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연의 나관중/제7권 삼국지연의 나관중

제69회 주역으로 점친 관로는 기미를 알아채고, 한나라 역적을 치려던 다섯 신하는 절개를 지켜 죽다.

진현서당 2024. 10. 23. 14:51

 

 

第六十九回

蔔周易管輅知機 討漢賊五臣死節三國志演義

 

69

주역으로 점친 관로는 기미를 알아채고, 한나라 역적을 치려던 다섯 신하는 절개를 지켜 죽다.

 

卻說當日曹操見黑風中群屍皆起驚倒於地須臾風定群屍皆不見左右扶操回宮驚而成疾

 

각설, 그날 조조는 검은 바람이 불며 시체들이 모두 일어나는 것을 보고 놀라 바닥에 쓰러졌다. 잠시 뒤 바람이 멎자 시체들은 모두 보이지 않았다. 좌우 사람들이 조조를 부축해 궁궐로 돌아오지만 놀란 탓에 병이 생겼다.

 

後人有詩贊左慈曰

 

飛步淩雲遍九州

獨憑遁甲自遨遊

等閑施設神仙術

點悟曹瞞不轉頭

 

뒷사람이 시를 지어 좌자를 찬양하기를,

 

날아올라 구름을 넘어 구주를 두루 돌아서,

오로지 둔갑술에 의지해 스스로 노니네.

아무렇지 않게 신선의 술법을 펼치고,

놀라서 조조 놈이 고개도 못 돌리게 하네.”

 

했다.

 

曹操染病服藥無愈適太史丞許芝自許昌來見操操令芝蔔易芝曰大王曾聞神蔔管輅否操曰頗聞其名未知其術汝可詳言之

 

조조가 병이 들어 약을 먹어도 낫지 않았다. 마침 태사승(천문청 또는 기록청 관리) 허지가 허창에서 조조를 찾아왔다. 조조가 허지에게 주역 점을 치게 했다. 허지가 말하기를,

 

대왕께서는 일찍이 신통한 점쟁이 관로의 소문을 듣지 못하셨습니까?”

 

하니, 조조가 말하기를,

 

그 명성을 듣긴 하였으나 아직 그 재주를 모르오. 자세히 말해보시오.”

 

했다.

 

芝曰管輅字公明平原人也容貌粗醜好酒疏狂其父曾爲琅琊即丘長輅自幼便喜仰視星辰夜不肯寐父母不能禁止常雲家雞野鵠尚自知時何況爲人在世乎與鄰兒共戲輒畫地爲天文分布日月星辰及稍長即深明周易》,仰觀風角數學通神兼善相術琅琊太守單子春聞其名召輅相見時有坐客百餘人皆能言之士輅謂子春曰輅年少膽氣未堅先請美酒三升飲而後言子春奇之遂與酒三升

 

허지가 말하기를,

 

관로의 자는 공명이고 평원 사람입니다. 용모는 거칠고 추한데다 술을 좋아하고 자유분방합니다. 그 아버지가 일찍이 낭야군 즉구의 장이었습니다. 관로가 어려서부터 하늘의 별들을 우러러 보기를 좋아해 밤에 잠을 자지 않았으나 부모가 금지할 수 없었습니다. 늘 이르기를, ‘집안의 닭이나 들판의 고니도 오히려 스스로 때를 알거늘, 하물며 사람이 되어 세상을 살면서 때를 모르느냐?’했습니다. 이웃 아이들과 함께 놀 적에도 관로는 땅에 하늘의 형상을 그려 일월성신(日月星辰)을 펼쳐놓았습니다. 이윽고 조금 자라자 주역을 깊이 밝히고 바람 기미를 우러러 살피며 수학에 신통하였고 관상도 잘 보았습니다. 낭야 태수 선자춘이 그 명성을 듣고 관로를 불러 만났습니다. 그때 둘러앉은 손님들이 백여 명이었는데 모두 언변이 뛰어난 사람들이었습니다. 관로가 자춘에게 말하기를, ‘제가 나이 어려 담력이 아직 굳세지 못하니 먼저 좋은 술 석 되를 주시면 마신 뒤에 말씀드리겠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자춘이 기특하게 여겨 곧 술 석 되를 주었습니다.

 

飲畢輅問子春今欲與輅爲對者若府君四座之士耶子春曰吾自與卿旗鼓相當於是與輅講論輅亹亹而談言言精奧子春反覆辯難輅對答如流從曉至暮酒食不行子春及衆賓客無不歎服於是天下號爲神童後有居民郭恩者兄弟三人皆得躄疾請輅蔔之輅曰卦中有君家本墓中女鬼非君伯母即叔母也昔饑荒之年謀數升米之利推之落井以大石壓破其頭孤魂痛苦自訴於天故君兄弟有此報不可禳也郭恩等涕泣伏罪

 

(술을) 다 마시자 관로가 자춘에게 묻기를, ‘지금 저와 마주하시려 하심은 부군께서 사방에 앉은 인물들의 경우와 같습니까?’라고 물었습니다. 자춘이 말하기를, ‘내 스스로 그대와 실력을 겨루려 하오.’라고 했습니다. 이에 자춘이 관로와 더불어 주역의 이치를 강론했습니다. 관로가 쉬지 않고 이야기해도 하는 말마다 정밀하고 심오했습니다. 자춘이 어려운 질문을 되풀이했지만 관로의 대답은 물 흐르듯 하였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술과 음식을 먹고 마시지 않았습니다. 자춘과 손님들은 탄복하지 않는 이가 없었습니다. 이로부터 천하에서 그를 일컬어 신동이라 했습니다. 뒷날 주민 가운데 곽은이란 사람이 있었는데 형제 세 사람이 모두 앉은뱅이가 되어 관로를 불러 점치게 했습니다. 관로가 말하기를, ‘점괘를 보니 그대 집안의 무덤 안에 여자 귀신이 있는데 그대의 백모 아니면 숙모이겠소. 지난 흉년에 몇 되의 쌀을 탐하여 우물 안에 그 사람을 밀어 넣고 머리를 큰 돌로 으깨버려서 외로운 귀신이 고통스러워 하늘에 호소했소. 그래서 그대 형제가 이런 응보를 받은 것이니 물리칠 수 없소.’라고 했습니다. 곽은 등이 눈물을 흘리며 죄를 빌었습니다.

