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연의 나관중/제2권 삼국지연의 나관중

제20회 조아만(조조)이 허전에서 사냥하고 동국구가 내각에서 밀조를 받다.

진현서당 2024. 9. 24. 16:18

第二十回

曹阿瞞許田打圍 董國舅內閣受詔

 

20

조아만(조조)이 허전에서 사냥하고 동국구가 내각에서 밀조를 받다.

 

 

話說曹操舉劍欲殺張遼玄德攀住臂膊雲長跪於面前玄德曰此等赤心之人正當留用雲長曰關某素知文遠忠義之士願以性命保之操擲劍笑曰我亦知文遠忠義故戲之耳乃親釋其縛解衣衣之延之上坐遼感其意遂降操拜遼爲中郎將賜爵關內侯使招安臧霸

 

화설(이야기를 시작할 때 쓰는 말), 조조가 검을 들어서 장요를 죽이려는데, 현덕이 팔을 잡아 제지하고 운장이 조조 면전에 무릎 꿇었다. 현덕이 말하기를,

 

이 사람은 진실한 사람이니 마땅히 남겨 쓰셔야 합니다.”

 

하고, 운장이 말하기를,

 

제가 평소 문원(장요의 자)이 충의지사인 것을 압니다. 그 목숨을 보전해 주십시오.”

 

하니, 조조가 칼을 던지고 웃으며 말하기를,

 

나도 문원의 충의를 알아서 일부러 희롱했을 뿐이오.”

 

했다. 몸소 그의 포박을 풀고, 자신의 옷을 벗어서 입히고 자리에 올라오게 했다. 장요가 그 뜻에 감복하여 마침내 귀순했다. 조조가 장요를 중랑장으로 제수하고 관내후에 봉하여, 장패를 귀순시키게 했다.

 

霸聞呂布已死張遼已降遂亦引本部軍投降操厚賞之臧霸又招安孫觀吳敦尹禮來降獨昌豨未肯歸順操封臧霸爲琅琊相孫觀等亦各加官令守青徐沿海地面將呂布妻女載回許都大犒三軍拔寨班師路過徐州百姓焚香遮道請留劉使君爲牧操曰劉使君功大且待面君封爵回來未遲百姓叩謝操喚車騎將軍車胄權領徐州操軍回許昌封賞出征人員留玄德在相府左近宅院歇定

 

장패가 여포가 이미 죽었고 장요도 이미 투항했다는 말을 듣고, 마침내 휘하 부대를 이끌고 투항했다. 조조가 후하게 포상했다. 장패가 다시 손관 오돈 윤례를 불러 투항시켰다. 오로지 창희가 귀순하려고 하지 않았다. 조조가 장패를 낭아의 상으로 삼았고, 손관 등도 각각 벼슬을 주어서 청주와 서주의 연해 지역을 지키게 했다. 여포의 처자는 허도로 데려갔다. 삼군을 크게 위로하고 진지를 거둬 철군했다. 길이 서주를 지날 때 백성들이 향을 피우고 길을 막으며 유사군(유현덕)을 서주목으로 삼아 머무르게 해 달라고 청했다. 조조가 말하기를,

 

유사군의 공이 크니 임금을 뵙고 벼슬을 받고서 돌아와도 늦지 않소.”

 

했다. 백성들이 머리를 조아려 사례했다. 조조가 거기장군 차주를 불러 임시로 서주를 다스리게 했다. 조조의 군대가 허창으로 돌아가서 출정 인원에게 벼슬과 상을 내리고 현덕을 승상부에 머물게 하고 가까이 집을 구해 쉬게 했다.

 

次日獻帝設朝操表奏玄德軍功引玄德見帝玄德具朝服拜於丹墀帝宣上殿問曰卿祖何人玄德奏曰臣乃中山靖王之後孝景皇帝閣下玄孫劉雄之孫劉弘之子也帝教取宗族世譜檢看令宗正卿宣讀曰孝景皇帝生十四子第七子乃中山靖王劉勝勝生陸城亭侯劉貞貞生沛侯劉昂昂生漳侯劉祿祿生沂水侯劉戀戀生欽陽侯劉英英生安國侯劉建建生廣陵侯劉哀哀生膠水侯劉憲憲生祖邑侯劉舒舒生祁陽侯劉誼誼生原澤侯劉必必生潁川侯劉達達生豐靈侯劉不疑不疑生濟川侯劉惠惠生東郡範令劉雄雄生劉弘弘不仕劉備乃劉弘之子也

 

다음날 헌제가 조회를 열자 조조가 표를 올려 현덕의 공을 아뢰고 현덕을 이끌어 황제를 뵙게 하였다. 현덕이 조복을 갖추고 궁정에서 절하니, 황제가 전각을 오르게 하여 묻기를,

 

그대 조상은 어찌되오?”

 

했다. 현덕이 아뢰기를,

 

신은 중산정왕의 후예로서 효경황제 각하의 현손인 유웅의 손자이자 유홍의 아들입니다. ”

 

했다. 황제가 족보를 가져다 살펴보게 하고 종정경에게 읽게 하니, (종정경이) 읽기를,

 

효경황제께서 아드님 열네 분을 낳으셨고, 일곱째 아드님께서 중산정왕 유승이십니다. 유승께서 육승정후 유정을 낳으시고, 유정께서 패후 유앙을 낳으시고, 유앙께서 장후 유록을 낳으시고, 유록께서 기수후 유연을 낳으시고, 유연께서 흠양후 유영을 낳으시고, 유영께서 안국후 유건을 낳으시고, 유건께서 광릉후 유애를 낳으시고, 유애께서 교수후 유헌을 낳으시고, 유헌께서 조읍후 유서를 낳으시고, 유서께서 기양후 유의를 낳으시고, 유의께서 원택후 유필을 낳으시고, 유필께서 영천후 유달을 낳으시고, 유달께서 풍령후 유불의를 낳으시고, 유불의께서 제천후 유혜를 낳으시고, 유혜께서 동구범령 유웅을 낳으시고, 유웅께서 유홍을 낳으시고, 유홍께서 벼슬을 못하셨는데, 유비께서 바로 유홍의 아드님이십니다.”

