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속 리더이야기/4. 리더의 자질- 리더가 갖추어야 할 품성

4. 천지에 가득한 크고 강한 기운 [浩然之氣 호연지기]

진현서당 2024. 10. 1. 20:04

넓을 호, 그럴 연, 의 지, 기운 기

 

맹자(孟子)하면 역시 "호연지기(浩然之氣)"로 유명하지요. 이 호연지기(浩然之氣)란 무엇이냐? 간단히 말해 세상에 부끄러울 것이 없는 크고 넓은 도덕적 용기를 말합니다. 그러니까 맹자(孟子)는 이미 오래 전부터 "나는 나에게 있는 크고도 넓은 기운을 잘 기르노라[我善養吾浩然之氣 아선양오호연지기]"라고 뽐냈지요.

어느 날, 맹자(孟子)의 제자 중 한 명이 묻습니다.

"선생님, 만약 제()나라 재상(宰相)이 되셔서 도를 행하시면, ()나라 임금님이 천하의 패자(霸者)가 될 겁니다. 이런 생각하면 선생님도 설레시죠?"

맹자(孟子)가 피식 웃으며 대답합니다.

"나는 나이 마흔에 접어들면서부터 마음이 흔들린 적이 없느니라[四十而不動心 사십이부동심]."

와우! 인생 40부터 동요(動搖) 없는 마음이라니, 우리 요즘 사람들 생각으로는 부러운 경지입니다. 그렇다면 그 제자, 좀 더 꼬치꼬치 캐묻습니다.

"어떻게 하면 마음이 동요되지 않습니까?"

맹자(孟子)는 대뜸 한마디로 답합니다.

"()이다. 마음 속에 부끄러움이 없으면 두려울 것이 없고, 그것이 바로 대용(大勇)이다."

, 여기서 "()"이라고 하면 그냥 흔한 용기(勇氣)가 아닙니다. 진정한 '대용(大勇)'이란, 마음이 도덕적으로 부끄러움이 없을 때 나오는 진짜 용기(勇氣)입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무서워도 참아라"와는 급이 다릅니다. 맹자(孟子)의 설명에 따르면, 진짜로 부끄럽지 않으면 그 누구도, 그 무엇도 두렵지 않다 이거지요. 이게 바로 부동심(不動心)의 비결입니다.

그럼, 제자는 또 묻습니다.

"선생님의 부동심(不動心)과 고자(告子)의 부동심(不動心)은 무엇이 다릅니까?"

, 여기서 등장하는 고자(告子)! 고자(告子)는 맹자(孟子)의 라이벌이자, 성선설(性善說)에 반대하던 철학자(哲學者)입니다. 고자(告子)의 주장은 뭐냐? '인간 본성은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다'라는 것인데, 맹자(孟子)는 이를 마음에 안 들어 했지요.

맹자(孟子)가 답합니다.

"고자(告子)'이해되지 않는 말을 이해하려 애써봤자 소용없다'고 하지만, 나는 다르지. 나는 말을 잘 알고[知言 지언], 호연지기(浩然之氣)까지 기르고 있으니 더 나은 점이 있다."

이 대목에서 맹자(孟子)가 자랑스레 꺼내는 호연지기(浩然之氣), 단순한 기운이 아니라 천지(天地) 사이에 가득한 크고 강한 기운입니다. "호연지기(浩然之氣)"라는 말을 좀 멋지게 표현하자면, 우주 공간을 꽉 채우는 기운 정도 되겠죠. 그런데 이 기운이 어떻게 만들어지냐? 그냥 밥 먹고 잠 자면 되는 게 아니라, 도의(道義)에 합당해야만 기를 수 있는 것입니다. 도의(道義)가 없으면 그 기운도 곧 쓰러집니다.

그래서 호연지기(浩然之氣), 도의(道義)와 합쳐져서 행위가 도덕적으로 부끄럽지 않으면 생겨나는 도덕적 용기입니다. 다시 말해, 이 기운이 완성되면 사람은 누구에게도 꿀리지 않고 떳떳해지는 거죠. 뭔가 잘못했을 때 생기는 찜찜함이나 불안함은 아예 찾아볼 수 없는 상태입니다.

맹자(孟子)의 말을 빌리자면, 호연지기(浩然之氣)란 매일매일 도덕적으로 부끄럼 없이 살 때 키워지는 것이니, 이를 잘 기르면 나도 언젠가는 그런 대용(大勇)을 얻을 수 있겠다는 희망이 생기네요.

그러나 문제는 세상 사람들은 주로 이 '()'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데 있습니다. 용기(勇氣)를 그냥 '무모하게 뛰어드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죠. 맹자(孟子)는 그런 용기(勇氣)는 별로 쳐주지 않았습니다. 그는 "참된 용기(勇氣), 부끄럽지 않으면 겁낼 것도 없다"라고 하였습니다. 이런 용기를 가진 사람들은 뭐랄까, 마음이 늘 평온하고[和氣 화기] 너그럽습니다. 주변 사람들도 자연스레 따르게 됩니다.

 



居天下之廣居
立天下之正位
行天下之大道


得志與 民由之
不得志獨行其道


富貴不能淫
貧賤不能移
威武不能屈
此之謂大丈夫



천하의 넓은 곳[]에 거처하고,
천하의 바른 곳[]에 서고,
천하의 큰 도[]를 실천하노라.


뜻을 얻으면 만천하의 백성과 더불어 를 실천하고
뜻을 얻지 못하면 홀로라도 그 를 실천하노라.


부귀영화도 마음을 어지럽히지 못하고,
빈천해져도 마음을 바꾸지 않으며,
위세와 무력에도 굴복하지 않으니,
이런 사람을 일컬어 비로소 대장부라 한다.


거천하지광거 입천하지정위
행천하지대도 득지여민유지
부득지독행기도 부귀불능음
빈천불능이 위무불능굴
차지위대장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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