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현서당지 제11호 재덕부재험(在德不在險)
나라의 안전은 임금의 덕에 있지, 지형의 험준함에 있지 않다는 뜻.
在 : 있을 재
德 : 덕 덕
不 : 아닐 부
在 : 있을 재
險 : 험할 험
《위나라 무후(魏武侯)가 서하(西河)에서 뱃놀이를 하다가 경치에 취해 "와, 이 산과 강이야말로 우리의 보배로구나!"라고 감탄하자, 오기(吳起)가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다.
"임금님, 나라의 진정한 보배는 험준한 산하(山河)가 아니라 임금님의 덕(德)에 있습니다. 옛날 삼묘씨(三苗氏)의 나라는 동정호(洞庭湖)를 왼쪽에, 팽려호(彭蠡湖)를 오른쪽에 둔 천혜의 요새였지만, 덕을 닦지 못해 우(禹)에게 멸망당했습니다. 걸왕(桀王)도 마찬가지였죠. 그의 나라는 황하(黃河)와 제수(濟水), 그리고 태산(泰山), 화산(華山) 같은 험한 산으로 둘러싸여 있었지만, 정치가 어질지 못해 탕왕(湯王)에게 방벌(放伐)당했어요. 또 은나라(殷)의 주왕(紂王)도, 맹문산(孟門山), 태행산(太行山), 상산(常山) 등으로 방어선을 쳤지만 덕이 없으니 주 무왕(周武王)에게 참패했죠."
오기(吳起)는 잠시 말을 멈추더니 뱃놀이 중인 신하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만약 임금님이 덕을 닦지 않으시면, 이 배 안에 있는 사람들마저 모두 적이 될 겁니다."
이 이야기는 결국 나라의 '보배'가 자연의 험난함이 아니라, 지도자의 '덕행(德行)'임을 강조합니다. 배 타고 놀다간 큰일 날 수 있다는 교훈을 준 셈이죠.
*방벌(放伐) : 쫓아내어 죽임. 중국(中國)의 역성 혁명적(革命的) 관점(觀點)에서, ‘임금은 절대적(絶對的)인 것이 아니라 악정(惡政)을 베풀면 내쫓아서 죽여도 거리낄 바가 없음’의 뜻을 나타내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