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연나라의 재도약: 인재의 힘으로 세운 강국 [先始於隗 선시어외]
先 먼저 선, 始 비로소 시, 於 어조사 어, 隗 높을 외
연(燕)나라의 소왕(昭王)은 제(齊)나라와의 전쟁에서 대패하고 나서 크게 고민에 빠졌다. "이제 어떻게 해야 우리 연(燕)나라가 다시 부국강병(富國强兵)할 수 있을까?" 그의 머릿속엔 오로지 이 생각만 가득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나오지 않자, 지혜로운 신하 곽외(郭隗)를 불러 조언을 구했다.
곽외(郭隗)는 소왕(昭王)의 물음에 답하기 전에 이야기 하나를 꺼냈다. "전하, 제가 한 가지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곽외(郭隗)의 천리마(千里馬) 이야기
곽외(郭隗)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옛날에 어느 임금이 하루에 천리(千里)를 달리는 명마(名馬)를 천금(千金)에 사겠다고 온 나라에 공포했지요. 그런데 세월이 흘러도 명마(名馬)는커녕 말장사 하나 나타나질 않았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소왕(昭王)은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세상에 그런 말이 없었겠지요."
곽외(郭隗)는 웃으며 대답했다. "물론 명마(名馬)는 있었습니다. 문제는 말장수들이 임금이 천금(千金)을 진짜 줄까 의심한 것이지요. 그들이 임금의 말을 믿지 않았던 겁니다."
"아, 그런 사정이 있었군." 소왕(昭王)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임금이 답답해하고 있을 때 한 시종(侍從)이 나섰습니다. '제가 가서 명마(名馬)를 구해오겠습니다!' 그러고는 천금(千金)을 받아 길을 떠났지요. 석 달이나 찾아다닌 끝에 명마(名馬)가 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아뿔싸! 도착했을 땐 그 말이 이미 죽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시종(侍從)은 포기하지 않고, 그 죽은 말의 뼈를 5백금이나 주고 사 왔답니다."
소왕(昭王)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죽은 말 뼈를 5백금이나 주고 샀다고? 그걸 어디에 쓰려고?"
곽외(郭隗)는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임금도 그렇게 생각했겠지요. 그래서 시종(侍從)을 꾸짖었답니다. '내가 원한 건 천리(千里)를 달리는 말이지, 죽은 뼈다귀가 아니다!' 그러나 시종(侍從)은 이렇게 대답했답니다. '전하, 천리마(千里馬)의 뼈만 해도 5백금을 준다는 소문이 퍼지면, 살아있는 천리마(千里馬)를 가진 사람들이 너도나도 말을 데리고 찾아올 것입니다.' 그 후로 정말로 천리마(千里馬)들이 줄줄이 나타났답니다."
소왕(昭王)은 깊이 생각하며 말했다. "하, 정말 의미심장(意味深長)한 이야기로군."
곽외(郭隗)의 지혜로운 제안
이야기를 마친 곽외(郭隗)는 소왕(昭王)에게 본격적인 제안을 내놓았다. "전하께서 진정으로 인재를 원하신다면, 먼저 신(臣) 같은 사람을 중히 여기십시오. 그러면 사람들이 '곽외 따위도 저토록 우대하는데, 나 같은 사람이라면 얼마나 더 환영받을까'라고 생각하며 몰려들 것입니다."
소왕(昭王)은 감탄했다. "참으로 기발한 계책(計策)이로군! 자네 말이 맞소!"
곽외(郭隗)를 대대적으로 우대하기로 한 소왕(昭王)은 그를 위해 화려한 저택(邸宅)을 지어주고, 스승으로 모시며 극진히 존경(尊敬)했다. 이 소문은 사방으로 퍼졌고, 학문이 뛰어난 사람, 무용(武勇)이 출중한 사람, 지혜(智慧)가 넘치는 사람 등 다양한 인재들이 연나라로 몰려들었다.
인재들이 모이다
위(魏)나라의 명장(名將) 악의(樂毅), 제나라(齊)의 변설가(辯舌家) 추연(鄒衍), 조나라(趙)의 책략가(策略家) 극신(劇辛) 등 당대 최고의 인재들이 연(燕)나라에 모여들었다. 이들은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발휘하며 연(燕)나라의 발전을 도왔다.
복수의 성공
소왕(昭王)은 이 인재들의 도움으로 연(燕)나라를 부국강병(富國强兵)으로 성장시켰다. 이제는 제(齊)나라에 복수할 준비가 된 것이다. 연(燕)나라는 진(秦), 초(楚)와 동맹을 맺고 제(齊)나라를 공격했다. 결국 큰 승리를 거두며 연(燕)나라는 잃었던 땅을 되찾고, 오랜 원한을 풀게 되었다.
교훈
이 이야기는 작은 변화가 큰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교훈을 준다. "죽은 말뼈에도 5백금을 주면, 살아있는 천리마(千里馬)는 저절로 따라온다." 곽외(郭隗)가 소왕(昭王)에게 제안한 이 전략은 단순한 계책(計策)이 아니었다. 그것은 신뢰와 우대의 힘을 보여주는 이야기였다.
소왕(昭王)은 처음에는 곽외(郭隗)의 이야기에 의아해했지만, 그 지혜를 받아들임으로써 연(燕)나라를 다시 강성하게 만들었다. 결국 작은 시작이 큰 성공을 불러왔고, 곽외(郭隗)의 계책(計策)은 역사에 길이 남게 되었다.
소왕(昭王)이 곽외(郭隗)를 믿고 따랐듯, 우리도 작은 신뢰를 시작으로 더 큰 성과를 이룰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