 

하였다.

 

帝排世譜則玄德乃帝之叔也帝大喜請入偏殿敘叔侄之禮帝暗思曹操弄權國事都不由朕主今得此英雄之叔朕有助矣遂拜玄德爲左將軍宜城亭侯設宴款待畢玄德謝恩出朝自此人皆稱爲劉皇叔曹操回府荀彧等一班謀士入見曰天子認劉備爲叔恐無益於明公操曰彼既認爲皇叔吾以天子之詔令之彼愈不敢不服矣況吾留彼在許都名雖近君實在吾掌握之內吾何懼哉吾所慮者太尉楊彪系袁術親戚倘與二袁爲內應爲害不淺當即除之乃密使人誣告彪交通袁術遂收彪下獄命滿寵按治之

 

황제가 족보를 따져보니 현덕이 황제의 아저씨뻘이었다. 황제가 크게 기뻐하며 편전에 들여서 숙부와 조카의 예를 베풀었다. 황제가 몰래 생각하기를,

 

조조가 권력을 농단하여 국사가 짐을 거치지 않는데 지금 이런 영웅이 숙부이니 짐을 돕겠구나!”

 

하였다. 곧 현덕을 좌장군 의성정후로 봉했다. 연회를 열어 환대하고 나자 현덕이 사은하고 조정을 나왔다. 이로부터 사람들이 모두 유 황숙이라고 불렀다. 조조가 승상부로 돌아오자, 순욱 등 모사들이 들어와서 말하기를,

 

천자께서 유비를 숙부라 하니 명공께 무익할까 두렵습니다.”

 

하니, 조조가 말하기를,

 

그가 이제 황제의 숙부가 되었으니, 내가 천자의 조서로 명하면 더더욱 승복할 수 밖에 없소. 게다가 나는 그를 허도에 머물게 해서 명분은 비록 임금을 모신다지만 실은 내 손아귀 안에 있으니 무엇이 두렵겠소? 내 걱정하는 것은 태위 양표가 원술의 친척인 것이요. 만약 두 원 씨와 내응하면 피해가 적지 않을 것이오. 마땅히 즉시 제거해야 하오.”

 

했다. 곧 몰래 사람을 시켜 양표가 원술과 교통한다고 무고해서 양표를 잡아 하옥하고 만총에게 명하여 죄를 다스리게 했다.

 

時北海太守孔融在許都因諫操曰楊公四世清德豈可因袁氏而罪之乎操曰此朝廷意也融曰使成王殺召公周公可得言不知耶操不得已乃免彪官放歸田裏議郎趙彥憤操專橫上疏劾操不奉帝旨擅收大臣之罪操大怒即收趙彥殺之於是百官無不悚懼謀士程昱說操曰今明公威名日盛何不乘此時行王霸之事操曰朝廷股肱尚多未可輕動吾當請天子田獵以觀動靜

 

이때 북해태수 공융이 허도에 있다가 조조에게 간언하기를,

 

양공 가문은 4대로 덕행이 뛰어난데 어찌 원씨 때문에 벌하십니까?”

 

하니, 조조가 말하기를,

 

이건 조정의 뜻이오.”

 

하였다. 공융이 말하기를,

 

성왕을 시켜 소공을 죽인다면 (섭정인)주공이 몰랐다고 말할 수 있었겠습니까?”

 

하니, 조조가 할 수 없이 양표의 관직을 빼앗고 고향으로 돌려보냈다. 의랑 조언이 조조의 전횡에 분노하더니 상소해서, 조조가 황제의 교지를 받들지 않고 멋대로 대신을 잡아 죄를 준다고 탄핵했다. 조조가 크게 노해서 즉시 조언을 잡아죽였다. 이로부터 백관이 두려워 떨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모사 정욱이 조조에게 설득하기를,

 

지금 명공의 위세 있는 이름이 날로 성대한데 어찌 이 기회를 타서 왕이나 패자의 일을 행하지 않으십니까?”

 

하니,

 

조정에 임금이 신임하는 신하가 아직 많으니 가볍게 움직여선 안 되오. 내가 마땅히 천자께 사냥을 청하여 동정을 살피겠소.”

 

하였다.

 

於是揀選良馬名鷹俊犬弓矢俱備先聚兵城外操入請天子田獵帝曰田獵恐非正道操曰古之帝王春蒐夏苗秋獮冬狩四時出郊以示武於天下今四海擾攘之時正當借田獵以講武帝不敢不從隨即上逍遙馬帶寶雕弓金鈚箭排鑾駕出城玄德與關張各彎弓插箭內穿掩心甲手持兵器引數十騎隨駕出許昌曹操騎爪黃飛電馬引十萬之衆與天子獵於許田軍士排開圍場周廣二百餘裏操與天子並馬而行只爭一馬頭背後都是操之心腹將校文武百官遠遠侍從誰敢近前

 

이로부터 좋은 말, 이름난 매, 뛰어난 개를 가려 뽑고 궁시를 구비하고 성 밖에 병력을 소집하고서 조조가 들어가 천자에게 사냥을 청했다. 황제가 말하기를,

 

사냥은 (임금의) 바른 도리가 아니라서 꺼리오.”