 

安平太守王基知輅神蔔延輅至家適信都令妻常患頭風其子又患心痛因請輅蔔之輅曰此堂之西角有二死屍一男持矛一男持弓箭頭在壁內腳在壁外持矛者主刺頭故頭痛持弓箭者主刺胸腹故心痛乃掘之入地八尺果有二棺一棺中有矛一棺中有角弓及箭木俱已朽爛輅令徙骸骨去城外十裏埋之妻與子遂無恙

 

안평 태수 왕기는 관로가 신통한 점쟁이임을 알고 그를 집으로 불렀습니다. 마침 신도 현령의 아내가 늘 두통을 앓는데다 그 아들도 가슴 병을 앓아서, 관로를 불러 점치게 하였습니다. 관로가 말하기를, ‘이 집의 서쪽에 시체가 두 구 있소. 한 사내는 창을 가졌고 다른 사내는 활과 화살을 갖고 있소. 머리는 벽 속에 있고 다리는 벽 밖에 있소. 창을 가진 자가 주로 머리를 찔러 머리가 아프고, 활과 화살을 가진 자는 주로 가슴과 배를 찔러 그래서 가슴이 아픈 것이오.’라고 했습니다. 이에 땅을 파서 여덟 자를 들어가니 과연 두 개의 관이 있었습니다. 관 하나 속에는 창이, 다른 관 하나 속에는 각궁과 화살이 있었는데 나무는 이미 썩어 문드러졌습니다. 관로가 해골을 성 밖 십 리에 옮겨 묻어주게 하자, 그 아내와 아들이 마침내 아무 탈이 없게 되었습니다.

 

館陶令諸葛原遷新興太守輅往送行客言輅能覆射諸葛原不信暗取燕卵蜂窠蜘蛛三物分置三盒之中令輅蔔之卦成各寫四句於盒上其一曰含氣須變依乎宇堂雌雄以形羽翼舒張此燕卵也其二曰家室倒懸門戶衆多藏精育毒得秋乃化此蜂窠也其三曰觳觫長足吐絲成羅尋網求食利在昏夜此蜘蛛也滿座驚駭

 

관도 현령 제갈원이 신흥 태수가 되어 관로가 배웅하러 갔습니다. 손님들은 관로가 그릇을 엎어놓고 숨긴 물건을 잘 알아맞춘다고 말했지만 제갈원이 믿지 않고, 몰래 제비 알, 벌집, 거미 세 가지를 세 개의 함 속에 넣어놓고 관로에게 점을 치라고 했습니다. (관로가) 점괘를 완성하더니 함 위에다 각각 네 구절을 썼습니다. 그 하나에 이르기를, ‘기운을 품어 반드시 변하고 집 처마에 의지하구나. 암수가 모양을 이뤄 날개가 펴지네. 이것은 제비 알이다.’하고, 그 둘째에는, ‘사는 집이 거꾸로 매달리고 드나드는 문이 많구나. 정기를 쌓아 독을 길러 가을이 되면 모습이 바뀌니, 이는 바로 벌집이다.’하였고, 그 셋째에는, ‘벌벌 떨며 다리를 펼치고 실을 토해 그물을 만드네. 그물 위에서 먹이를 구하니 어두운 밤이 좋겠네. 이것은 거미다.’라고 했습니다. 자리에 가득 앉은 손님들이 모두 놀랐습니다.

 

鄉中有老婦失牛求蔔之輅判曰北溪之濱七人宰烹急往追尋皮肉尚存老婦果往尋之七人於茅舍後煮食皮肉猶存婦告本郡太守劉邠捕七人罪之因問老婦曰汝何以知之婦告以管輅之神蔔劉邠不信請輅至府取印囊及山雞毛藏於盒中令蔔之輅蔔其一曰內方外圓五色成文含寶守信出則有章此印囊也其二曰岩岩有鳥錦體朱衣羽翼玄黃鳴不失晨此山雞毛也劉邠大驚遂待爲上賓

 

마을의 늙은 부인이 소를 잃고 점을 쳐 달라고 하자, 관로가 판단해 말하기를, ‘북쪽 시냇가에서 일곱 사람이 소를 잡아 삶고 있소. 빨리 가서 찾으면 가죽과 고기는 아직 남아 있을 것이오.’라고 했습니다. 노부인이 과연 가서 찾으니 일곱 사람이 움막 뒤에서 끓여 먹는데 가죽과 고기가 아직 남아 있었습니다. 부인이 그 고을 태수 유빈에게 고하니 일곱 사람을 붙잡아 벌주고, 노부인에게 어떻게 알아내었소?’하고 물었습니다. 부인이 관로의 신통한 점술을 고하니, 유빈이 믿지 않고 관로를 부중으로 불러서, 도장주머니와 멧닭의 깃털을 함 속에 넣고 점치게 했습니다. 관로가 첫째 함을 점치기를, ‘안은 네모지고 바깥은 둥글며 오색으로 글을 이루는구나. 보물을 담고 신의를 지키며 나오면 규정을 만드네. 이것은 도장주머니다.’라 하고, 둘째 함을 점치기를, ‘바위마다 새가 있어, 비단 몸에 붉은 옷이라. 날개는 검고 누렇고, 그 울음은 아침을 놓치지 않네. 이것은 멧닭의 깃털이다.’라고 했습니다. 유빈이 크게 놀라 마침내 상빈으로 대했습니다.

 

一日出郊閑行見一少年耕於田中輅立道傍觀之良久問曰少年高姓貴庚答曰姓趙名顏年十九歲矣敢問先生爲誰輅曰吾管輅也吾見汝眉間有死氣三日內必死汝貌美可惜無壽趙顏回家急告其父父聞之趕上管輅哭拜於地曰請歸救吾子輅曰此乃天命也安可禳乎父告曰老夫止有此子望乞垂救趙顏亦哭求

 

하루는 성 밖을 나가 한가히 걷다가, 한 소년이 밭을 갈고 있는 것을 보고, 관로가 길가에 서서 한참 살펴보았습니다. (관로가) 묻기를, ‘소년은 이름과 나이가 어찌 되시오?’하니, 소년이 답하기를, ‘성은 조이고, 이름은 안이며, 나이는 열아홉입니다. 감히 묻건대 선생은 누구십니까?’했습니다. 관로가 말하기를, ‘나는 관로요. 내가 보니 그대의 미간에 죽음의 기운이 있어 사흘 안에 반드시 죽을 것이오. 그대의 용모가 아름다운데 오래 살지 못해 아깝구려.’라고 말했습니다. 조안이 집으로 돌아가 급히 그 아버지에게 고했습니다. 아버지가 듣고 관로를 뒤따라가서 통곡하며 땅에 엎드려, ‘돌아가 제 아들을 구해 주시오!’라고 했습니다. 관로가 말하기를, ‘이것은 천명인데 어찌 피하겠소?’라고 하자, 부친은, ‘늙은이에게 이 아들이 있을 뿐이오. 제발 구해주시기 바라오!’라고 했습니다. 조안도 통곡하며 부탁했습니다.

