙을 찾아가신다니 충의를 알고도 남습니다.”

 

하니. 관우가 공수와 한복을 참한 일을 이야기했다. 변희가 말하기를,

 

장군께서 그들을 죽여 마땅하십니다. 제가 승상을 뵙고 대신 속사정을 아뢰겠습니다.”

 

했다. 관우가 아주 기뻐하고 말을 타더니 함께 사수관을 지나서 진국사 앞에서 내렸다. 중들이 종을 울리고 나와서 맞이했다. 원래 이곳 진국사는 한나라 명제의 개인 사찰인데, 이 절의 중들이 3천여 인이었다. 그 가운데 한 중이 관우와 같은 고향 사람인데 법명이 보정이었다.

 

當下普淨已知其意向前與關公問訊將軍離蒲東幾年矣關公曰將及二十年矣普淨曰還認得貧僧否公曰離鄉多年不能相識普淨曰貧僧家與將軍家只隔一條河卞喜見普淨敘出鄉裏之情恐有走泄乃叱之曰吾欲請將軍赴宴汝僧人何得多言關公曰不然鄉人相遇安得不敘舊情耶普淨請關公方丈待茶

 

그때 보정이 사정을 알고 나와서 관공에게 합장하고 말하기를,

 

장군께서 포동을 떠나신지 몇 년이나 되었습니까?”

 

하니, 관우가 말하기를,

 

20년이 되오.”

 

했다. 보정이 말하기를,

 

그런데 저를 알아보시겠습니까?”

 

하니, 관우가 말하기를,

 

고향을 떠난지 오래라 못 알아보겠소.”

 

했다. 보정이 말하기를,

 

저의 집과 장군의 집은 겨우 냇물 하나 떨어져 있었습니다.”

 

했다. 변희가 보정이 고향의 정을 말하는 것을 보고 (계획이) 누설될까 두려워서 꾸짖어 말하기를,

 

내가 장군을 연회에 청하려는데 너같은 중놈이 어찌 말이 많으냐!”

 

하니, 관우가 말하기를,

 

그렇지 않소. 고향 사람끼리 만나 어찌 옛정을 말하지 않겠소?”

 

했다. 보정이 관우를 방장의 거처로 청해서 차를 대접하려 했다.

 

關公曰二位夫人在車上可先獻茶普淨教取茶先奉夫人然後請關公入方丈普淨以手舉所佩戒刀以目視關公公會意命左右持刀緊隨卞喜請關公於法堂筵席關公曰卞君請關某是好意還是歹意卞喜未及回言關公早望見壁衣中有刀斧手乃大喝卞喜曰吾以汝爲好人安敢如此卞喜知事泄大叫左右下手左右方欲動手皆被關公拔劍砍之卞喜下堂繞廊而走關公棄劍執大刀來趕卞喜暗取飛錘擲打關公關公用刀隔開錘趕將入去一刀劈卞喜爲兩段

 

관우가 말하기를,

 

두 분 부인께서 수레에 계신데 먼저 차를 바쳐야겠소.”

 

하니, 보정이 먼저 부인들에게 차를 드리도록 한 뒤에, 관공을 방장의 처소 안으로 들어오게 청하였다. 보정이 손을 들어 자신이 차고 있던 계도(중들이 차던 칼)를 가리키고 눈으로 관우를 바라보았다. 관우가 알아차리고 좌우에 명하여 칼을 가지고 바짝 붙으라고 했다. 변희가 법당에 마련한 술자리로 관우를 청하자 관우가 말하기를,

 

변군이 관 아무개를 청한 것이 좋은 뜻이오? 아니면 나쁜 뜻이오?”

 

했다. 변희가 미처 답하지 못했는데 관우가 벌써 벽의(커튼) 안에 도부수들이 숨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변희를 크게 꾸짖어 말하기를,

 

나는 너를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어찌 감히 이러느냐!”

 

하니, 변희가 일이 탄로난 것을 알고 크게 외치기를,

 

처치하라!”

 

했다. 좌우에서 바로 손을 쓰려고 할 때 관우가 칼을 뽑아 모두 베어버렸다. 변희가 마루에서 내려가 행랑을 돌아서 달아나자 관우가 칼을 버리고 큰 칼(청룡도)을 쥐고 뒤쫓았다. 변희가 몰래 관우에게 유성추를 날렸다. 관우가 칼로 유성추를 쳐서 떨어뜨리고 쫓아들어가 한칼에 변희를 두 동강으로 내었다.