 

하니, 조조가 말하기를,

 

옛날 제왕들은 춘모(봄사냥) 하묘(여름 사냥) 추선(가을사냥) 동수(겨울사냥)이라고 해서 사냥으로 사계절 들로 나가 천하에 무위를 보이셨습니다. 지금 사해가 어수선한 때라 마땅히 사냥으로 무예를 닦게 하소서.”

 

하니, 황제가 마지못해 따르고, 곧 소요마(훈련된 흰 말)를 타고 보조궁(보석을 새겨넣은 활)과 금비전(금 화살)을 가지고 난가(황제가 타는 수레)를 타고 성을 나섰다. 현덕이 관우 장비와 함께 활과 화살을 지니고 가슴을 보호하는 갑옷을 입고 무기를 쥐고서 수십 기를 거느리고 임금의 수레를 따라 허창을 떠났다. 조조가 조황비전마(발굽이 누렇고 날랜 조조의 애마)를 몰고 1십만의 무리를 이끌고 천자와 함게 허전(허도의 사냥터)에서 사냥했다. 군사들이 사냥터에 늘어선 게 둘레가 2백여 리였다. 조조가 천자와 나란히 말을 몰아가며 단지 말머리 하나 차이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했다. 그 뒤는 모조리 조조의 심복 장교였다. 문무백관은 멀리서 시종하고 아무도 감히 가까이 가지 못했다.

 

當日獻帝馳馬到許田劉玄德起居道傍帝曰朕今欲看皇叔射獵玄德領命上馬忽草中趕起一兔玄德射之一箭正中那兔帝喝采轉過土坡忽見荊棘中趕出一只大鹿帝連射三箭不中顧謂操曰卿射之操就討天子寶雕弓金鈚箭扣滿一射正中鹿背倒於草中群臣將校見了金鈚箭只道天子射中都踴躍向帝呼萬歲曹操縱馬直出遮於天子之前以迎受之衆皆失色

 

그날 헌제가 말을 몰아 허전에 이르니 현덕이 길가에 서 있었다. 황제가 말하기를,

 

짐이 황숙의 활솜씨를 보고 싶소.”

 

하니, 현덕이 명을 받들어 말에 오르자 문득 풀숲에서 토끼 한 마리 튀어나왔다. 현덕이 쏘아서 한 발에 그 토끼를 맞추었다. 황제가 갈채했다. 흙 언덕을 돌아 지나자 가시덤불에서 갑자기 큰 사슴 한 마리가 나왔다. 황제가 세 발을 이어서 쏘았으나 맞히지 못하고 조조를 돌아보며 말하기를,

 

그대가 쏘시오.”

 

하니, 조조가 황제의 보조궁과 금비전을 받아서 힘껏 당겨 쏘자 사슴 등에 바로 맞아 풀숲에 쓰러진다. 여러 신하들과 장교가 금비전을 보고서 천자가 맞힌 줄만 알고 모두 뛰어오르며 황제를 향해 만세를 불렀다. 조조가 말을 몰아 튀어나와서 천자의 앞을 가리고 답례했다. 모두가 실색했다.

 

玄德背後雲長大怒剔起臥蠶眉睜開丹鳳眼提刀拍馬便出要斬曹操玄德見了慌忙搖手送目關公見兄如此便不敢動玄德欠身向操稱賀曰丞相神射世所罕及操笑曰此天子洪福耳乃回馬向天子稱賀竟不獻還寶雕弓就自懸帶圍場已罷宴於許田宴畢駕回許都衆人各自歸歇雲長問玄德曰操賊欺君罔上我欲殺之爲國除害兄何止我玄德曰投鼠忌器操與帝相離只一馬頭其心腹之人周回擁侍吾弟若逞一時之怒輕有舉動倘事不成有傷天子罪反坐我等矣雲長曰今日不殺此賊後必爲禍玄德曰且宜秘之不可輕言

 

현덕의 뒤에서 운장이 크게 노하여, 짙은 눈썹(누운 누에 눈썹)을 치켜세우고 붉은 봉황 눈을 부릅뜨고 칼을 쥐고 말을 박차 조조를 베려 했다. 현덕이 보고서 황망히 손을 젓고 눈짓을 보내어 제지했다. 관공은 형이 그러는 것을 보고 감히 움직이지 못했다. 현덕이 몸을 숙여 조조에게 축하해 말하기를,

 

승상께서 세상에 드문 신궁이십니다!”

 

하니, 조조가 웃으며 말하기를,

 

이것은 천자의 큰 복일 뿐이오.”

 

라고 했다. 곧 말을 돌려 천자에게 하례하지만 끝내 보조궁을 돌려주지 않고 자기가 걸어 둘렀다. 사냥이 끝나고 허전에서 연회를 베풀었다. 연회를 마치고 천자가 허도로 돌아갔다. 모두가 각자 돌아가서 쉬었다. 운장이 현덕에게 묻기를,

 

조조 역적놈이 임금을 속이기에 제가 죽여서 나라의 해악을 없애려 했거늘 형께서 왜 나를 말리셨소?”

 

하니, 현덕이 말하기를,

 

(속담에) 쥐 잡다가 장독 깬다 했다. 조조가 황제와 말머리 하나 거리이고 심복들이 빽빽히 둘러쌌는데 아우가 한 때 분노를 드러내어 가볍게 움직였다가 혹시 일이 잘못되어 천자께서 다치시면 도리어 우리가 죄를 뒤집어 쓸 것이다.”