 

輅見其父子情切乃謂趙顏曰汝可備淨酒一瓶鹿脯一塊來日齎往南山之中大樹之下看盤石上有二人弈棋一人向南坐穿白袍其貌甚惡一人向北坐穿紅袍其貌甚美汝可乘其弈興濃時將酒及鹿脯跑進之待其飲食畢汝乃哭拜求壽必得益算矣但切勿言是吾所教老人留輅在家次日趙顏攜酒脯杯盤入南山之中約行五六裏果有二人於大松樹下盤石上著棋全然不顧趙顏跪進酒脯二人貪著棋不覺飲酒已盡趙顏哭拜於地而求壽二人大驚

 

관로는 그들 부자의 애절한 모습을 보고 마침내 조안에게 말하기를, ‘그대는 맑은 술 한 병과 사슴 육포 한 덩이를 준비하여, 내일 남산 속 큰 나무 아래를 찾아가면 반석 위에서 두 사람이 바둑을 두고 있는 것을 볼 것이오. 한 사람은 남쪽을 바라보고 앉아 흰 도포를 입었는데 그 용모가 심히 추할 것이고, 다른 한 사람은 북쪽을 바라보고 앉아 붉은 도포를 입었는데 그 용모가 몹시 아름다울 것이오. 그대는 그 바둑이 한창 흥이 난 틈을 타서 술과 사슴 육포를 무릎 꿇고 바치시오. 그 음식을 다 먹기를 기다려 바로 흐느끼며 엎드려 오래 살게 해 달라고 부탁하면 반드시 (수명을) 더해 줄 것이오. 다만 절대로 내가 가르쳤다고 말해선 안 되오.’라고 했습니다. 노인은 관로를 집에 머물게 하고, 다음날 조안이 술과 육포, 술잔과 쟁반을 가지고 남산으로 갔습니다. 5, 6리를 가자 과연 두 사람이 큰 소나무 아래 너럭바위 위에서 바둑을 두고 있었습니다. 그들이 전혀 돌아보지 않는데 조안이 무릎 꿇고 슬과 육포를 바쳤습니다. 두 사람은 바둑에 열중해서 저도 모르게 술을 다 마셨습니다. 조인이 울며 땅에 엎드려 목숨을 구하니 두 사람이 크게 놀랐습니다.

 

穿紅袍者曰此必管子之言也吾二人既受其私必須憐之穿白袍者乃於身邊取出簿籍檢看謂趙顏曰汝今年十九歲當死吾今於十字上添一九字汝壽可至九十九回見管輅教再休泄漏天機不然必致天譴穿紅者出筆添訖一陣香風過處二人化作二白鶴沖天而去趙顏歸問管輅輅曰穿紅者南鬥也穿白者北鬥也顏曰吾聞北鬥九星何止一人輅曰散而爲九合而爲一也北鬥注死南鬥注生今已添注壽算子複何憂父子拜謝自此管輅恐泄天機更不輕爲人蔔此人現在平原大王欲知休咎何不召之

 

붉은 도포를 입은 이가 말하기를, ‘이것은 틀림없이 관로가 말한 것이오. 우리 두 사람이 이미 그의 사정을 받았으니 그를 가련히 여겨야겠소.’라고 말했습니다. 하얀 도포를 입은 이가 이에 품속에서 장부를 꺼내어 살피더니 조안에게 이르기를, ‘그대는 올해 열아홉에 죽어야 하는데, 내 지금 열 십 자 위에 아홉 구 자를 더 할 것이니 그대의 수명이 아흔 아홉 살에 이를 것이오. 돌아가 관로를 만나거든 다시는 천기를 누설하지 말라 하시오. 그렇지 않으면 반드시 천벌을 받을 것이오.’라고 했습니다. 붉은 옷을 입은 이가 붓을 꺼내어 한 자를 더하자, 한바탕 향기로운 바람이 지나가고 두 사람은 백학 두 마리가 되어 하늘로 치솟아 사라졌습니다. 조안이 돌아가 관로에게 묻자 관로가 말하기를, ‘붉은 옷을 입은 이는 남두성이요 흰 옷을 입은 이는 북두성이오.’라고 했습니다. 조안이 말하기를, ‘제가 알기에는 북두는 아홉 개의 별인데 어찌 한 사람뿐이었습니까?’라고 하니, 관로가 말하기를, ‘흩어지면 아홉이 되고 합치면 하나가 되오. 북두는 죽음을 맡고 남두는 생명을 맡고 있소. 이제 이미 수명을 늘려 주었으니 그대는 다시 무엇을 걱정하겠소?’라고 했습니다. 부자는 절을 올리며 고마워했습니다. 이로부터 관로는 천기를 누설할까 두려워 다시는 함부로 남을 위해 점을 치지 않았습니다. 그 사람이 현재 평원 고을에 사는데 대왕께서 길흉을 아시고자 하신다면 어찌하여 그를 부르지 않습니까?”

 

했다.

 

操大喜即差人往平原召輅輅至參拜訖操令蔔之輅答曰此幻術耳何必爲憂操心安病乃漸可操令蔔天下之事輅蔔曰三八縱橫黃豬遇虎定軍之南傷折一股又令蔔傳祚修短之數輅蔔曰獅子宮中以安神位王道鼎新子孫極貴操問其詳輅曰茫茫天數不可預知待後自驗操欲封輅爲太史輅曰命薄相窮不稱此職不敢受也操問其故答曰輅額無生骨眼無守睛鼻無梁柱腳無天根背無三甲腹無三壬只可泰山治鬼不能治生人也

 

조조가 크게 기뻐하여 즉시 사람을 평원으로 보내어 관로를 불렀다. 관로가 도착해 인사를 마치자 조조가 (자신의 병을) 점치게 했다. 관로가 답하기를,

 

이것은 사람의 눈을 속이는 마술일 뿐인데 어찌 반드시 무엇을 걱정하시겠습니까?”