 

隨即回身來看二嫂早有軍人圍住見關公來四下奔走關公趕散謝普淨曰若非吾師已被此賊害矣普淨曰貧僧此處難容收拾衣缽亦往他處雲遊也後會有期將軍保重關公稱謝護送車仗往滎陽進發滎陽太守王植卻與韓福是兩親家聞得關公殺了韓福商議欲暗害關公乃使人守住關口待關公到時王植出關喜笑相迎關公訴說尋兄之事植曰將軍於路驅馳夫人車上勞困且請入城館驛中暫歇一宵來日登途未遲關公見王植意甚殷勤遂請二嫂入城館驛中皆鋪陳了當王植請公赴宴公辭不往植使人送筵席至館驛關公因於路辛苦請二嫂晚膳畢就正房歇定令從者各自安歇飽喂馬匹關公亦解甲憩息

 

곧 몸을 돌려 두 형수를 찾아갔다. 이미 군사들이 수레를 에워싸고 있다가 관우가 오는 것을 보고 사방으로 달아났다. 관공이 그들을 쫓아서 흩어버리고 보정에게 사례하며 말하기를,

 

법사가 아니었으면 이미 도적놈에게 당했을 것이오.”

 

하니, 보정이 말하기를,

 

저는 여기에서 용납받기 어려워졌습니다. 옷과 바리를 수습해서 저 역시 다른 곳으로 구름처럼 떠돌겠습니다. 다시 만날 날이 있을 겁니다. 장군께서는 몸을 보살피십시오.”

 

했다. 관우가 감사하고 수레를 호송해서 영양 쪽으로 출발했다. 영양태수 왕식은 한복과 사돈 사이였다. 관우가 한복을 죽인 것을 듣고 관공 몰래 죽일 것을 모의하고 사람들에게 관문 입구를 지키게 했다. 관우의 도착을 기다려 왕식이 관문을 나가 기쁘고 즐거운 얼굴로 맞이했다. 관우가 형을 찾아가는 일을 이야기하자 왕식이 말하기를,

 

장군께서 길에서 말을 몰고 부인들께서도 수레를 타시느라 노곤하실테니 입성하셔서 여관에서 하룻밤 쉬시고 내일 길을 나서도 늦지 않을 것이오.”

 

했다. 관우는 왕식의 뜻이 매우 은근한 것을 보고 마침내 두 형수를 모시고 입성하여 여관에 모두 자리를 잡았다. 왕식이 관우를 연회에 청하지만 관우가 사양하고 가지 않았다. 왕식이 사람을 시켜 여관에 잔치음식을 보냈다. 관공이 길을 가느라 힘드실테니 두 형수에게 저녁식사를 마치고 큰 방에서 쉬시라고 했다. 종자들도 쉬게 하고 말들도 먹였다. 관우도 갑옷을 벗고 휴식했다.

 

卻說王植密喚從事胡班聽令曰關某背丞相而逃又於路殺太守並守關將校死罪不輕此人武勇難敵汝今晚點一千軍圍住館驛一人一個火把待三更時分一齊放火不問是誰盡皆燒死吾亦自引軍接應胡班領命便點起軍士密將幹柴引火之物搬於館驛門首約時舉事胡班尋思我久聞關雲長之名不識如何模樣試往窺之乃至驛中問驛吏曰關將軍在何處答曰正廳上觀書者是也

 

한편, 왕식이 몰래 종사 호반을 불러 명령하기를,

 

관 아무개가 승상을 배반하고 달아나서, 또한 도중에 태수와 관문 수비 장교들을 죽였으니 죽을 죄가 가볍지 않다! 그 자의 무예와 용맹은 맞서기 어렵다. 자네는 저녁에 1천 군사를 뽑아 여관을 에워싸고 병사 한 사람마다 횃불 하나 씩 들고 3경까지 기다렸다가 일제히 방화하라. 누구든 가리지 말고 모조리 불태워 죽여라! 나도 역시 스스로 군사를 이끌고 접응하겠다.”

 

했다. 호반이 명령대로 군사를 뽑아 몰래 장작 등 인화물질을 여관 문 앞에 쌓아놓고 거사할 시간을 약속했다. 호반이 곰곰이 생각하기를,‘내가 관운장의 명성을 들은지 오래이나 어떤 모습인지 모르니 시험삼아 가서 엿봐야겠다.’하고, 여관 안에 들어가서 여관의 관리에게 묻기를,

 

관 장군께서 어디 계시오?”