 

하였다. 운장이 말하기를,

 

오늘 이 역적을 죽이지 못하여서 훗날 반드시 재앙이 될 것이오.”

 

했다. 현덕이 말하기를,

 

마땅히 비밀로 하고 함부로 말하지 말아라.”

 

했다.

 

卻說獻帝回宮泣謂伏皇後曰朕自即位以來奸雄並起先受董卓之殃後遭傕汜之亂常人未受之苦吾與汝當之後得曹操以爲社稷之臣不意專國弄權擅作威福朕每見之背若芒刺今日在圍場上身迎呼賀無禮已極早晚必有異謀吾夫婦不知死所也伏皇後曰滿朝公卿俱食漢祿竟無一人能救國難乎

 

한편, 헌제가 궁으로 돌아와 울면서 복황후에게 말하기를,

 

짐이 즉위한 이래 간웅이 계속 일어나서 먼저 동탁의 재앙을 받았고, 그 뒤 이각 곽사의 난을 만났소. 보통 사람이라면 받지 않을 고통을 나와 그대가 당했소. 뒤에 조조를 얻자 사직을 떠받칠 신하인줄 알았소. 그러나 뜻밖에도 나라를 움켜쥐고 권력을 농단하고 위엄과 은혜를 멋대로 베풀고 있소. 짐이 볼 때마다 등 뒤에서 가시가 찌르듯 하오. 오늘 사냥터에서 자기가 하례를 받는 게 무례하기가 끝이 없소! 조만간 분명 다른 음모를 꾸밀테니 우리 부부는 언제 죽을지 모르오!”

 

했다. 복황후가 말하기를,

 

조정에 가득한 공경대신 모두 한나라 녹을 먹는데 끝내 국난을 구할 이가 하나도 없겠습니까?”

 

했다.

 

言未畢忽一人自外而入曰後休憂吾舉一人可除國害帝視之乃伏皇後之父伏完也帝掩淚問曰皇丈亦知操賊之專橫乎完曰許田射鹿之事誰不見之但滿朝之中非操宗族則其門下若非國戚誰肯盡忠討賊老臣無權難行此事車騎將軍國舅董承可托也帝曰董國舅多赴國難朕躬素知可宣入內共議大事完曰陛下左右皆操賊心腹倘事泄爲禍不淺帝曰然則奈何完曰臣有一計陛下可制衣一領取玉帶一條密賜董承卻於帶襯內縫一密詔以賜之令到家見詔可以晝夜畫策神鬼不覺矣帝然之伏完辭出

 

말이 끝나기 전에 문득 한 사람이 밖에서 들어와 말하기를,

 

황제 폐하, 황후 마마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천거하는 한 사람이 나라의 해악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하였다. 황제가 보니 복황후의 아버지인 복완이었다. 황제가 눈물을 거두고 묻기를,

 

황장(황제의 장인)께서도 조조의 전횡을 아시오?”

 

하니, 복완이 말하기를,

 

허전에서 사슴을 쏜 일을 누가 모르겠습니까? 다만 조정에 가득히 조조의 종족 아니면 그 부하들뿐입니다. 황실 친척이 아니면 누가 충성을 다해 역적을 치겠습니까? 이 늙은 신하는 권한이 없어 이 일을 하기 어렵습니다. 거기장군 국구 동승이야말로 맡길 만합니다.”

 

했다. 황제가 말하기를,

 

동 국구가 여러차례 국난에 헌신한 것을 평소에 짐이 알고 있었소. 들어오게 해서 대사를 함께 의논해야겠소.”

 

하니, 복완이 말하기를,

 

폐하 좌우에 모두 조조의 심복인데 기밀이 새면 재앙이 얕지 않을 것입니다.”

 

했다. 황제가 말하기를,

 

그러면 어찌 해야겠소?”

 

하니, 복완이 말하기를,

 

저에게 한 계책이 있는데, 폐하께서 옷 한 벌과 옥대 하나를 장만하셔서 몰래 동승에게 주소서. 그리고 옥대 속에 밀조(비밀 조서)를 숨겨 꿰매서 주고, 집에 돌아가서 조서를 보게 하면, 주야로 획책하여도 귀신이 모를 겁니다.”

 

황제가 그렇다고 여기고, 복완이 작별하고 나갔다.

 

帝乃自作一密詔咬破指尖以血寫之暗令伏皇後縫於玉帶紫錦襯內卻自穿錦袍自系此帶令內史宣董承入承見帝禮畢帝曰朕夜來與後說霸河之苦念國舅大功故特宣入慰勞承頓首謝帝引承出殿到太廟轉上功臣閣內帝焚香禮畢引承觀畫像中間畫漢高祖容像帝曰吾高祖皇帝起身何地如何創業承大驚曰陛下戲臣耳聖祖之事何爲不知高皇帝起自泗上亭長提三尺劍斬蛇起義縱橫四海三載亡秦五年滅楚遂有天下立萬世之基業

 

황제가 스스로 밀조를 짓는데 손가락을 깨물어 혈서를 쓰서, 몰래 복황후에게 주어 옥대의 자주색 비단 안감 속에 꿰매 넣게 하여, 비단 도포를 스스로 입고 그 옥대를 매고서, 내사에게 명하여 동승을 불러들이게 했다. 동승이 황제를 뵙고 인사를 마치자 황제가 말하기를,

 

짐이 밤새 황후와 함께 예전에 패하에서 겪은 고초(이각 곽사의 난)를 이야기하며 국구의 큰 공을 생각하고 특별히 불러들여서 위로하려 한 것이오.”