 

하니, 조조가 안심하더니 병이 점점 나았다. 조조가 천하의 일을 점치라 명하니, 관로가 점을 쳐서 말하기를,

 

“38(건안 24)에 종횡하던 누런 멧돼지가 범을 만나겠군요. 정군산의 남쪽에서 넓적다리 같은 신하를 잃겠습니다.”

 

했다. 조조가 또한 자손들의 운수를 점치게 했다. 관로가 점을 쳐 말하기를,

 

사자궁 안에 신위를 놓게 되니 왕도가 혁신되어 자손이 극히 귀하게 되겠습니다.”

 

했다. 조조가 자세한 것을 묻자 관로가 말하기를,

 

아득한 하늘의 운수를 미리 알 수는 없습니다. 뒷날을 기다리면 저절로 증험할 수 있습니다.”

 

했다. 조조가 관로를 태사에 봉하려 하자 관로가 말하기를,

 

제 명운이 박하고 생김새가 궁해서 이런 벼슬이 알맞지 않아 감히 받아드릴 수가 없습니다.”

 

했다. 조조가 그 까닭을 묻자 관로가 답하기를,

 

제 이마는 장수할 골상이 없고 제 눈에는 정기가 없으며 제 코에는 콧대가 없고 다리는 발꿈치가 없습니다. 등에는 삼갑(장수할 징표)이 없고 배에는 삼임(장수할 징표)이 없습니다. 다만 태산에서 귀신을 다스릴 수는 있으나 산 사람을 다스릴 수는 없습니다.”

 

했다.

 

操曰汝相吾若何輅曰位極人臣又何必相再三問之輅但笑而不答操令輅遍相文武官僚輅曰皆治世之臣也操問休咎皆不肯盡言

 

조조가 말하기를,

 

그대가 보기에 내 관상은 어떻소?”

 

하니, 관로가 말하기를,

 

지위가 이미 신하로서 지극하시거늘 어찌 반드시 관상을 보시려 하십니까?”

 

했다. 거듭 묻지만 관로는 웃기만 할 뿐 대답하지 않았다. 조조가 문무 관리들의 관상을 두루 보게 하자 관로가 말하기를,

 

모두 세상을 다스릴 만한 신하들입니다.”

 

했다. 조조가 길흉을 묻지만 모든 것을 말하지는 않으려 했다.

 

後人有詩贊曰

 

平原神蔔管公明能算南辰北鬥星

八封幽微通鬼竅六爻玄奧究天庭

預知相法應無壽自覺心源極有靈

可惜當年奇異術後人無複授遺經

 

뒷사람이 시를 지어 찬양하기를,

 

평원의 신통한 점쟁이 관로가, 능히 남두성과 북두성을 헤아렸네.

팔괘로써 은밀하게 귀신과도 통하고, 육효로써 깊이 하늘의 뜻을 궁구했네.

관상을 보고 오래 살지 못함을 미리 알았고, 스스로 마음이 극히 신령함을 깨달았네.

아깝다. 그때 기이한 술법을 펼쳤지만, 뒷날 사람들은 그 경전을 얻지 못했네.”

 

라고 했다.

 

操令蔔東吳西蜀二處輅設卦雲東吳主亡一大將西蜀有兵犯界操不信忽合淝報來東吳陸口守將魯肅身故操大驚便差人往漢中探聽消息不數日飛報劉玄德遣張飛馬超兵屯下辨取關操大怒便欲自領大兵再入漢中令管輅蔔之輅曰大王未可妄動來春許都必有火災

 

조조가 명하여 동오와 서촉 두 곳을 점치게 했다. 관로가 점괘를 이야기하기를,

 

동오의 군주는 대장 하나를 잃겠고, 서촉은 병력을 동원해 경계를 침범하겠습니다.”

 

했다. 조조가 믿지 않는데 문득 합비에서 보고가 들어오기를,

 

동오의 육구를 수비하던 장수 노숙이 죽었습니다.”

 

했다. 조조가 크게 놀라 곧 사람을 한중으로 보내 소식을 탐지하게 했다. 며칠 안 되어 급보가 오기를, 유비가 장비와 마초를 보내어 하판에 병력을 주둔해 관문을 점령하려 한다고 했다. 조조가 크게 노해 곧 스스로 대군을 이끌고 한중으로 들어가려 하며, 관로에게 이를 점치게 했다. 관로가 말하기를,

 

대왕께서 아직 함부로 움직이시면 안 됩니다. 오는 봄에 반드시 허도에 화재가 있겠습니다.”

 

했다.

 

操見輅言累驗故不敢輕動留居鄴郡使曹洪領兵五萬往助夏侯淵張郃同守東川又差夏侯惇兵三萬於許都來往巡警以備不虞又教長史王必總督禦林軍馬主簿司馬懿曰王必嗜酒性寬恐不堪任此職操曰王必是孤披荊棘曆艱難時相隨之人忠而且勤心如鐵石最足相當遂委王必領禦林軍馬屯於許都東華門外時有一人姓耿名紀字季行洛陽人也舊爲丞相府掾後遷侍中少府與司直韋晃甚厚見曹操進封王爵出入用天子車服心甚不平

 

조조가 관로의 말이 여러 번 맞아떨어짐을 보고 감히 가벼이 움직이지 못하고. 업군에 머물러서 조홍에게 병력 5만을 거느리고 하후연과 장합을 도와서 함께 동천을 지키라 했다. 또한 하후돈을 보내어 병력 3만으로 허도에서 순찰을 돌며 뜻밖의 일에 대비하게 했다. 그리고 장사 벼슬의 왕필로 하여금 어림군을 총독하게 했다. 주부 벼슬의 사마의가 말하기를,

 

왕필은 술 마시기를 좋아하고 성미가 느긋해 그 직무를 감당하지 못할까 두렵습니다.”

