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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현서당지 제671호 견마지년(犬馬之年)

진현서당 주간지/2024 진현서당지

by 진현서당 2024. 10. 3.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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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말의 나이란 뜻으로 윗사람에게 자신의 나이 또는 자신을 낮추어 이르는 말이다.

 

 : 개 견
 : 말 마
 : 어조사 지
 : 해 년

 

견마지년(犬馬之年), 이게 무슨 뜻일까요? 문자 그대로 번역(飜譯)하면 "개와 말의 나이"인데, 갑자기 무슨 동물농장이 생각나나요? 아니에요, 이건 한나라의 충신 조충국(趙充國)이 황제 선제(宣帝)에게 쓴 아주 겸손하고 충성스러운 표현이에요.

한서(漢書)조충국전(趙充國傳)에 따르면, 조충국(趙充國)은 나이가 일흔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전장에 나가 강족(羌族)을 토벌하기 위한 계책을 황제에게 올렸다. 당시 그는 무조건적인 진격보다는 둔전(屯田)을 시행하여 장기전을 대비할 것을 제안했다. 이때 자신의 지위와 나이에 대해 겸손하게 표현하며, 자신을 '견마지치(犬馬之齒)'라 낮추어 말했다. 그는 "臣位至上卿, 爵爲列侯, 犬馬之齒七十六"이라 하여, 상경(上卿)의 지위에 올랐고, 열후(列侯)에 가까운 지위를 얻었으며 나이는 이미 개와 말 같은 일흔여섯이라 밝혔다. 또한, 황제의 명을 따르다 죽어서 구렁에 굴러도 상관없다는 의미로 "爲明詔填溝壑, 死骨不朽, 亡所顧念"라 말하며 자신의 충성을 강조하였다. 이렇게 조충국(趙充國)은 충성심을 나름 코믹하고 겸손하게 표현했죠.

'견마지년(犬馬之年)'은 바로 여기서 유래된 표현이에요. 상대를 높이고 자신을 개나 말에 비유하면서 낮추는 겸손(謙遜)의 말이에요. , 그리고 비슷한 표현으로는 '견마지치(犬馬之齒)''견마지령(犬馬之齡)'이 있어요. 이 모든 표현이 결국은 "제가 하찮은 존재라 오직 폐하의 명만 따르겠습니다"라는 뜻으로, 조충국 같은 충신들이 자기 존재를 낮춰 상대방을 존귀하게 만드는 데 사용한 거죠.

조충국(趙充國)은 그 나이에 전장에 나가서도, "저 개나 말처럼 늙었지만, 폐하를 위해 싸우겠습니다!"라며 충성을 다했어요. 그리고 그의 말을 들은 황제는 어땠을까요? 아마 속으로는 "이 양반이 나이를 저렇게까지 낮춰서 나를 높이네?"라고 흐뭇해하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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