 

하였다. 동승이 머리를 조아려서 사례했다. 황제가 동승을 이끌고 전각을 나가서 태묘에 이르러 공신각 안으로 올라갔다. 황제가 분향하여 예를 올린 다음, 동승을 이끌고 (공신의) 초상화를 바라보았다. 중간에 한나라 고조의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황제가 말하기를,

 

우리 고조 황제께서 어디서 몸을 일으켜 어떻게 창업하셨소?”

 

하니, 동승이 크게 놀라 말하기를,

 

폐하께서 저를 놀리십니다. 성조의 일을 어찌 모르시겠습니까? 고황제께서 사상의 정장으로부터 몸을 일으켜서 삼척검을 잡아 뱀을 베고 의병을 일으켜서, 사해를 종횡하여 세 해만에 진나라를 멸망시키고 다섯 해만에 초나라를 멸하셔서 마침내 천하를 얻으시고 만세의 기업을 세우셨습니다.”

 

라고 했다.

 

帝曰祖宗如此英雄子孫如此懦弱豈不可歎因指左右二輔之像曰此二人非留侯張良酂侯蕭何耶承曰然也高祖開基創業實賴二人之力帝回顧左右較遠乃密謂承曰卿亦當如此二人立於朕側承曰臣無寸功何以當此帝曰朕想卿西都救駕之功未嘗少忘無可爲賜因指所著袍帶曰卿當衣朕此袍系朕此帶常如在朕左右也承頓首謝帝解袍帶賜承密語曰卿歸可細觀之勿負朕意承會意穿袍系帶辭帝下閣

 

황제가 말하기를,

 

조종께서 이렇게 영웅이신데 자손이 이렇게 유약하니 어찌 탄식하지 않겠소!”

 

하고, 이어서 좌우 두 측근의 초상화를 가리키며 말하기를,

 

이 두 사람은 유후 장량과 찬후 소하가 아니오?”

 

하니, 동승이 말하기를,

 

그렇습니다. 고조께서 기틀을 다지고 창업하신 것은 실로 두 사람의 공입니다.”

 

하였다. 황제가 돌아보니 좌우 시종이 조금 떨어졌으므로 은밀히 동승에게 말하기를,

 

그대도 이 두 사람처럼 내 옆에 서야 할 것이오.”

 

하니, 동승이 말하기를,

 

신이 조그만 공도 없는데 어찌 그럴 수 있겠습니까?”

 

했다. 황제가 말하기를,

 

나는 그대가 서도(장안)에서 나를 구한 공을 생각하고 조금도 잊은 적이 없으나 줄 것이 없구료.”

 

하고, 입고 있는 도포와 띠를 가리키며 말하기를,

 

경은 짐의 이 도포를 입고 짐의 이 옥대를 두르고 항상 짐 가까이 있다고 여기시오.”

 

하니, 동승이 머리를 조아려 사례했다. 황제가 도포와 옥대를 벗어서 동승에게 주며 몰래 말하기를,

 

그대는 돌아가서 이것을 세밀히 살펴서 짐의 뜻을 저버리지 마오.”

 

했다. 동승이 알아채고서 도포를 입고 옥대를 두르고서 황제에게 작별하고 공신각을 내려갔다.

 

早有人報知曹操曰帝與董承登功臣閣說話操即入朝來看董承出閣才過宮門恰遇操來急無躲避處只得立於路側施禮操問曰國舅何來承曰適蒙天子宣召賜以錦袍玉帶操問曰何故見賜承曰因念某舊日西都救駕之功故有此賜操曰解帶我看承心知衣帶中必有密詔恐操看破遲延不解操叱左右急解下來看了半晌笑曰果然是條好玉帶再脫下錦袍來借看承心中畏懼不敢不從遂脫袍獻上

 

누군가 재빨리 조조에게 알려서 말하기를,

 

황제와 동승이 공신각에 올라가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하니, 조조가 즉시 입조하여 보러 갔다. 동승이 공신각을 나와서 막 궁문을 지나다가 마침 조조를 만났다. 급히 피할 데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길가에 서서 예를 표했다. 조조가 묻기를,

 

국구께서 어찌 오셨소?”

 

하니, 동승이 말하기를,

 

마침 천자께서 부르셔서 금포와 옥대를 내리셨소.”

 

했다. 조조가 묻기를,

 

무슨 까닭으로 하사를 받으셨소?”

 

하니, 동승이 말하기를,

 

제가 예전에 서도에서 천자를 구한 공을 생각하셔서 이렇게 하사하셨나 보오.”

 

했다. 조조가 말하기를,

 

옥대를 풀어서 나에게 보여 주시오.”

 

하니, 동승이 마음속으로 옷과 띠 속에 반드시 밀조가 있는 것을 알고, 조조가 간파할까 두려워 미적거리며 옥대를 풀지 않았다. 조조가 좌우의 시종에게 소리쳐서,

 

어서 풀어 가져 오너라!”

 

하여, 옥대를 한참 살피고서 웃으며 말하기를,

 

과연 좋은 옥대로군요! 금포도 벗어서 가져오면 살펴보겠소.”

 

했다. 동승이 속으로 무섭고 두려워서 거부하지 못하고 마침내 도포를 벗어서 바쳤다.