 

하니, 조조가 말하기를,

 

왕필은 내가 가시밭길처럼 어렵던 때에 따르던 사람인데다 충성스럽고 근면하며 마음이 철석같아 가장 알맞은 사람이오.”

 

했다. 마침내 왕필에게 맡겨 어림군을 허도의 동화문 밖에 주둔하게 했다. 이때 한 사람이 있었으니 성은 경이고 이름은 기이며 자는 계행으로 낙양 사람이다. 예전에 승상부의 관리를 지내다가 시중소부로 자리를 옮겼는데, 사직 벼슬의 위황과 매우 사이가 좋았다. 그는 조조가 왕의 작위를 받고 출입 시에 천자의 복장을 하는 것을 보고 마음속으로 몹시 불평하였다.

 

時建安二十三年春正月耿紀與韋晃密議曰操賊奸惡日甚將來必爲篡逆之事吾等爲漢臣豈可同惡相濟韋晃曰吾有心腹人姓金名禕乃漢相金日磾之後素有討操之心更兼與王必甚厚若得同謀大事濟矣耿紀曰他既與王必交厚豈肯與我等同謀乎韋晃曰且往說之看是如何於是二人同至金禕宅中禕接入後堂坐定晃曰德偉與王長史甚厚吾二人特來告求禕曰所求何事晃曰吾聞魏王早晚受禪將登大寶公與王長史必高遷望不相棄曲賜提攜感德非淺禕拂袖而起

 

때는 건안 이십삼 년 봄 정월에 경기가 위황과 더불어 몰래 의논해 말하기를,

 

조조 역적이 날이 갈수록 더욱 간악해지니 장차 반드시 찬역을 저지를 것이오. 우리가 한나라 신하이거늘 어찌 악당을 돕겠소?”

 

하니, 위황이 말하기를,

 

내게 심복이 있으니 성은 김이요 이름은 위인데 바로 한나라 재상이던 김일제의 후예요. 평소에 조조를 토벌할 마음을 갖고 있소. 게다가 왕필과 교분이 몹시 두텁소. 만약 함께 모의할 수 있다면 대사가 이뤄질 것이오.”

 

했다. 경기가 말하기를,

 

그가 이미 왕필과 교분이 두터운데 어찌 우리와 기꺼이 공모하겠소?”

 

하니, 위황이 말하기를,

 

일단 찾아가서 말해보고 어찌하나 봅시다.”

 

했다. 이에 두 사람이 함께 김위의 집으로 갔다. 김위가 후당으로 맞아들여 자리에 앉자, 위황이 말하기를,

 

덕위(김위)께서 왕 장사(왕필)와 몹시 교분이 두텁다 하기에, 우리 두 사람이 특별히 부탁드리러 왔소.”

 

하니, 김위가 말하기를,

 

부탁하실 일이 무엇이오?”

 

했다. 위황이 말하기를,

 

내가 듣자니 위왕(조조)께서 조만간 선위를 받으셔서 장차 대보(황제의 자리)에 오르신다면 공께서 왕 장사와 더불어 틀림없이 높은 벼슬로 옮기시겠지요. 바라건대 저희를 버리지 마시고 손을 내밀어 주시면 은덕을 결코 잊지 않겠소!”

 

하니, 김위가 옷소매를 털며 일어섰다.

 

適從者奉茶至便將茶潑於地上晃佯驚曰德偉故人何薄情也禕曰吾與汝交厚爲汝等是漢朝臣宰之後今不思報本欲輔造反之人吾有何面目與汝爲友耿紀曰奈天數如此不得不爲耳禕大怒耿紀韋晃見禕果有忠義之心乃以實情相告曰吾等本欲討賊來求足下前言特相試耳禕曰吾累世漢臣安能從賊公等欲扶漢室有何高見晃曰雖有報國之心未有討賊之計禕曰吾欲裏應外合殺了王必奪其兵權扶助鑾輿更結劉皇叔爲外援操賊可滅矣

 

마침 하인이 차를 내어 온 것을 (김위가) 곧바로 바닥에 내던져 버렸다. 위황이 놀란 척하며 말하기를,

 

덕위(김위)께서 아는 사람에게 어찌 이리 박정하시오?”

 

하니, 김위가 말하기를,

 

내가 그대와 친분을 쌓은 것은 그대가 한나라 신하의 후예이기 때문이었소. 이제 (한나라에) 보답할 생각은 않고 반역자를 도우려 하니 내 무슨 면목으로 그대와 벗하겠소?”

 

했다. 경기가 말하기를,

 

아무래도 하늘의 운수가 이러하거늘 어쩔 수 없지 않겠소!”

 

하니, 김위가 크게 화를 냈다. 경기와 위황은 김위에게 과연 충의로운 마음이 있음을 보고, 이에 (찾아온) 참뜻을 알려 말하기를,

 

우리는 본래 역적을 토벌할 마음을 가지고 족하께 부탁하러 온 것이오. 앞서 한 말들은 일부러 떠본 것이오.”

 

하니, 김위가 말하기를,

 

우리 집안은 대대로 한나라 신하이거늘 어찌 역적을 따르겠소? 공들께서 한실을 돕고자 하신다니 무슨 고견이 있소?”

 

하니, 위항이 말하기를,

 

비록 나라에 보답할 마음은 있으나 아직 역적을 토벌할 계책은 없소이다.”

 

했다. 김위가 말하기를,

 

우리가 안팎으로 힘을 합쳐 왕필을 죽이고 그 병권을 빼앗아 임금을 돕고 또한 유 황숙과 연결해서 외부에서 돕게 하면 조조 도적놈을 없앨 수 있소.”

 

했다.

 

二人聞之撫掌稱善禕曰我有心腹二人與操賊有殺父之仇現居城外可用爲羽翼耿紀問是何人禕曰太醫吉平之子長名吉邈字文然次名吉穆字思然操昔日爲董承衣帶詔事曾殺其父二子逃竄遠鄉得免於難今已潛歸許都若使相助討賊無有不從耿紀韋晃大喜金禕即使人密喚二吉須臾二人至禕具言其事二人感憤流淚怨氣沖天誓殺國賊

 

두 사람이 듣더니 손뼉을 치며 칭찬했다. 김위가 말하기를,

 

내게 심복 두 사람이 있는데, 조조 역적과는 부친을 죽인 원수가 되어 현재 성 밖에 머물고 있으니 도움으로 쓸 수 있소.”