 

하니, (여관 관리가) 대답하기를,

 

대청 위에서 책을 보시는 분이오.”

 

했다.

 

胡班潛至廳前見關公左手綽髯於燈下憑幾看書班見了失聲歎曰真天人也公問何人胡班入拜曰滎陽太守部下從事胡班關公曰莫非許都城外胡華之子否班曰然也公喚從者於行李中取書付班班看畢歎曰險些誤殺忠良遂密告曰王植心懷不仁欲害將軍暗令人四面圍住館驛約於三更放火今某當先去開了城門將軍急收拾出城

 

호반이 몰래 대청 앞을 가서 보니, 관우가 왼손으로 수염을 매만지며 등불 아래 탁자에 기대어 책을 읽고 있었다. 호반이 보고 저도 모르게 소리를 내어 탄식하기를,

 

참으로 천인(하늘에서 내려온 사람)이시구나!”

 

했다. 관우가 누구냐 물으니, 호반이 들어가 절하며 말하기를,

 

영양태수의 부하인 종사 호반입니다.”

 

하니, 관우가 말하기를,

 

허도 성 밖에 사시는 호화의 아들이 아니오?”

 

하였다. 호반이 말하기를,

 

그렇습니다.”

 

하니, 관우가 종자를 불러 짐에서 서찰을 꺼내서 호반에게 주도록 했다. 호반이 읽고 나서 탄식하기를,

 

하마터면 충성스럽고 선량하신 분을 몰라뵙고 죽일 뻔했습니다.”

 

했다. 마침내 밀고하여 말하기를,

 

왕식이 나쁜 마음을 품고 장군을 해치려고 몰래 군사들로 여관의 사방을 포위하여 3경 무렵에 방화하려고 했습니다. 지금 제가 먼저 가서 성문을 열어 놓을테니 장군께서는 빨리 챙겨서 성을 나가십시오.”

 

했다.

 

關公大驚忙披掛提刀上馬請二嫂上車盡出館驛果見軍士各執火把聽候關公急來到城邊只見城門已開關公催車仗急急出城胡班還去放火關公行不到數裏背後火把照耀人馬趕來當先王植大叫關某休走關公勒馬大罵匹夫我與你無仇如何令人放火燒我王植拍馬挺槍徑奔關公被關公攔腰一刀砍爲兩段人馬都趕散關公催車仗速行於路感胡班不已

 

관우가 크게 놀라 서둘러 갑옷을 걸치고 칼을 쥐고 말에 올라 두 형수를 수레에 오르게 했다. 모두가 여관을 나오니 과연 군사들이 각각 횃불을 들고 대기하고 있었다. 관우가 급히 성 주변으로 가니, 벌써 성문이 열려 있었다. 관우가 수레를 재촉해서 황급히 성을 나왔다. 호반은 방화하러 되돌아갔다. 관우의 행렬이 몇리를 안 가서, 뒤에서 횃불을 비추며, 인마가 뒤쫓아왔다. 선두의 왕식이 크게 외치기를,

 

관 아무개야! 거기 서라!”

 

하니, 관우가 말고삐를 당기고 크게 욕하기를,

 

필부놈아! 나와 너는 원수가 아닌데 어째서 나를 불태워 죽이라고 했느냐?”

 

하니, 왕식이 말에 박차를 가하고 창을 꼬나잡고 관우에게 달려들었지만 관우가 한칼에 허리를 베어 두 조각내었다. 인마가 모두 달아나 흩어졌다. 관우가 수레를 재촉해서 빨리 몰아가며, 길에서 호반에게 감사해 마지 않았다.

 

行至滑州界首有人報與劉延延引數十騎出郭而迎關公馬上欠身而言曰太守別來無恙延曰公今欲何往公曰辭了丞相去尋家兄延曰玄德在袁紹處紹乃丞相仇人如何容公去公曰昔日曾言定來延曰今黃河渡口關隘夏侯惇部將秦琪據守恐不容將軍過渡公曰太守應付船只若何延曰船只雖有不敢應付公曰我前者誅顏良文醜亦曾與足下解厄今日求一渡船而不與何也延曰只恐夏侯惇知之必然罪我

 

일행이 활주의 입구에 이르자 누군가 유연에게 보고했다. 유연이 수십 기를 이끌고 성곽을 나와 영접했다. 관우가 말 위에서 몸을 숙여 말하기를,

 

태수께서 그간 무양하셨소?”

 

하니, 유연이 말하기를,

 

공께서 지금 어디로 가시려 하십니까?”