 

操親自以手提起對日影中細細詳看看畢自己穿在身上系了玉帶回顧左右曰長短如何左右稱美操謂承曰國舅即以此袍帶轉賜與吾何如承告曰君恩所賜不敢轉贈容某別制奉獻操曰國舅受此衣帶莫非其中有謀乎承驚曰某焉敢丞相如要便當留下操曰公受君賜吾何相奪聊爲戲耳遂脫袍帶還承

 

조조가 스스로 손으로 집어 들고 햇빛에 비춰가며 세세히 살폈다. 살피고 나서 자기가 걸치고 옥대를 두르고 좌우를 돌아보며 말하기를,

 

옷의 길이가 어떤가?”

 

하니, 좌우에서 잘 맞는다고 칭송했다. 조조가 동승에게 말하기를,

 

국구께서 이 도포와 옥대를 내게 주는 건 어떻겠소?”

 

하니, 동승이 고하기를,

 

임금의 은혜로 받은 것을 감히 남에게 줄 수 없소. 제가 따로 만들어 올리게 해주시오.”

 

했다. 조조가 말하기를,

 

국구께서 도포와 옥대를 받은 게 그 속에 음모가 있는 것은 아니겠지요?”

 

하니, 동승이 놀라서 말하기를,

 

제가 어찌 감히? 승상께서 필요하시면 바로 가지시오.”

 

했다. 조조가 말하기를,

 

그대가 임금께 받은 것을 내가 어찌 빼앗겠소? 잠시 희롱했을 뿐이오.”

 

하고, 마침내 도포와 옥대를 벗어 동승에게 돌려주었다.

 

承辭操歸家至夜獨坐書院中將袍仔細反複看了並無一物承思曰天子賜我袍帶命我細觀必非無意今不見甚蹤跡何也隨又取玉帶檢看乃白玉玲瓏碾成小龍穿花背用紫錦爲襯縫綴端整亦並無一物承心疑放於桌上反複尋之良久倦甚正欲伏幾而寢忽然燈花落於帶上燒著背襯承驚拭之已燒破一處微露素絹隱見血跡急取刀拆開視之乃天子手書血字密詔也

 

동승이 조조와 작별하고 귀가해서 밤이 되도록 홀로 서원(서재)에 앉아서 도포를 자세히 거듭 살피지만 아무 것도 없었다. 동승이 생각하기를, ‘천자께서 도포와 옥대를 주시고 자세히 살피게 하셨으니 분명 뜻이 있을텐데 지금 종적을 못 찾겠으니 무슨 까닭인가?’하며, 또 옥대도 살펴보았다. 백옥이 영롱하고 작은 용을 조각하고 꽃을 새기고 뒷면에는 자주 비단을 안감으로 하여 끝을 가지런히 바느질했는데 역시 아무 것도 없었다. 동승이 속으로 이상해서 탁상에 올려놓고 거듭 찾아보았다. 한참 지나서 아주 지쳤다. 막 책상에 엎드려 자려는데 갑자기 촛불 불꽃이 옥대에 떨어져서 안감을 태웠다. 동승이 놀라서 털어냈지만 이미 한 곳은 불타 떨어져서 하얀 비단이 조금 보이는데 핏자국도 드러났다. 급히 칼로 째서 열어보니 바로 천자가 손으로 쓴 혈서 밀조였다.

 

詔曰朕聞人倫之大父子爲先尊卑之殊君臣爲重近日操賊弄權欺壓君父結連黨伍敗壞朝綱敕賞封罰不由朕主朕夙夜憂思恐天下將危卿乃國之大臣朕之至戚當念高帝創業之艱難糾合忠義兩全之烈士殄滅奸黨複安社稷祖宗幸甚破指灑血書詔付卿再四慎之勿負朕意建安四年春三月詔董承覽畢涕淚交流一夜寢不能寐晨起複至書院中將詔再三觀看無計可施乃放詔於幾上沉思滅操之計忖量未定隱幾而臥

 

밀조에 이르기를,

 

짐이 듣자니 인륜에서 큰 것은 어버이와 자식 사이가 먼저이고, 존비의 다름은 임금과 신하가 무겁다 하오. 요새 역적 조조가 농권하고 임금을 업신여기고 도당을 만들어 조정의 기강을 무너뜨리고 포상과 징벌을 내리면서 짐을 거치지 않소. 짐이 밤낮으로 근심하고 천하가 곧 위급할까 두렵소. 그대는 나라의 대신이요 짐의 지척으로서 마땅히 고조 황제 창업의 어려움을 생각하고 충의를 구비한 열사를 규합하고 간당을 섬멸하여 사직을 다시 안정시킨다면 조종께 참으로 다행이겠소! 손가락을 깨물고 피를 흘려 조서를 써서 그대에게 주었으니 거듭 신중하여서 부디 짐의 뜻을 저버리지 마오! 건안 4년 봄 3월 조서를 쓰다.”

 

하였다. 동승이 읽고서 눈물을 쏟고 밤새 누워도 잠들지 못했다. 새벽에 일어나서 다시 서재에 가서 조서를 두번 세번 살폈지만 계책이 떠오르지 않았다. 책상 위에 조서를 두고서 조조를 멸할 계책을 숙고했다. 곰곰히 생각해도 정해지지 않아 안석에 기대어 누웠다.