 

했다. 경기가 그가 누구인지 물으니, 김위가 말하기를,

 

태의 길평의 아들들인데 장남은 이름이 길막이고, 자가 문연이요, 차남은 이름이 길목이고, 자가 사연이오. 조조가 지난 날 동승의 의대 속 밀조 사건에 연루해서 일찍이 그 부친을 죽였소. 두 아들은 멀리 달아나 겨우 어려움을 벗어났다가 지금은 몰래 허도로 돌아와 있소. 만약 그들에게 역적을 토벌하는 것을 도우라 하면 따르지 않을 리 없소.”

 

했다. 경기와 위황이 크게 기뻐했다. 김위가 즉시 사람을 시켜 몰래 길막과 길목 두 사람을 불렀다. 잠시 뒤 두 사람이 도착하자 김위가 그 일을 자세히 말했다. 두 사람이 분함을 느껴서 눈물을 흘리며 원한이 하늘을 찔러서 나라의 역적을 죽일 것을 맹세했다.

 

金禕曰正月十五日夜間城中大張燈火慶賞元宵耿少府韋司直你二人各領家僮殺到王必營前只看營中火起分兩路殺入殺了王必徑跟我入內請天子登五鳳樓召百官面諭討賊吉文然兄弟於城外殺入放火爲號各要揚聲叫百姓誅殺國賊截住城內救軍待天子降詔招安已定便進兵殺投鄴郡擒曹操即發使齎詔召劉皇叔今日約定至期二更舉事勿似董承自取其禍五人對天說誓歃血爲盟各自歸家整頓軍馬器械臨期而行

 

김위가 말하기를,

 

정월 보름날 밤에 성안에서 크게 등불을 밝히고 대보름을 축하할 것이오. 경 소부(경기)와 위 사직(위황) 두 분께서 각각 하인들을 거느리고 왕필의 군영 앞으로 달려가시오. 군영 안에서 불이 치솟거든 양 갈래로 나눠 돌입하시오. 왕필을 죽이고 바로 나를 따라 궁궐 안으로 들어가서, 천자께 오봉루에 오르게 청하여 문무백관을 불러 역적을 토벌하라고 교유할 것이오. 길문연 형제는 성 밖에서 돌입해 들어와서 불을 놓는 것을 신호로 곳곳에서 함성을 지르며 백성에게 나라의 역적을 주살하자고 고함을 쳐서 성안의 구원 병력을 가로막으시오. 천자께서 조서를 내려 백성을 안정시키고 나서, 바로 업군으로 진군해서 조조를 사로잡고, 즉시 사자를 보내 천자의 조서로 유황숙을 불러들일 것이오. 오늘 약속을 정해 이경(10시 전후)에 거사할 때까지 절대로 동승이 화를 자초한 것같이 해서는 안 될 것이오.”

 

했다. 다섯 사람이 하늘에 서약하고 피를 나눠 마셔 다짐하고 각자 집으로 돌아가 군마와 무기를 정돈해 기일이 되면 행하기로 했다.

 

且說耿紀韋晃二人各有家僮三四百預備器械吉邈兄弟亦聚三百人口只推圍獵安排已定金禕先期來見王必方今海宇稍安魏王威震天下今值元宵令節不可不放燈火以示太平氣象王必然其言告諭城內居民盡張燈結彩慶賞佳節至正月十五夜天色晴霽星月交輝六街三市競放花燈真個金吾不禁玉漏無催王必與禦林諸將在營中飲宴二更以後忽聞營中呐喊人報營後火起王必慌忙出帳看時只見火光亂滾又聞喊殺連天知是營中有變急上馬出南門正遇耿紀一箭射中肩膊幾乎墜馬遂望西門而走

 

한편, 경기와 위황 두 사람은 각각 집안에 하인 3,4백 명이 있어 무기를 미리 준비했다. 길막 형제도 역시 3, 4백 명을 모으고 사냥 몰이꾼이라고 핑계를 댔다. 이렇게 안배를 마쳤다.

 

김위가 미리 왕필을 찾아가 말하기를,

 

이제 막 천하가 조금 안정되고 위왕께서 위엄을 천하에 떨치십니다. 이제 대보름 명절을 맞이하니 등불을 밝혀 천하태평의 기상을 보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니, 왕필이 그 말이 옳다고 여겨 성안 주민들에게 일러 등불을 밝히고 색색으로 장식해서 명절을 축하하라고 했다. 정월 대보름날 밤에 이르러 하늘은 맑고 별들과 달이 빛나며, 번화가 거리마다 꽃등을 다투어 달았다. 참으로 금오(경찰)가 금지하지 않으니 옥루(물시계)도 재촉하지 않는구나! 왕필이 어림군의 여러 장수들과 군영 안에서 주연을 베풀었다. 이경(10) 이후에 갑자기 영채 안에서 고함 소리가 들리고, 어떤 사람이 영채 뒤에 불길이 치솟는다고 보고했다. 왕필이 황망히 막사를 나가 보니, 불빛이 어지럽게 넘실거릴 뿐이었다. 또한 함성 소리가 하늘에 닿으니 영채 안에 무슨 변고가 있음을 알고, 급히 말에 올라 남문을 나가다가 바로 경기와 마주쳐 화살 한 발을 어깨에 맞아 자칫 말에서 떨어질 뻔했다. 곧 서문 쪽으로 달아났다.

 

背後有軍趕來王必著忙棄馬步行至金禕門首慌叩其門原來金禕一面使人於營中放火一面親領家僮隨後助戰只留婦女在家時家中聞王必叩門之聲只道金禕歸來禕妻從隔門便問曰王必那廝殺了麼王必大驚方悟金禕同謀徑投曹休家報知金禕耿紀等同謀反休急披掛上馬引千餘人在城中拒敵城內四下火起燒著五鳳樓帝避於深宮曹氏心腹爪牙死據宮門城中但聞人叫殺盡曹賊以扶漢室

 

그 뒤를 어떤 군사가 뒤쫓아 왔다. 왕필이 다급해서 말을 버리고 걸어가 김위의 문 앞에 이르러 황급히 문을 두드렸다. 원래 김위는 사람을 시켜 영채 안에 방화하는 한편, 몸소 하인들을 데리고 뒤따라 싸움을 돕느라 부녀자들만 집안에 남아 있었다. 그때 집안사람들은 왕필이 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고 김위가 돌아온 줄로만 알았다. 김위의 처가 문을 사이에 두고 바로 묻기를,

 

왕필 그 놈을 죽이셨수?”