 

했다. 관우가 말하기를,

 

승상께 작별하고 제 형을 찾아 가는 길이오.”

 

하니, 유연이 말하기를,

 

현덕이 원소 진영에 있는데 원소는 곧 승상의 원수이니, (승상께서) 어찌 공이 가는 것을 용납하였겠습니까?”

 

했다. 관우가 말하기를,

 

옛날에 일찍이 승상께서 약속하셨소.”

 

하니, 유연이 말하기를,

 

지금 황하의 나루터 입구를 하후돈의 부하 장수인 진기가 지키고 있습니다. 장군이 건너가기를 막을까 두렵습니다.”

 

하였다. 관우가 말하기를,

 

태수께서 배를 내어주시는 것은 어떻겠소?”

 

하니, 유연이 말하기를,

 

배가 비록 있더라도 내어드릴 수는 없습니다.”

 

했다. 관우가 말하기를,

 

내가 전에 안량, 문추를 베어서 그대를 위기를 벗어나게 해 주었소. 오늘 건너갈 배 한 척을 구하는데 못 주겠다니 무슨 까닭이오?”

 

하니, 유연이 말하기를,

 

하후돈이 알면 틀림없이 저를 처벌할까 두렵습니다.”

 

했다.

 

關公知劉延無用之人遂自催車仗前進到黃河渡口秦琪引軍出問來者何人關公曰漢壽亭侯關某也琪曰今欲何往關公曰欲投河北去尋兄長劉玄德敬來借渡琪曰丞相公文何在公曰吾不受丞相節制有甚公文琪曰吾奉夏侯將軍將令守把關隘你便插翅也飛不過去關公大怒曰你知我於路斬戮攔截者乎琪曰你只殺得無名下將敢殺我麼關公怒曰汝比顏良文醜若何

 

관우가 유연을 보잘것 없는 인간이라고 보고 마침내 스스로 수레를 재촉해 전진했다. 황하 나루터에 이르자 진기가 군사들을 이끌고 와서 묻기를,

 

오는 사람은 누구요?”

 

했다. 관우가 말하기를,

 

한나라 수정후 관 아무개요.”

 

하니, 진기가 말하기를,

 

지금 어디로 가고자 하시오?”

 

했다. 관우가 말하기를,

 

하북으로 가서 형장이신 유현덕을 찾으려 하니, 아무쪼록 건너게 해주시오.”

 

하니, 진기가 말하기를.

 

승상의 공문은 어디에 있소?”

 

했다. 관우가 말하기를,

 

내가 승상의 승낙을 직접 받았는데 무슨 공문이 있겠오?”

 

하니, 진기가 말하기를,

 

내가 하후돈 장군의 군령을 받들어 관문을 지키고 있다. 네게 날개가 달렸을지라도 통과할 수 없다!”

 

했다. 관우가 크게 노하여 말하기를,

 

너는 내가 길을 지나오다 가로막은 자들을 베어버린 것을 알고 있느냐?”

 

하니, 진기가 말하기를,

 

네가 이름 없는 하급 장수들을 베었다고 감히 나를 죽이겠다고?”

 

하였다. 관우가 성을 내어 말하기를,

 

너 따위를 안량, 문추에 비하겠느냐?”

 

했다.

 

秦琪大怒縱馬提刀直取關公二馬相交只一合關公刀起秦琪頭落關公曰當吾者已死餘人不必驚走速備船只送我渡河軍士急撐舟傍岸關公請二嫂上船渡河渡過黃河便是袁紹地方關公所曆關隘五處斬將六員

 

진기가 크게 노해서 말을 내달려 칼을 쥐고 관공에게 곧장 덤벼들었다. 두 말이 엇갈려 단지 1합에 관우가 칼을 휘두르자 진기의 머리가 땅에 떨어졌다. 관우가 말하기를,

 

내게 맞선 자는 이미 죽었으니 나머지는 놀라 달아날 것 없다. 어서 배를 준비해서 나를 건너갈 수 있게 해라.”

 

하니, 군사들이 급히 배를 강가에 대었다. 관우가 두 형수를 배에 모시고 황하를 건넜다. 황하를 건너면 바로 원소의 땅이다. 관우가 다섯 관문을 지나며 여섯 장수를 베었다.

 

後人有詩歎曰

 

掛印封金辭漢相尋兄遙望遠途還

馬騎赤兔行千裏刀偃青龍出五關

忠義慨然沖宇宙英雄從此震江山

獨行斬將應無敵今古留題翰墨間

 

훗날 누군가 시를 지어 탄식해 이르기를,

 

관인과 금은을 모두 봉하여 승상에게 돌려주고, 형을 찾아 머나먼 길을 떠나가네.