 

忽侍郎王子服至門吏知子服與董承交厚不敢攔阻竟入書院見承伏幾不醒袖底壓著素絹微露子服疑之默取看畢藏於袖中呼承曰國舅好自在虧你如何睡得著承驚覺不見詔書魂不附體手腳慌亂子服曰汝欲殺曹公吾當出首承泣告曰若兄如此漢室休矣子服曰吾戲耳吾祖宗世食漢祿豈無忠心願助兄一臂之力共誅國賊承曰兄有此心國之大幸子服曰當於密室同立義狀各舍三族以報漢君承大喜取白絹一幅先書名畫字子服亦即書名畫字

 

문득 시랑 왕자복이 왔다. 문지기가 왕자복과 동승이 절친한 것을 알고 막지 않아서 서원까지 들어왔다. 동승이 안석에 업드려 깨어나지 않고 소매 밑에 눌린 흰 비단에 희미하게 ()’자가 드러난 것을 보았다. 왕자복이 괴이하게 여겨서 말없이 꺼내 읽고서 소매에 숨기고 동승을 부르기를,

 

국구께서 아주 편안하시오! 어찌하면 이렇게 흐트러져서 잠잘 수 있소!”

 

하니, 동승이 놀라 깨어나서 조서가 보이지 않자, 넋이 나가서 팔다리를 허둥대었다. 왕자복이 말하기를,

 

자네가 조공을 죽이려 하는구나! 내가 고발해야겠다.”

 

하니, 동승이 울며 말하기를,

 

형께서 이러시면 한실이 끊어지오!”

 

했다. 왕자복이 말하기를,

 

내가 놀렸을 뿐이오. 우리 조상께서 대대로 한나라 녹을 먹었는데 어찌 충심이 없겠소? 형을 도와 한 팔 거들어서 나라의 역적을 같이 처단하고 싶소.”

 

하니, 동승이 말하기를,

 

형께서 이런 마음을 가져서 나라에 다행이오.”

 

했다. 왕자복이 말하기를,

 

마땅히 밀실에서 함께 창의하는 글을 지어서 각각 3족을 돌보지 말고 한나라 임금께 보답해야 할 것이오.”

 

하니, 동승이 크게 기뻐하고 하얀 비단 한 폭을 가져와서 먼저 이름을 적고 서명을 했다. 왕자복도 이름을 적고 서명했다.

 

書畢子服曰將軍吳子蘭與吾至厚可與同謀承曰滿朝大臣惟有長水校尉種輯議郎吳碩是吾心腹必能與我同事正商議間家僮入報種輯吳碩來探承曰此天助我也教子服暫避於屏後承接二人入書院坐定茶畢輯曰許田射獵之事君亦懷恨乎承曰雖懷恨無可奈何碩曰吾誓殺此賊恨無助我者耳輯曰爲國除害雖死無怨王子服從屏後出曰汝二人欲殺曹丞相我當出首董國舅便是證見種輯怒曰忠臣不怕死吾等死作漢鬼強似你阿附國賊

 

(이름과 서명을) 쓰고서 왕자복이 말하기를,

 

장군 오자란이 나와 절친하니 공모할 수 있소.”

 

하였다. 동승이 말하기를,

 

조정에 가득한 대신 가운데 오직 장수교위 종집과 의랑 오석이 내 심복이니 반드시 나와 일을 같이 할 것이오.”

 

하고, 상의하는데 마침 종집과 오석이 찾아왔다고 하인이 알렸다. 동승이 말하기를,

 

이건 하늘이 우리를 돕는 것이오!”

 

했다. 왕자복이 잠시 병풍 뒤에 피했다. 동승이 두 사람을 서원으로 맞이해 들여서 좌정하고 차를 마시고 나서, 종집이 말하기를,

 

허전에서 사냥한 일은 그대도 한스럽겠지요?”

 

하니, 동승이 말하기를,

 

비록 한을 품은들 어찌할 수 없소.”

 

했다. 오석이 말하기를,

 

나는 그 역적놈을 죽이기로 맹세하지만 우리를 도와줄 이가 없는 게 한스러울 뿐이오!”

 

하니, 종집이 말하기를,

 

나라를 위해서 해악을 제거한다면 죽어도 한이 없소.”

 

했다. 왕자복이 병풍 뒤에서 나오며 말하기를,

 

너희 둘이 조 승상을 죽이려 하는구나! 내가 고발할테니 동 국구는 증인이 되시오.”

 

하니, 종집이 노하여 말하기를,

 

충신은 죽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우리가 죽어서 한나라 귀신이 될지언정 억지로 너처럼 국가의 역적에게 아부할까 보냐!”

 

했다.

 

承笑曰吾等正爲此事欲見二公王侍郎之言乃戲耳便於袖中取出詔來與二人看二人讀詔揮淚不止承遂請書名子服曰二公在此少待吾去請吳子蘭來子服去不多時即同子蘭至與衆相見亦書名畢承邀於後堂會飲忽報西涼太守馬騰相探承曰只推我病不能接見門吏回報騰大怒曰我夜來在東華門外親見他錦袍玉帶而出何故推病耶吾非無事而來奈何拒我門吏入報備言騰怒承起曰諸公少待暫容承出隨即出廳延接禮畢坐定騰曰騰入覲將還故來相辭何見拒也承曰賤軀暴疾有失迎候罪甚騰曰面帶春色未見病容

 

동승이 웃으며 말하기를,

 

우리가 바로 그 일 때문에 두 분을 뵙고 싶었소. 왕 시랑의 말씀은 농담일 뿐이오.”

 

하고, 소매 속에서 조서를 꺼내 보여주었다. 두 사람이 조서를 읽고서 눈물이 그치지 않았다. 동승이 곧 서명토록 청하니, 왕자복이 말하기를,

 

두 분께서 여기서 잠시 기다리시오. 제가 가서 오자란을 불러 오리다.”