 

하니, 왕필이 크게 놀라며, 비로소 김위가 공모한 것을 깨닫고 곧장 조휴의 집으로 달려가서, 김위와 경기 등이 함께 반란을 모의한 것을 알렸다. 조휴가 급히 갑옷을 걸치고 말에 올라 천여 명을 이끌고 성안에서 적을 막았다. 성안 사방에서 불길이 일어나 오봉루마저 불타자 황제가 깊은 궁궐로 대피했다. 조씨(조조)의 심복과 조아(부하)들이 죽기로 궁문을 지켰다. 성안에서 다만 사람들이

 

조씨 역적들을 모조리 죽여서 한나라 왕실을 바로잡자!”

 

라고 외치는 소리만 들렸다.

 

原來夏侯惇奉曹操命巡警許昌領三萬軍離城五裏屯紥是夜遙望見城中火起便領大軍前來圍住許都使一枝軍入城接應曹休直混殺至天明耿紀韋晃等無人相助人報金禕二吉皆被殺死耿紀韋晃奪路殺出城門正遇夏侯惇大軍圍住活捉去了手下百餘人皆被殺夏侯惇入城救滅遺火盡收五人老小宗族使人飛報曹操

 

원래 하후돈은 조조의 명령을 받들어 허창을 순찰하고 경계하며 삼만 군사를 거느리고 성 밖 오 리에 주둔하고 있었다. 이날 밤 멀리 성중에서 불길이 치솟는 것을 보고 곧 대군을 거느리고 먼저 달려와 허도를 에워싸 한 갈래 군사를 성 안으로 들여보내 조휴를 돕게 했다. 해뜰 녘까지 마구 무찌르지만, 경기와 위황 두 사람을 아무도 돕지 않았다. 누군가 김위에게 알리기를, 길씨 형제 두 사람 모두 살해됐다고 했다. 경기와 위황이 길을 뚫고 성문을 서둘러 빠져나가다 때마침 하후돈의 대군과 마주쳐 포위되어 사로잡혔다. 그들의 수하 백여 명도 모두 살해되었다. 하후돈이 입성해서 잔불을 끄고, (주동자) 다섯 사람의 가족과 종족을 모두 잡아들이고, 사람을 보내 조조에게 급보했다.

 

操傳令教將耿韋二人及五家宗族老小皆斬於市並將在朝大小百官盡行拿解鄴郡聽候發落夏侯惇押耿韋二人至市曹耿紀厲聲大叫曰曹阿瞞吾生不能殺汝死當作厲鬼以擊賊劊子以刀搠其口流血滿地大罵不絕而死韋晃以面頰頓地曰可恨可恨咬牙皆碎而死

 

조조가 명령을 전하기를, 경기, 위황 두 사람과 그들의 가족과 종족을 모두 저잣거리에서 참하고, 조정의 대소 백관을 모두 업군으로 압송해 처분을 기다리라고 했다. 하후돈이 경기와 위황 두 사람을 압송해 시가지에 이르자 경기가 성난 목소리로 크게 외치기를,

 

조아만(조조)! 내가 살아서 네놈을 죽이지 못하나, 죽어서 마땅히 악귀가 돼서라도 역적을 칠 것이다!”

 

했다. 회자수(사형 집행인)가 그 입을 도려내어 피가 흘러 땅을 가득 적셔도 크게 욕하기를 멈추지 않다가 죽었다. 위황이 얼굴로 땅을 찧으며 말하기를,

 

한스럽구나! 한스럽다!”

 

하며, 이를 박박 갈아 모두 부서지고 죽었다.

 

後人有詩贊曰

 

耿紀精忠韋晃賢

各持空手欲扶天

誰知漢祚相將盡

恨滿心胸喪九泉

 

뒷사람이 시를 지어 찬양하기를,

 

경기는 참으로 충성스럽고 위황은 어질어,

각각 맨손으로 하늘을 떠받치려 하였구나.

누가 알았으리! 한나라 운수가 다하여,

마음 가득 한을 품고 구천을 헤매게 될 줄을!”

 

했다.

 

夏侯惇盡殺五家老小宗族將百官解赴鄴郡曹操於教場立紅旗於左白旗於右下令曰耿紀韋晃等造反放火焚許都汝等亦有出救火者亦有閉門不出者如曾救火者可立於紅旗下如不曾救火者可立於白旗下衆官自思救火者必無罪於是多奔紅旗之下三停內只有一停立於白旗下操教盡拿立於紅旗下者衆官各言無罪操曰汝當時之心非是救火實欲助賊耳盡命牽出漳河邊斬之死者三百餘員其立於白旗下者盡皆賞賜仍令還許都

 

하후돈이 다섯 집안의 남녀노소 종족을 모조리 죽인 뒤에 대소 백관을 업군으로 압송해 왔다. 조조가 군사훈련장 왼쪽에 붉은 깃발을 세우고, 오른쪽에 하얀 깃발을 세워 명령을 내리기를,

 

경기와 위황 등이 반역하여 불을 놓아 허도를 불사를 때에 너희 가운데 밖으로 나와서 불을 끈 자가 있고, 문을 닫은 채 나오지 않은 자도 있다. 일찍이 불을 끄러 나온 자는 홍기 아래 서고, 일찍이 불을 끄지 않은 자는 백기 아래 서라.”

 

했다. 관리들이 생각해보니 불을 끈 자는 필시 죄가 없을 것이라 많은 이들이 홍기 아래로 몰려갔다. 겨우 삼분의 일만이 백기 아래에 섰다. 그런데 조조가 홍기 아래 선 자들을 모조리 잡아들이라 하자 관리들이 제각기 무죄라고 말했다. 조조가 말하기를,

 

너희들의 그때 마음은 불을 끄러 나온 게 아니라 실은 역적을 도우러 나온 것이다.”

 

하고, 장하의 물가로 모조리 끌고 가서 참하니 죽은 자가 삼백여 명이었다. 백기 아래 선 자들에게 모두 상을 내리고 허도로 돌아가라고 명령했다.