타고가는 적토마 하루 천 리를 달리고, 청룡도 비껴들고 다섯 관문을 지난다.

놀라운 충성과 의리 온 우주에 가득차고, 영웅은 이로부터 강산을 뒤흔드네.

홀로 나아가며 장수들을 참하여 적수가 없으니, 고금에 시와 글을 남겨 전하리라.”

 

하였다.

 

關公於馬上自歎曰吾非欲沿途殺人奈事不得已也曹公知之必以我爲負恩之人矣正行間忽見一騎自北而來大叫雲長少住關公勒馬視之乃孫乾也關公曰自汝南相別一向消息若何乾曰劉辟龔都自將軍回兵之後複奪了汝南遣某往河北結好袁紹請玄德同謀破曹之計不想河北將士各相妒忌田豐尚囚獄中沮授黜退不用審配郭圖各自爭權袁紹多疑主持不定某與劉皇叔商議先求脫身之計今皇叔已往汝南會合劉辟去了恐將軍不知反到袁紹處或爲所害特遣某於路迎接將來幸於此得見將軍可速往汝南與皇叔相會

 

관우가 말 위에서 자탄하기를,

 

내가 지나는 길에서 사람을 해치려 한 게 아니고 어쩌다 부득이했지만, 조공이 알면 반드시 나를 배은망덕한 사람이라 여기겠구나.”

 

했다. 가고 있는 사이에, 갑자기 누군가 북쪽에서 말을 탄 한 사람이 달려오며 크게 외치기를,

 

운장께서는 잠깐 멈추시오!”

 

했다. 관우가 말고삐를 잡고 바라보니 바로 손건이다. 관우가 말하기를,

 

여남에서 헤어진 후에 여태 어찌 지냈는가?”

 

하니, 손건이 말하기를,

 

유벽과 공도가 장군께서 회군하신 뒤에 다시 여남을 빼앗았습니다. 저를 하북으로 보내 원소와 우호를 맺고 함께 조조를 깰 계책을 현덕께 청했습니다. 뜻밖에 하북의 장수와 선비들이 서로 시기하여, 전풍은 아직 옥중에 있고, 저수는 쫓겨나서 쓰이지 않으며, 심배와 곽도는 각자 권력을 다툽니다. 원소는 의심이 많고 주장이 일정하지 않습니다. 제가 유황숙과 상의하여 먼저 탈출할 계책을 구했습니다. 지금 황숙께서 벌써 여남으로 유벽과 회합하러 떠나셨습니다. 장군께서 모르시고 원소에게 가셨다가 해를 입으실까 두려워, 특별히 저를 보내 길에서 맞이해 데려오라 하셨습니다. 다행히 이렇게 만났습니다. 장군께서 어서 여남으로 가셔서 황숙을 만나십시오.”

 

하였다.

 

關公教孫乾拜見夫人夫人問其動靜孫乾備說,“袁紹二次欲斬皇叔今幸脫身往汝南去了夫人可與雲長到此相會二夫人皆掩面垂淚關公依言不投河北去徑取汝南來正行之間背後塵埃起處一彪人馬趕來當先夏侯惇大叫關某休走正是六將阻關徒受死一軍攔路複爭鋒

 

관우가 손건 더러 두 부인께 인사드리라 했다. 부인들이 그간의 동정을 묻자 손건이 자세히 이야기하기를,

 

원소가 두번이나 황숙을 베려 했으나 다행히 벗어나 여남으로 떠났습니다. 부인들께서는 운장과 함께 거기에서 (유황숙을) 만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라고 하니, 두 부인은 모두 얼굴을 가리고 눈물 흘렸다. 관공이 (손건의) 말에 따라, 하북으로 가지 않고 곧장 여남으로 갔다. 가고 있는데 뒤에서 먼지가 자욱히 일어나고 한 무리 인마들이 뒤쫓아왔다. 선두의 하후돈이 크게 외치기를,

 

관 아무개야! 거기 서라!”

 

했다. 이야말로, 여섯 장수가 관우를 막아서다가 헛되이 죽었는데, 한 무리 군사들이 길을 막고 다시 싸우려 하네.

 

畢竟關公怎生脫身且聽下文分解

 

과연 관공은 어떻게 벗어날까? 다음 회의 이야기를 들으면 풀릴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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