 

했다. 왕자복이 간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오자란과 함께 와서, 모두 서로 인사하고 역시 서명을 마쳤다. 동승이 후당에서 술을 대접했다. 갑자기 서량태수 마등이 찾아왔다 알리니, 동승이 말하기를,

 

내가 아파서 만날 수 없다 전해라.”

 

하니, 문지기가 돌아가서 알렸다. 마등이 크게 노하여 말하기를,

 

내가 밤부터 동화문 밖에서 금포와 옥대를 갖고 나가는 걸 직접 봤거늘 어찌 꾀병이냐! 내가 아무 까닭 없이 온 게 아닌데 어째서 나를 막느냐!”

 

했다. 문지기가 들어와서 마등이 노한 걸 자세히 알리니, 동승이 일어나면서 말하기를,

 

여러분은 조금만 기다리시오. 제가 잠시 나가보겠소.”

 

했다. 곧 대청으로 나가서 영접하고, 인사를 마친 후 좌정하자 마등이 말하기를,

 

제가 알현하고 돌아가게 돼서 인사하러 왔는데 어찌 막으셨소?”

 

하니, 동승이 말하기를,

 

몸이 갑자기 아파서 영접하는 데 실수했으니, 크게 잘못했소.”

 

하니, 마등이 말하기를,

 

얼굴에 봄빛이 도는 게 아파 보이지 않소.”

 

했다.

 

承無言可答騰拂袖便起嗟歎下階曰皆非救國之人也承感其言挽留之問曰公謂何人非救國之人騰曰許田射獵之事吾尚氣滿胸膛公乃國之至戚猶自殢於酒色而不思討賊安得爲皇家救難扶災之人乎承恐其詐佯驚曰曹丞相乃國之大臣朝廷所倚賴公何出此言騰大怒曰汝尚以曹賊爲好人耶承曰耳目甚近請公低聲騰曰貪生怕死之徒不足以論大事說罷又欲起身承知騰忠義乃曰公且息怒某請公看一物遂邀騰入書院取詔示之

 

동승이 말문이 막혔다. 마등이 옷소매를 털고 일어나서 탄식하며 계단을 내려가면 말하기를,

 

모두 나라를 구할 자들이 아니구나!”

 

했다. 동승이 마음에 감동하여 붙들면서 말하기를,

 

그대는 누가 나라를 구할 자가 아니라고 말한 거요?”

 

하니, 마등이 말하기를,

 

허전 사냥 사건으로 나는 아직도 가슴이 답답하오. 공께서는 임금의 가장 친한 친척인데 도리어 주색에 빠져서 역적을 칠 걸 생각지 않으니 어찌 황실을 위해서 어려움을 구하고 재앙을 바로잡을 사람이겠소?”

 

했다. 동승이 속임수인가 싶어서 거짓으로 놀란 척하며 말하기를,

 

조 승상은 나라의 대신으로 조정에서 믿고 의지하는데 공은 어찌 그런 말을 하시오?”

 

하니, 마등이 크게 노하여 말하기를,

 

네가 아직도 조조 도적놈을 좋은 사람이라 보느냐?”

 

했다. 동승이 말하기를,

 

이목이 두렵소. 목소리를 낮추시오.”

 

하니, 마등이 말하기를,

 

살기를 탐하고 죽기를 두려워하는 무리와 대사를 논할 수는 없다!”

 

했다. 말을 마치고 다시 일어서려 하는데, 동승이 마등의 충의를 알고서 말하기를,

 

노여움을 푸시오. 제가 공께 보여드릴 게 있소.”

 

하고, 서원으로 불러들여서 조서를 보여주었다.

 

騰讀畢毛發倒豎咬齒嚼唇滿口流血謂承曰公若有舉動吾即統西涼兵爲外應承請騰與諸公相見取出義狀教騰書名騰乃取酒歃血爲盟曰吾等誓死不負所約指坐上五人言曰若得十人大事諧矣承曰忠義之士不可多得若所與非人則反相害矣騰教取鴛行鷺序簿來檢看檢到劉氏宗族乃拍手言曰何不共此人商議衆皆問何人馬騰不慌不忙說出那人來正是本因國舅承明詔又見宗潢佐漢朝

 

마등이 읽고 나서 머리카락이 거꾸로 서고 이를 갈고 입술을 씹어 입안 가득 피가 흘렀다. 동승에게 말하기를,

 

공께서 거사하시면 내가 즉시 서량의 군사를 거느리고 밖에서 응하겠소.”

 

하였다. 동승이 마등과 여러 사람에게 인사를 시키고 창의문을 꺼내서 마등에게 서명하게 했다. 마등이 술에 피를 타서 맹서하여 말하기를,

 

우리가 죽어도 약속을 저버리지 않기로 맹세하오!”

 

하고, 자리에 앉은 다섯 사람을 가리키며 말하기를,

 

만약 열 사람만 얻으면 대사가 순조롭겠소.”

 

하니, 동승이 말하기를,

 

충의지사는 많다고 좋은 게 아니오. 같이할 자가 아니면 도리어 해롭소.”

 

했다. 동승이 <원행로서부(백관의 명부)>를 가져오게 해서 살펴보았다. 유씨 종족에 이르러서 박수치며 말하기를,

 

어찌 이 사람과 상의하지 않소?”

 

하였다. 모두 누구냐 물으니, 마등은 놀라지도 서두르지도 않고 그 사람이 올 것이라 했다. 이야말로, 본디 국구 동승이 조서를 받았는데, 또한 종친도 한나라 황실을 돕겠구나.

 

畢竟馬騰之言如何且聽下文分解

 

과연 마등의 말은 무엇일까? 다음 회의 이야기를 들으면 풀릴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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