 

時王必已被箭瘡發而死操命厚葬之令曹休總督禦林軍馬鍾繇爲相國華歆爲禦史大夫遂定侯爵六等十八級關中侯爵十七級皆金印紫綬又置關內外侯十六級銀印龜紐墨綬五大夫十五級銅印環紐墨綬定爵封官朝廷又換一班人物曹操方悟管輅火災之說遂重賞輅輅不受

 

이때 왕필은 이미 화살을 맞은 상처가 도져서 죽자, 조조가 후하게 장사지내라 명했다. 조조가 명하여 조휴는 어림군을 총독하게 하고, 종요를 상국으로 삼았으며, 화흠을 어사대부로 했다. 곧 제후의 작위를 618급으로 정하고, 관애의 벼슬도 17급으로 정해 모두에게 황금 도장과 자주색 인끈을 내렸다. 또한 관내외의 벼슬을 16급으로 하여 은 도장과 거북 장식의 검은 인끈을 내렸다. 다섯 대부에 15등급을 두어 구리 도장과 고리 달린 검은 인끈을 내렸다. 작위를 정하고 벼슬을 봉하여 조정에서도 인물들을 한바탕 바꾸었다. 조조가 비로소 관로가 말한 화재 이야기를 깨닫고 관로에게 크게 상을 내리지만 관로는 받지 않았다.

 

卻說曹洪領兵到漢中令張郃夏侯淵各據險要曹洪親自進兵拒敵時張飛自與雷銅守把巴西馬超兵至下辨令吳蘭爲先鋒領軍哨出正與曹洪軍相遇吳蘭欲退牙將任夔曰賊兵初至若不先挫其銳氣何顏見孟起乎於是驟馬挺槍搦曹洪戰洪自提刀躍馬而出交鋒三合斬夔於馬下乘勢掩殺吳蘭大敗回見馬超超責之曰汝不得吾令何故輕敵致敗吳蘭曰任夔不聽吾言故有此敗馬超曰可緊守隘口勿與交鋒一面申報成都聽候行止

 

한편, 조홍은 병력을 거느리고 한중에 이르러서, 장합과 하후연에게 제각기 험준한 요충지를 점거하게 했다. 조홍이 친히 진군해 적병과 맞섰다. 이때 장비가 스스로 뇌동과 더불어 파서를 지키고 있었다. 마초의 군대가 하변에 이르자 (마초는) 오란에게 선봉을 맡겨서 군사를 거느리고 정찰에 나서게 했다. 때마침 조홍의 군사들과 마주치자 오란이 물러나려 했다. 부장 임기가 말하기를,

 

적병이 처음 왔을 때 그 예기를 먼저 꺾지 못하면 무슨 낯으로 맹기(마초)를 보겠습니까?”

 

하니, 이에 말을 달려 창을 꼬나잡고 조홍에게 싸움을 걸었다. 조홍이 친히 칼을 들고 말을 몰아 나왔다. 교전하여 삼합에 조홍이 임기를 베어 말 아래 떨어뜨리고 기세를 타고 마구 무찌렀다. 오란이 크게 패하여 돌아가 마초를 만났다. 마초가 꾸짖어 말하기를,

 

그대는 내 명령도 없이 무슨 까닭에 함부로 대적해 패전하게 되었소?”

 

하니, 오란이 말하기를,

 

임기가 제 말을 듣지 않아 이렇게 패전했습니다.”

 

했다. 마초가 말하기를,

 

요충지를 견고히 지킬 것이지 교전하지 마시오.”

 

했다. 한편으로 성도에 보고하여 어찌 행동할지 (명령을) 기다렸다.

 

曹洪見馬超連日不出恐有詐謀引軍退回南鄭張郃來見曹洪問曰將軍既已斬將如何退兵洪曰吾見馬超不出恐有別謀且我在鄴都聞神蔔管輅有言當於此地折一員大將吾疑此言故不敢輕進張郃大笑曰將軍行兵半生今奈何信蔔者之言而惑其心哉郃雖不才願以本部兵取巴西若得巴西蜀郡易耳洪曰巴西守將張飛非比等閑不可輕敵張郃曰人皆怕張飛吾視之如小兒耳此去必擒之洪曰倘有疏失若何郃曰甘當軍令洪勒了文狀張郃進兵正是自古驕兵多致敗從來輕敵少成功

 

조홍은 마초가 연일 출전하지 않는 것을 보고 속임수가 있을까 두려워서 군사를 이끌고 남정으로 돌아갔다. 장합이 와서 조홍을 만나 묻기를,

 

장군께서 이미 적장을 참하고도 어찌 병력을 물리시오?”

 

하니, 조홍이 말하기를,

 

내가 보니 마초가 출전하지 않아 따로 무슨 음모가 있을까 걱정이오. 게다가 내가 업군에 있을 때 들으니 신통한 점쟁이 관로가 말하기를, 이곳에서 한 사람의 대장을 잃게 된다 했소. 나는 이 말이 의심스러워서 감히 함부로 진군하지 못하겠소.”

 

했다. 장합이 크게 웃으며 말하기를,

 

장군께서 용병한지 반평생인데 지금 어찌 점쟁이의 말을 믿어 마음을 어지럽히시오! 내가 비록 재주가 없으나 바라건대 본부 병력을 이끌고 파서를 취하겠소. 파서를 얻게 되면 촉군도 쉬울 것이오.”

 

하니, 조홍이 말하기를,

 

파서를 지키는 장수 장비는 얕볼 자가 아니니 함부로 대적할 수 없소.”

 

했다. 장합이 말하기를,

 

사람들이 모두 장비를 두려워하나 나는 어린 애 같다고 봅니다. 이번에 가면 반드시 그 자를 사로잡겠소!”

 

했다. 조홍이 말하기를,

 

만약 잘못되면 어쩔 셈이오?”

 

하니, 장합이 말하기를,

 

마땅히 군령을 달게 받겠소!”

 

했다. 조홍이 군령장을 받아낸 뒤에 장합이 진군했다. 이야말로, 예로부터 교만한 군사는 패배가 많고, 지금까지 적을 업신여기면 성공이 적었다.

 

未知勝負如何且看下文分解

 

승부가 어찌될 지 모르겠구나. 다음 회의 이야기를 보면 풀릴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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